화요일, 12월 23, 2008

4대강정비사업-서울대 김정욱교수



대통령이 되면 전재산 헌납을 하겠다고 떠들어대던 희대의 사기꾼이 1년이 넘도록 말만 바꿔가며 피해 다니던 딱 그모양새로 대운하 사업의 중단을 이리저리 피해 다니더니 뜬금없이 '4대강정비사업'을 한다고 한다. 일단 삽질을 시작해 놓고 상황봐가며 여론이 낳아질거 같으면 즉시 핑계거리를 만들어 시작하겠다는 수작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대통령은 "4대강 재탄생은 기후변화 문제와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며 "이 사업으로 물이 생기고, 바람길이 생기면 그게 곧 녹색경제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던 녹색경제가 결국은 잘흘러가는 강둑에 공구리치는 사업이다. 강을 아름답게 만들어 배도 다닐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라고 주장'하는걸 보면 강바닥 파고, 물길 일자로 펴서 강둑에 공구리치는 사업을 한다는 것이다. 명박이의 녹색경제는 이걸 말하는 것이었다. 그 과정속에 수없이 파괴될 생태계따위는 애당초 명박이가 생각하는 '녹색'의 범주에는 들어가 있지 않았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머릿속에 든건 '삽자루'하나 밖에 없는 인간이니. 강바닥 헤짚고 다시 쌓는데 쓴다는 14조원이라는 돈이 쓰일곳이 그렇게도 없었을까. 교육, 복지, 대체에너지 사업등등 선택할게 너무 많아 고민일거 같은데 너무도 쉽게 '삽질'로 귀결되고 마는 저런자의 임기가 아직도 4년이나 남았다.

불만들기 - Fire Piston


... 또한 소형의 대나무 관에 공기를 압축시켜 열과 불꽃을 발생시켰던 발화 피스튼(fire piston)은 동남아시아,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지역에서 사용되었으며 1800년대에 유럽에서는 금속제의 발화 피스톤이 독자적으로 발명되었다. ...

브리태니커 사전의 '불(fire)'설명중 fire piston 설명 부분 발췌


불을 붙이는 방법들을 찾는 중 가장 이해가 안되는 방법이었다.

위키피디아에서 찾아 보니 디젤엔진이 작동되는 것과 동일한 원리로 불씨를 만든다고 설명하고 있다. 피스톤을 힘껏 누르면 공기가 압축되면서 열이 발생해 피스톤끝의 부싯깃에 불씨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fire steel이 스파크를 일으켜 불꽃을 만드는 방식이라면 이건 불씨를 만드는 것이다.



금요일, 12월 19, 2008

서른 즈음에 - 김광석

EBS 지식채널e 143화 '서른 즈음에'



10년도 더된 일이다. 어떤 사연으로 샀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 '인생 이야기'라는 제목의 김광석 CD에서 처음 들었다. 음악에 별다른 관심이 없던 내게 CD구매는 흔한일이 아니었다. 그런 연유로 자명종을 대신해주던 CD플레이어에 꽤 오랫동안 들어 있었고 매일 아침 이 CD의 첫곡이었던 '서른 즈음에'를 들으며 잠에서 깰 수 있었다. 그때 이미 고인이 되었던 김광석씨의 노래와 이야기는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았다.

그때 살던곳이 노량진의 옥탑방이었다. 흔히 가난한 서민의 주거 형태로 이야기 되지만 63빌딩이 바라보이고 앞집에 큰 은행나무가 인상적이었던 그곳에서의 생활은 나름 꽤 편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학생때 마산앞바다가 훤히 보이던 달동네에서의 자취생활과 곧이어 이어진 신림동 고시원촌의 8개월동안의 생활을 벗어났기에 더 그랬을지도 모른다. 그곳에서 보낸 3년은 지금도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 이었다는 말을 쉽게 할정도로 아련한 추억들도 많았던 때였다.

서른이 넘어면 누리지 못할거 같은 '자유'가 좋았고 저물어 가는 20대가 아쉽게 느껴지는 만큼 하루하루는 설레이는 일들로 채우려 했다. 그러나 뭐던지 할 수 있을거 같았고 세상은 그저 아름다울 것이라는 대책없는 낙관들에도 조금씩 의심이 가는 일은 계속 생겨났고 나도 더이상 세상을 밝게만 바라보려는 '어린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걸 느껴가기 시작했다. 애써 외면하고 싶어했던 서글픈 일들과 느낌들의 근원을 스스로 찾아 나서야 했다. '서른 즈음'에서야 삶의 첫걸음마를 떼기 위한 준비를 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서른 즈음'의 사람에게 '순수'하다는 말은 칭찬이 아니라 비난일 것이다.

그동안 소중하게 여겼던 것들이 많이 퇴색되어 갔다. 영원히 갈것 같던 관계들이 어이없이 사라져 버리기도 했다.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 덧없이, 허무하게 지나가버린 것이다. 그런 대신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뭔지 내가 살고 싶은 삶이 뭔지도 알게 되었다. 드디어 '마흔 즈음에' 삶의 첫걸음을 떼기 시작한 것이다.

금요일, 12월 12, 2008

녹색성장? 그러면 그렇지.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한반도 대운하를 만든다며 시대착오적인 공구리 정책을 내놓던 명박이가 '건국60주년' 기념사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하겠다는 뜬금없는 말을 하길래 무슨말인가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명박이가 대통령이된 후 업적이라고는 '경제살리기'란 구호 뒤에서 보수·우익 지배계층과 ‘2% 부자’들의 이익 기반을 구축한게 전부였다. 종부세 무력화 등을 비롯한 ‘부자 감세’등을 통해 이런 목표를 상당 부분 성취했고 관련법 개정은 꾸준히 이뤄갈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민주주의는 20년 전으로 후퇴하고, 냉혹한 시장에서 밀려난 힘없는 중산·서민층의 삶은 갈수록 곤궁해지고 있으나 명박이에겐 별로 중요한 사안이 아니다. '겨우' 1년지난 지금의 상황이 이러니 4년후 모습은 어떨런지.

이런 명박이에게서 '녹색'이라는 말이 튀어 나왔다. 기본적으로 친환경적인 사회를 이루기 위한 조건은 '자발적인 불편함'의 수용을 위해 온 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해야할 문제이다. 경제성장률 위주의 양적 성장에서 삶의 질을 우선하는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데 입만열면 경제에 목숨을 건다느니 주식을 사라는둥의 말만 내뱉으며 기득권층의 이익확대를 위해서만 머리를 굴리고 있는 저자의 입에서 '녹색 성장'이라는 말이 나왔으니 당혹스러운게 당연한일 아닌가.


물론 '저탄소 녹색성장'이 우리사회가 추구해야할 방향이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지구생태계의 위기는 물론 당면한 화석연료의 고갈과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구생태계까지 갈것도 없이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도 너무나 불행한 일이지만 지난 1년간 보여준 그의 행동거지를 볼때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비전이 지구생태계와 국가의 미래를 위한 국정철학으로 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전혀 없다.

아니나 다를까 "할 때가 되면 하고 안 할 때가 되면 안 하면 되지 미리 안 한다 할 필요가 있느냐." 며 대운하에 대한 미련을 끝내 버리지 못하고 있던 명박이가 드디어 4대강 정비사업을 한다며 14조원을 쏟아붇겠다고 한다. 명박이가 말했던 녹색성장이란 결국 대운하 사업이었던 것이다. 국토를 공구리판으로 만들어 실업과 성장을 해결하겠다는 녹색을 통한 성장, 녹색 성장. 그런데 명박이가 자기와 비전이 닮았다며 자랑하던 미국의 차기 대통령 오바마는 녹색 일자리를 10년간 500만개 만들겠다며 매년 150억달러 대체에너지개발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 하며 이름을 '그린 뉴딜'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추진하며 현재의 불황을 헤쳐 나가겠다는 것이다. 부러운건 둘째치고 명박이는 오바마가 자기랑 뭐가 어떤점이 닮았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기본적인 사고체계라도 가졌는지 의심스러운 저런 인간이 현재의 우리나라 대통령이다. 그것도 4년이나 임기가 더 남은.



☞ 미 ‘녹색 일자리’ 10년간 500만개 만든다.
☞ [논평]이명박대통령의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 제시에 대한 환경연합 논평
☞ 녹색성장? 공격적 원자력 건설 선언!
☞ 이명박 녹색성장론은 '친환경' 아닌 '친기업'

☞ 이 '똥 덩어리'야, 기어이 나라를 말아먹을래!
☞ '어록' 판갈이하는 MB, 그 속내는?

팬텀기


과천에 있는 국립과학관에 야외전시된 팬텀기가 있었다. 70년대말 '방위성금 헌납기'가 쓰여있는 팬텀기를 교과서의 사진에서 본게 처음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서서히 퇴역하고 있지만 이 비행기의 실루엣은 요즘의 최신기종들도 넘어서지 못하는거 같다. 특히 뒷쪽에서 바라본 모습은 정말 멋있다. 팬텀기를 처음으로 가까이서 봤던건 고등학교 1학년 청주의 17전투비행단을 견학갔을 때였다. 사진과 머릿속에서만 맴돌던 팬텀기가 활주로를 이륙하는 가슴벅찬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 팬텀기에 대한 이야기(다음 신지식)

최근의 남북관계

신문기사를 보니 '남북관계 전문가'들이 현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며 정책의 변환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성명서의 전문이 나와 있지 않아 자세한 내용은 보지 못했지만 이런 기사를 볼때 마다 의문이 드는점이 있다. 전정권의 정책을 '퍼주기'로 규정하고 무대책으로 일관해 상황을 악화시킨 책임이 현정권에도 상당부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계가 불분명한 통제구역에 들어왔다고 비무장 관광객을 총으로 쏴죽이고 개성공단 출입인원과 철도를 일방적으로 축소하고 차단한 북한의 행동에 대한 비판은 왜 언급하지 않는가 이다.


이런 의문은 학생생활 내내 가슴 한켠을 떠나지 않고 이어져 왔었다. 북한을 철천지 악마집단으로 교육받아왔던 잔재가 남았던 탓일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다고 분단과 이후의 상황들에 대한 모든 책임이 남한과 미국에 있다는 내용의 '학습'은 아무리 노력해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리고 북한의 NLL상의 선제공격으로 우리측 해군장병이 전사한 문제나 핵실험으로 인한 문제나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에서 보여온 일방적이다시피한 북한 동조적인 말들을 들을때마다 나의 사고 체계가 잘못된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했다. '진보'세력내에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이 있다는걸 알게 되었고 그 세력들이 내가 받았던 '학습'에 까지 이어져 있었던걸 알게 되었을때에야 의문이 풀리긴 했지만 오늘과 같은 기사를 볼때마다 혼란스러운 생각이 드는건 미약한 내 지력의 탓으로 돌려야 하는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책임있는 '전문가'들이라면 모든 책임을 남한정부에 묻고 남한이 먼저 나서서 해결을 노력하라는 말 대신에 남북당국자 모두에게 성의있는 노력을 하라는 말을 하는것이 옳지 않을까.


남북문제의 핵심은 김정일이와 이명박이의 외교게임이 아니다. 남북관계의 파탄으로 인해 벌어지는 일련의 문제(공안,역사인식)들과 사회구성원들이 입게되는 피해가 핵심일 것이다. 분단이 통일 보다 낫다면 그렇게 사는것이 서로에게 행복일 것이다. 그러나 남북한 정치인들은 '분단'상태를 너무도 잘 이용한다.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일만 봐도 그렇다. 명박이가 역사교과서를 통해 벌이고 있는 일제와 독재정권 찬양도 기저에도 북한이 있다. '공산당'을 막는 이유라면 일제도 독재도 모두 정당화된다는 논리를 기본으로 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남한과의 체제경쟁에서 패한 북한은 핵무기를 만들고 '통미봉남'을 자랑삼아 이야기하며 체제유지를 위해 온국민을 절망적인 기아상태로 몰아 넣고 있다. 한 세대가 영양실조에 걸린 상태로 성장한 북한은 '100만대군'을 유지하기 위해 신장 130센티 이하의 장병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남북이 갈라져 사는게 낳다면 그렇게 되는것도 나쁜일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이럴 바에야 차라리 '통일'이 더 가치있는 일일 것이다.

☞ 관련기사 : 남북관계 전문가들 “대북정책 전환” 성명

화요일, 12월 09, 2008

다운제품에 대한 몇가지 이야기


초봄같은 날씨가 이어지는 요즘이지만 그래도 계절은 '겨울'인지라 좀 더워 보이긴 해도 다운잠바를 입은 사람을 도시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선뜻 사기엔 부담스러운 다운제품을 보면서 그걸 대체할 합성섬유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었다. 황의 법칙으로 표현되는 반도체 제품마냥 다운을 대체할 수 있는 품질의 합성섬유도 곧 나올거로 생각했었다. 그래서 50만원은 '쉽게' 생각되게 만드는 침낭, 우모복의 가격도 떨어지는 날이 올거라 여겼다. 그러나 몇가지 제품들이 나오 있찌만 '가격대 성능'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궁금한 생각이 든김에 이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 봤다. 내용은 Sierra Trading Post에 나온 제품선택정보를 참조 했다.

■ 다운( Down )

☞ 장점
1. 같은 무게의 합성충전물질 보다 보온력이 좋다.
2. 형상 유지력이 우수하고 오랫동안 사용해도 유지 된다.
3. 몸에서 발산되는 습기를 증발시킬 수 있어 쾌적함을 유지한다.
4. 아주 작게 뭉쳐지고 가볍다.

☞ 고려할점
1. 물에 젖으면 보온력이 떨어지게 되고 마르는 속도가 느리다.
2. 세탁하기가 힘들다.
3.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4. 비싸다.

☞ 종류
1. High loft goose down : 공기를 최대로 품을 수 있는 최고급 충전재로서의 다운.
2. Goose Down : 품질이 좋고 가격도 적당한 다운.
3. Duck Down : Goose 다운보다 아래의 충전재며 비교적 가격이 저렴.

※ Fill Power란 ? 1온스의 다운이 부풀어 오르게 되는 평방인치( cubic inches )의 크기인데 쉽게 말해 같은 무게의 다운을 사용했을때 얼마나 더 크게 부풀어 오르는지를 수치화 한것이다. 고급제품일 수록 더 가볍고 풍성해 보인다는 말이다.


■ 합성충전재( Synthetic Insulation )

☞ 장점
1. 방수기능이 있으며 젖어도 보온기능이 유지된다.
2. 빨리 마른다.
3. 다운제품들 보다 저렴하다.
4. 일반세탁을 할 수 있고 유지보관이 편하다.
5. 촉감이 좋다.
6. 가격대 비용적인 측면에서의 활용가능성이 많다.

☞ 고려할점
1. 다운제품들보다 부피와 무게가 크다.
2. 시간이 지날 수록 형상유지력이 떨이지게 된다.
3. 고품질의 합성충전재는 다운제품과 구분이 힘들정도지만일부 저가제품의 경우 딱딱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다운제품에서 볼 수 있는 맵시를 내지 못한다.

☞ 몇가지 종류
1. Polarguard®
2. Primaloft®
3. Thinsulate®
4. Thermolite®



무럭무럭 자라는 아이들의 의류나 자금사정이 여의치 못한 경우 합성충전물을 사용한 제품들의 사용은 올바른 선택일 것이다. 그리고 합성충전재가 가진 특성들( 습기에 대한 저항력등 )을 중점적으로 고려한다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합성충전물들이 다운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나 기술발전이 계속 이뤄진다면 차이는 계속 좁혀져 갈 것이다.

금요일, 12월 05, 2008

식코 - 마이클 무어

"누가 <식코>에 대해 묻는다면, 나는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에 사는 4300만명의 사람들이 아무런 의료혜택도 받지 못하는 상황을 그린 코미디라고 대답한다”

속어로 ‘환자’라는 뜻을 가진 <식코>는 미국 의료 시스템의 문제점을 파헤치는 다큐멘터리. 마이클 무어는 불법 다운로드도 좋으니 많이 많이 보기를 원한다고 했다. <식코>의 제작이 발표될 당시에 제약회사들은 “야구 모자를 쓴 꾀죄죄한 사람을 조심하라”는 내용의 사보를 돌렸고 “그 사내에게 절대 협조하지 말라”는 경고성 메모까지 사내에 배포까지 했다고 한다.

마이클 무어는 또 세계 금융 위기와 미국 경제를 다룬 영화를 촬영 중이라고 한다. 미국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 위기를 다루는 영화를 만들고 있다는데 거물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던 악동의 재기발랄한 카메라의 위력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기대된다.

Petzl Ultra 헤드랜턴

페츨에서 새롭게 만든 헤드랜턴이다. LED가 후레쉬의 광원으로 사용되면서 페츨 헤드랜턴의 시장점유율이 줄어들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견고한 이미지를 가진 제품 품질의 신뢰성은 변함없었지만 배터리의 전원을 일정하게 사용해 일정한 밝기를 유지시켜주는 레귤레이터를 사용하지 않는 정책과 리튬 배터리를 사용하지 못하는 데다( LED가 손상될 우려 있었음 )등의 문제로 플래쉬매니아들로 부터 외면을 받아 왔다. 비슷한 품질에 레귤레이터를 장착한 제품들이 속속 나오면서 페츨의 랜턴들은 점점 관심밖으로 밀려 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Ultra'라는 대한한 물건을 내놓았다. LED광원의 정확한 모델은 찾을 수 없지만 계속 더높은 광량과 효율을 가진 LED가 나오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다섯개의 파워LED를 사용해 최대 350루멘까지 빛을 낼 수 있다니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Ultra가 나오기전 페츨에서 가장 밝았던 Myo XP가 85루멘이 최고 밝기 였고 부스트 모드로 20초간 150루멘을 낼 수 있었던 거에 비하면 무려 4배나 밝은 빛을 내는 셈이다. 최고 밝기로 2시간, 중간 밝기 5시간 5분, 최적 밝기로 16시간 55분을 유지하며 배터리박스를 더큰걸 사용하면 사용시간이 각각 두배로 늘어나게 된다.


위 사진에서와 같이 헤드랜턴외에 연장 케이블, 두개의 배터리 박스, 충전기, 배터리 박스를 장착할 수 있는 하네스까지 포함해 대략 460$에 판매되고 있으니 배송료, 관세포함해 60만원 정도면 구입이 가능할거 같다. 이거 하나면 빛에대한 갈망은 모두 정리될 수 있을거 같은데..

목요일, 12월 04, 2008

현대사 특강

희대의 사기꾼 한놈이 '경제대통령, 대한민국CEO'라는 타이틀로 청와대에 들어가 일년만에 경제를 거덜내더니 이제는 휘하의 똘마니들을 시켜 중고등학교를 돌아다니며 해괴한 내용의 '현대사 특강'을 시켰다고 한다. 경제를 살리겠다던 일년동안의 경제운영 실적을 보면 답이 뻔한 일이지만 아니나 다를까 상식이하의 저질 내용으로 학생들에게 불편한 수면시간만 만들어 줬다고 한다.

특강의 내용들이란게 친일파를 문명의 아버지’라 미화하고, 이승만을‘건국의 아버지’라 부르고, 박정희는‘근대화의 아버지’라 불렀다고 한다. 그의 주군처럼 그 똘마니들이 벌인 이벤트의 효과는 실소만 자아내게 한 것이다. 강연 사진을 보면 ‘구국의 일념’으로 열변을 토하는 강사의 바람과는 달리, 학생은 반 이상 자고 있거나, 깨어 있다 해도 문자 보내거나 잡담을 하는 등 시간만 때우고 있다.

숱한 반공 의식화를 위한 숱한 '특강'과 '궐기대회'에 참석했던 본인의 기억을 되짚어 봐도 그대 재가 무슨 말을 들었고 무얼 궐기를 했는지에 대한 기억은 남아 있지 않다. 오히려 그 반공연사들의 '의식화'교육이 현실에 대한 강한 의문만 키워 주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그때까지 배웠던 '의식화'의 내용들은 싸그리 쓰레기통으로 쑤셔 박아 버렸다. 학교의 출입통제가 군부대보다 엄격했던 그때 수업시간동안 바깥 세상의 모습과 분위기에서 느꼈던 별천지 같은 재미만 기억 정도는 남아 있다.

나라를 통째로 말아먹고 있는 이명박이나 수구세력들은 그런 70,80년대의‘의식화’( 그래도 그들은 일제를 미화시키지는 않았다 )의 힘을 너무 믿는 것 같다. 하긴 그 수준이니 온 세계가 규제강화를 외치고 있는데 저 혼자 규제철폐를 외치고 있겠지.. 저들이 그토록 원하는 군부독재 시절의 교육을 받은 이의 의식도 바꾸지 못한 강연내용을 가지고 갑자기 맥락 없이 나타나 시대착오적인 지루한 이야기들을 늘어놓는다고 요즘 학생들의 생각이 바뀔거라고 생각하는지. 요즘같은 인터넷 시대에 한집에 전화기 한대도 있기 힘들던 시절의 방식으로 '의식화'를 하려는 그들이 불쌍해 보이기까지 한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그렇게 걱정이 된다면 제헌헌법을 읽히도록 하자. 사기업의 노동자는 이익분배 균점권을 갖고, 중요 산업은 국영 또는 공영으로 하고, 천연자원은 국유화하고, 개인의 경제상 자유는 모든 국민에게 생활의 기본적 수요를 충족할 수 있게 하는 사회정의의 실현과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기한다는 범위 내에서만 보장되고, 악질적인 반민족 행위를 처벌할 수 있게 한 그 헌법을!

Rafale - 두바이 에어쇼

동영상 첫부분에 조종사랑 지상지원요원(?) 두명이 나란히 자전거를 타고가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 에어쇼에서도 최신예기들의 시범비행을 볼 수 있는 날이 올지. 96년부터 연속으로 서울 에어쇼를 구경했지만 2001년 이후 부터는 한심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정밀 나침반

GPS를 사용하고 난뒤부터 오히려 나침반은 꼭 챙기고 다녀야 겠다는 생각을 더 가지게 되었다. 지도와 나침반만으로 위치와 방향을 파악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GPS는 그 역할을 정확히 해내지만 점점 줄어들어가는 배터리의 잔량을 볼때면 순식간에 무용지물이 될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위사진의 M1 나침반( Compass )를 처음 봤을때 묵직한 느낌과 눈금좌를 통해 측정할 수 있었던 정확한 방위각이 꽤 마음에 들었다. 하나 정도 장만하고 싶은 품목이기도해 이베이를 뒤지다 보니 왠걸 국내에서 판매되는 가격이 더 저렴하다는걸 알게 되었다. 이런 상식밖의 일을 겪다보니 국내에서 판매되는것들이 중국산 짝퉁은 아닌지 의심이 가기 시작했다. 물론 아무 근거없는 나만의 추측일 뿐이지만 보통 수입품의 가격책정이라는게 소비자 가격(해외)의 두배정도의 가격을 정가로 붙여놓고 할인 가격을 표시하는게 대부분이기에 의심이 든것도 이상할건 없는 일이다.

무겁긴 하지만 나침반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생각하면 충분히 수용가능할거 같다. 한가지 걸리는건 밤에도 볼 수 있게 방사성 물질인 Tritium(트리티움)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감기가 12년으로 그다지 위험하지 않은 물건으로 취급되지만 왠지 깨름직한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카멘가홈페이지에는 일본으로는 트리티움을 사용한 모델은 판매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들어가 있었다.

M1외에 두어가지정도 더 눈에 띄는 물건이 있었다. 먼저 순토(Suunto)에서 나온 KB-14라는 모델이다. M1처럼 반으로 접혀지는 방식이 아니어서 휴대성이나 무게에서 많은 이점을 가진다. 제품의 아래쪽 측면에 작은 광학 사이트가 있어 목적지의 정확한 방위각을 잴 수 있다. M1 Compass에 눈길이 갔던 이유가 이거 였는데 M1에서 눈길이 멀어지게 한 물건이다. 최근에 나온 모델은 이 광학 사이트의 도수를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다음은 Meridian이라는 모델이다. 1920년대 독일의 한 회사에서 만들어진 제품이라고 한다. KB-14와 엇비슷한 모양과 기능을 가지고 있다. 어느게 먼저 만들어졌는지 모르겠지만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은건 틀림없는거 같다. Pro모델의 경우 목표물과의 각도까지 측정할 수 있는 도구가 장착되어 있다.



☞ 지도보는법 : 한국독도(讀圖)학교
☞ 지도보는법 및 나침반 정보 : 다음블로그 1:1.168
☞ 나침반 박물관 : Compass Museum.com

수요일, 11월 26, 2008

불 붙이기-Home Made Fire Starter

숯에 불을 붙이거나 본격적으로 불을 피울때를 위한 Fire Starter를 만드는 방법이다. 파라핀과 톱밥을 섞어서 판매하는 상품을 본적 있는데 동일한 원리의 제작법이다. 각각의 사진을 클릭하면 원문을 볼 수 있다.

Step #1: 부싯깃을 만들 재료를 준비한다. 초는 굳이 새것이 아니어도 된다. 나무조각이나 톱밥도 좋지만 세탁기속의 먼지수집낭속에 있는 찌꺼기도 훌륭한 부싯깃이 될 수 있다.


Step #2: 초를 녹일 도구를 준비한다. 용기는 큰것과 그 속에 들어갈 수 있는 작은것 두개를 준비한다. 큰 용기속에 물을 담고 작은 용기속에는 녹일 초를 담은 다음 물을 끓이기 시작한다.


Step #3: 초를 녹인다. 큰용기를 가열하기 시작하면 서서히 초가 녹는다. 초는 보통 60도 정도에서 녹으므로 끓지 않을 정도로 가열하면 된다.


Step #4: 면조각이 담긴 계란이 담기는 공간에 녹인 촛물을 부어 채운다.


Step #5: Fire Starter 사용하기. 끝 부분에 라이터등으로 불을 붙이고 불을 피울 자리에 넣어두면 충분한 시간을 두고 타게 됨.




다음은 위의 과정을 보여주는 동영상 이다. 

화요일, 11월 25, 2008

불 만들기 - Solar Lighter


햇빛을 이용한 불붙이기. 만든 회사의 홈페이지(사진클릭)에 들어가니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여러가지 물건들이 있었다.

월요일, 11월 24, 2008

불붙이기-fire steel



일전에 소개했던 특이한 모양의 fire steel에 대한 내용을 잘못 번역해 올렸던걸 알고 수정했다. 모르는 단어를 몇개 무시하고 지나갔더니 심각한 해석의 오류가 있었다. Fire Steel에 돌멩이를 부딛힘으로써 마찰열을 발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둘을 엇갈리게 부딛힘으로써 발생하는 불꽃을 이용해 부싯깃에 불씨를 만드는 방식이었다. 탄소 성분이 많은 철을 돌멩이에 내려 치거나 긁으면 불꽃이 일어나는 원리를 이용했던 것이다.

그동안 알고 있던Fire Steel의 작동 원리와 다른 점은 발화 막대기의 마그네슘 성분의 재질을 긁어 내리면서 불꽃을 일으키는것과 철과 돌멩이가 부딛히면 발생하게 되는 불꽃을 이용한다는것. 이방법의 장점은 굳이 fire steel이 없더라도 고탄소강이면 경도가 높은 돌멩이와 부딛힘으로써 불꽃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좀더 근원적인 방법이라는것. 원시 인류가 불을 붙일때 이용했다는 방법과도 거의 비슷한 방법이다.



금요일, 11월 14, 2008

삐라의 추억

남한의 보수단체에서 보내는 '삐라'때문에 북한이 연일 압박을 가하고 있다. 육로를 통한 방북을 강력히 통제를 한다느니, 개성공단의 공장을 철수한다느니 하는 소리를 해대고 있다.

1990년대 초반에 군생활을 하면서 북한에서 보낸 삐라를 자주 볼 수 있었다. 남한을 비방하거나 월북한 군인들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지상천국'인 이북으로 넘어오라는 내용들이 주를 이뤘던거 같다. 그러나 그 조악한 인쇄상태를 보거나 사진속에 나오는 이들의 어색한 모습과 지상천국과 어울리지 않는 낙후된 모습들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 일으켜 그나마 남한에 사는게 얼마나 다행인지를 느끼게 했다. 마찬가지로 남한에서도 삐라를 보낸다는 말을 들었었다. 한번씩 바람부는 방향이 틀어져 다시 되돌아 온걸 회수 했다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었으니.

대통령 하나 바뀌면서 세상이 온통 '복고'풍으로 돌아가는 분위기가 되다 보니 20년 가까이 잊고 지내던 '삐라'라는 말까지 다시 듣게 된다. 그런데 이게 북한에서는 제대로 먹히고 있는 모양인지 연일 북한출입을 강력히 통제한다느니 개성공단을 폐쇄한다는둥의 말들을 연일 쏟아대고 있다. 이런 전근대적인 홍보 수단이 먹혀드는 북한의 수준이 어떤지를 여실히 반증해주니 그런 북한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난감해진다. 햇볕을 더 많이 쬐어 그들이 '폐쇄'의 옷을 벗고 나올 수 이께 하자던 김대중 대통령의 말이 정답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저렇게 악을 쓰고 있는 북한의 입장을 무작정 무시 해서는 그나마 이뤄왔던 남북관계가 파탄날 것이고 파충류처럼 예측불가능한 북한군부가 군사적인 사고라도 치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는 노릇이다. 삐라를 보내는 세력이 쥐박이가 생각하는 '친북,좌파'세력에 사주받는 '촛불세력'이면 어청수에게 시켜 간단히 진압을 할 수 있을텐데 그의 지지세력인 '수구꼴통'들이 일을 치르니 쥐박이는 그들을 진압하지는 못하고 오히려 두둔하고 있다. 결국 그게 쥐박이의 주변국과의 대북정책 추진과정에서의 정치적 행동 여지를 줄여가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현실을 헤쳐나갈 정치적 고민이라곤 조금도 없다는데 있다. 참으로 너무도 똑같은 수준의 지도자가 남북에 있다는 말일 것이다.

그리고 쥐박이가 본인과 오바마와 정치철학이 같다는 말을 자랑스레 했다. 그러면 오바마가 이북에 '삐라'를 보내는 정책을 펴는 모습을 곧 보게 될지도 모를일이다.

기계식 카메라


가끔씩 반복되지만 항상 '허무'하게 끝나고 마는 행동이 있다. 단단하고 아주 잘 만들어진 기계식 카메라 '라이카'를 갖고 싶다는 충동에 빠지는 것이다. 눈에 들어온 모델은 이미 정해져 있어 홀린듯이 여기저기 사용기를 찾아보며 그것만이 가진 매력과 이야기들을 곧 내이야기가 될 수 있을것 같은 설레인 마음으로 읽어간다. 그러나 가격정보를 확인하는 단계에 이르러서야 '문득' 정신을 차리고 다시 평정을 찾게 되면서 지금 가지고 있는 카메라로도 문제가 없다는 사연과 이유를 만들어 가며 끝을 맺고 마는 것이다.

특별히 험하게 다루지 않는다면 평생을 함께갈 수 있을거 같은 신뢰성과 묵직함, 정교하게 만들어진 기계식 카메라는 금속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인 감성까지 자극해 특별한 감정을 가지게 하는거 같다. 기능과 품질이 뛰어난 신제품이 나오면 가지고 있는 기능마져 점점 쓸모 없어지는 느낌의 가전제품화된 카메라로는 극복하지 못하는 감성의 공간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장비보다 사진에 탐닉하는 것이 사진의 본질이겠지만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기계식 카메라는 그 자체로도 탐닉의 대상이 될 수 있을거 같다.

이러다 정말 '지름신'이 강림하게 되는건 아닌지.

월요일, 11월 10, 2008

대 모험 The Last Adventure · aka Les Aventuriers


로맨틱 아일랜드 (2008)

감독 : 강철우
출연배우 : 이선균, 이수경, 이민기, 유진, 이문식
개봉일 : 2008년 12월 24일
영화장르 : 멜로/애정/로맨스, 코미디
영화줄거리 : 준수한 외모, 단호한 성격으로 30대에 증권사의 최고자리에 올랐지만 독단적인 일 처리로 사방에 적! 퇴출설까지 나도는 상황에서 쌓여있는 서류더미에 불현듯 탈출을 꿈꾸는 독불 CEO 재혁(이선균). 불쾌지수 높이는 상사, 도움 안되는 직장동료, 뼈빠지게 모은 적금마저 노리는 가족들까지. 직장도 가족도 다 잊고 난생처음 물 건너 여행 한번 질러봐? 근데 여권은 있니? 생계형 캔디소녀 수진(이수경). 여친한테 차이고, 불러주지 않는 대기업… 영문과 출신이면서 면접만 보면 안절부절. 면접비만 모았어도 제주도는 갔겠다!


앞으로 개봉될 영화 소개를 보다가 아주 옛날에 봤던 영화 한편이 떠올랐다. 그동안 간간이 그 영화의 정보를 찾으려 노력했었으나 제목도 기억나지 않고 단지 알랑드롱이 나왔었다는 정도 밖에 없는 기억 가지고 찾는건 쉽지 않았다. 몇해전에도 TV에서 연예인들의 쇼프로그램의 무대로 '보야르성'(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성이었다 )이 나왔을때 '이번에는'을 외치며 검색 했지만 역시 찾지 못하고 말았다. 그러면서 또 몇해가 흘렀다. 그리고 지난주말 '로맨틱 아일랜드'의 예고편을 보면서 또다시 '그 영화'를 찾기 시작했다. '반드시' 라는 마음으로 검색에 나섰더니 야후 블로그 김제건의 영화 음악 이야기들에서 그 영화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있었다.

그때 우리집에 있던 TV는 20인치도( 지금도 별반 차이없다 ) 되지 않았었다. 케이블 TV라는 개념도 없던 시절이어서 세개 채널이 전부 였다. 주말이면 꽤 기다려지는 프로그램이 '주말의 명화'였다. 그렇게 별다른 생각없이 선택했던 '주말의 명화'에서 보게 되었던 영화였지만 뭉쿨했던 감동의 여운은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마음 한켠에 남아 있다. 이 영화가 만들어졌던게 1968년 이었다. 내가 세상에 나오기도 전의 일이었다.


영화에는 두명의 남자와 여자 한명이 등장한다. 그들은 각자가 이루고 싶은 꿈이 하나씩 있으며 그걸 이루기 위해 노력하면서 서로를 알게 된다. 비행기 조종사인 마뉘(Manu/Alain Delon, 1935, 프랑스)는 그의 현란한 비행술을 이용해 비행기로 개선문을 통과하는 것이며 카레이서인 로랑 (Roland/Lino Ventura,1919-1987, 이태리)은 자신이 만든 자동차로 최고속도를 갱신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 알게된 르띠시아(Laetitia/Joanna Shimkus, 1943, 캐나다 )는 현대조각가 이며 그녀의 예술혼은 담은 작품전을 갖는 것이다.

파리외곽의 비행장 근처 창고에서 그들은 그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즐겁고 착실히 준비해 갔지만 원하던 '꿈'은 이루는데는 실패하고 만다. 마뉘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개선문으로 향하지만 프랑스 혁명기념 준비를 위해 설치해 놓은 대형국기가 그의 꿈을 가로막고 있었다. 결국 그 일로 비행면허까지 취소된다. 로랑은 직접 만든 자동차를 타고 트랙을 돌기 시작했지만 엔진과열로 불이 붙는 바람에 이제까지 그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르띠시아는 작품전시회를 열지만 평론가들의 혹평으로 크게 낙담하게 된다.

그렇게 현실에서의 꿈에 실패한 세명의 남녀가 또 다른 꿈을 이루기 위해 나선다. 콩고 내전때 비행기로 피난을 가던 어느 백인 부자가 지녔던 보석들이 지금도 바다 속에 그 비행기와 함께 가라앉아 있다는 정보를 우연히 입수한 이들은 아프리카로 갈 계획을 세운 것이다. 배도 빌리고 잠수 탐사 장비도 준비하면서 현장에 도착한 세 사람은 보물찾기를 시작 한다. 추락한 비행기의 조종사의 도움 까지 받아 우여곡절 끝에 보물을 찾게 되고 공평하게 배분하지만 그들의 계획을 눈치챈 갱단이 그들을 뒤 쫓아 오고 있었다. 결국 그 갱단과의 총격전에서 르띠시아가 죽고 만다.

이제 막 르띠시아에게 향한 애정의 감정이 싹트고 있었던 두 남자는 시리도록 푸른 바다속에 그녀를 수장 시켜준다.


마뉘와 로랑은 프랑스 서부에 위치한 르띠시아의 고향을 찾는다. 르따시아가 얘기 해줬던 고향 앞바다에 있는 폐허가된 교도소 섬을 가게 된다. 로랑은 자기가 가진 돈으로 이곳에 호텔을 짓고 싶다는 말을 꺼낸다. 창문만 열면 곧바로 바다낚ㅅ를 할 수 있는 멋진 해상 호텔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다. 르띠시아가 고향 앞바다의 섬을 호텔로 만들고 싶다는 얘기를 자주 했던걸 기억하고 있던 로랑은 마뉘가 르띠시아를 사랑했기 때문에 그런 계획을 세울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만이 갖고 싶었던 르따시아에 대한 애정에서 나오는 질투심을 내비친다.

그러나 그곳까지 르띠시아를 죽게 만든 갱단이 뒤쫓아 온다. 한때 독일군의 무기고로 사용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마뉘와 로랑은 무기를 찾아 그들을 모두 물리치지만 이번에는 마뉘마저 그만 죽고 만다. 로랑은 죽어가는 친구의 귀에다
르띠시아는 오직 너만을 사항 했었어, 이 친구야... 라는 말을 울먹이며 한다. 영화는 보야르 성을 서서히 멀어지면서 끝나게 된다.

...

'꿈'이 좌절된 젊은이들이 또 다른 꿈을 찾아 나섰다. 그러나 그들을 기다린건 또다른 절망.. 비극적인 이영화의 장면장면이 되는것 하나 없다는 우울한 생각으로 가득했던 시절의 마음을 위로 해주었었다. 그들이 이루고자 했던 '꿈'을 실패했지만 그 '꿈', '하늘', '바다' 만으로도 세상을 즐겁게 살아갈 수 있구나 하는 대책없는 위로였는지 모르겠지만..

'카타르시스(정화)'등의 말을 끄집어내 말을 만들 재주는 없다. 두고두고 마음에 남는것 만으로도 보물을 건질 셈일 것이다.



월요일, 11월 03, 2008

낚이다.



공사 생도가 "F-15K는 살인기계" - 조선일보

위의 기사를 보고서 약간의 의문을 가지긴 했지만 그가 군장교로 임관되기에는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의 생각이 별다른 문제를 가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직업군인으로써 걸어가야할 현실과 사상의 틈이 너무 커보였다. 조금이라도 더 일찍 자퇴 하는것이 그의 미래를 위해서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가졌다. 그러나 그 사건의 좀더 자세한 내막을 듣고서 좋게 표현해 '보수언론'의 '날조'에 '낚였다'는걸 알았다.

“넌 참 좋은 기계인데 요즘은 살인기계로 보여. 나는 심란해. 내가 이 기계를 몰게 될 수 있을 텐데 실수로 죽지 않아도 될 사람들을 죽일 수도 있겠구나.”

그의 블로그에 올려진 위의 글에 누리꾼들이 찬반 댓글을 달기시작했고 기무사가 이 내용을 포착해 공사측에 통보했다는 것이다. 공사측은 3개월여의 조사와 면담끝에 그 생도를 퇴교 조치하기로 했는데 공군은 F15K를 비하해 신성한 국토방위의무를 수행 중인 다른 군인들의 사기를 떨어뜨렸고 사관학교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것이 퇴교 이유였다는 것이다.그래도 3개월에 걸친 조사,면담 기간이 있었던걸로 보아 일방적인 조치가 아니라, 군인의 길을 걷게 될 공사생도의 가치관 혼란에 따른 과정에서 면담 등을 취하고 서로 합의해서 퇴교절차를 밟은 것으로 보여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민간인과 군인을 구분하지 못하는 폭탄으로 '폭격'을 해야하는 이가 가질 수 있는 지극히 당연한 의문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이유를 들어 4학년 생도를 퇴교 시켰다니 우리 군의 폐쇄성과 지적수준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자기가 다루는 무기가 무고한 사람들을 죽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는게 정작 큰 문제가 아닐런지. 육,해,공군이 분리되어 서로에게 끼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던 과거의 전장에서 점점 복잡해지고 합동작전이 중요해져가는 현대전에서 승리하기 위한 작전의 기본능력으로서도 다양한 상상력과 생각의 발휘는 가장 중요한 기본요소일 것이다. 사관학교라면 건강한 판단력과 행동을 위해 의문을 던지고 사유하게끔 기회를 부여해야 하는것이 올바른 아닐까.

2차대전 말기에 일어난 드레스덴 폭격과 히로시마 원폭같은 일은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고 전쟁이 있는한 계속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너무도 확실한 역사적 사실을 애써 가리려 해봐야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에 다름 아니며 국방부의 금서 지정과 같은 조롱만 당하고 말것이다. 사관생도들이 사회와 동떨어져 살아가는 존재들도 아니고 일반적인 대학생들과 다름없는 사유를 하는것은 문제가 아니다. 다양한 가치관들이 가지는 의미와 그 속에서 자기들이 걸어가는 길의 성격과 한계를 충분히 인식시켜주는 것이 그들이 말하는 '정신교육'의 올바른 방법이고 사관생도를 장교답게 키우는 길일 것이다.


보수언론에서 말한 공산당 선언은 해당 생도 홈페이지에 있지도 않았고, 공군사관학교 도서관에 참고용 도서로 비치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한 생도의 '자연스러운 고민'을 냉전 의식으로 멋대로 칠해 '좌파, 반전'괴물로 바꾼 기사에 내가 낚였던 것이다. 진실를 분별해 내기 위한 눈을 가지는게 아직도 요원한 일이 아닌지 스스로에게 실망을 느껴야 했다.

그 공사생도의 미래를 기원하고 싶다.

"공산당 선언의 공자도 없었다" - 경향신문

금요일, 10월 31, 2008

서점

점점 '오프라인' 서점에 갈일이 줄어들고 있다. 매일 2시간 이상 이용하는 지하철속에서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다 보니 독파력이 조금 늘으난데다 보고 싶은 책이 많아져 인터넷서점의 10%할인 가격을 무시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보고 싶은 책들은 인터넷 서점을 통해 구매고서는 서점은 '특별히'지날일이 있을때 들러 서점의 분위기를 느끼며 '우연히' 눈에 띄는 책을 한,두권 골라서 사는 곳이 되었다.

서점이 가진 특별한 매력을 느끼게 된건 한 7,8년전 교보문고를 찾을때 부터였다. 지금 사는곳으로 이사 온후 광화문이 특별한 일이 없어도 가볼 수 있는 곳이 되었다. 근,현대사를 아우러는 유적이 많은 세종로 일대는 그저 걷는것만으로도 기쁨을 주는 곳이 많아 카메라 하나 매고 어슬렁 거리는 맛이 참 좋은 곳이었다. 물론 구석 구석 유쾌하지 않은 모습으로 서 있는 경찰들의 모습만 빼면. 그런 외출의 마지막은 꼭 교보문고를 찾는 것으로 끝났다. 세상에 가진 호기심과 수많은 대답들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그곳이 점점 특별한 존재로 자리 잡아갔다.

예전처럼 서점을 자주 찾지는 못하지만 인터넷서점의 '효율, 편리성'을 뛰어넘는 무엇이 '오프라인' 서점에는 있다. 사람의 오감을 자극하고 만족시켜주는 느낌을 인터넷서점은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언젠가 광화문을 지나면서 길 건너편 교보문고에 걸려 있는 글판의 글귀가 눈에 들어왔던 적이 있었다. 그 글귀를 보는 순간 무엇에 홀린듯이 종이를 꺼내 적기 시작했었다.

‘떠나라 낯선 곳으로, 그대 하루하루의 낡은 반복으로부터’


'짠'하게 와 닿았던 이 글귀대로 실천한적은 없는거 같지만 마음 한켠에 자리잡은 뭉쿨한 글귀였다. 지금도 그곳을 지날때면 때때로 바뀌어가는 글귀들을 바라보는것도 즐거운 일이다. 처음 봤던 그 글귀는 시인 고은님의 '낯선 곳'이라는 시에서 따온 글귀였다. '짠'하는 감동을 느낀 후 10년만에 인터넷에 검색해 봤다.


낯선 곳 - 고은

떠나라
낯선 곳으로

아메리카가 아니라
인도네시아가 아니라
그대 하루하루의 반복으로부터

단 한 번도 용서할 수 없는 습관으로부터
그대 떠나라

아기가 만들어낸 말의 새로움으로
할머니를 알루빠라고 하는 새로움으로
그리하여
할머니조차
새로움이 되는 곳
그 낯선 곳으로

떠나라
그대 온갖 추억과 사전을 버리고
빈주먹조차 버리고

떠나라
떠나는 것이야말로
그대의 재생을 뛰어넘어
최초의 탄생이다 떠나라



서점 이야기

수요일, 10월 29, 2008

카바이드 램프


아버지께서 낚시를 가거나 오실때 가방을 열면 특유의 냄새를 내던 카바이드향이 생각난다. 야외에서 사용할 별다른 조명기구가 없었던 그때에는 빠트릴 수 없는 도구였을 것이다. 개스, 휘발유, LED등도 사용해 봤지만 소음(개스,휘발유)과 차가운 느낌(LED)을 주는 것과 달리 '은은한' 불빛과 '따뜻'한 기분을 주던 기억이 아련히 남아 있다. 은은한 느낌의 카바이드 불빛을 캠프장에 켜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 파는곳이 있을까 검색을 했다. 국내에서는 찾을 수 없었고 해외에서도 드물게 판매하는곳이 있는데 대부분 카바이드 램프가 만들어졌던 초창기(1900년대초?) 광부들을 위해 만들어졌던 것들중 재고로 남아 있던것이거나 상태가 좋은것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그리고 예전에 만들어졌던 것들을 재제작해 판매하는 곳도 찾았는데 환율이 진정되면 구입을 적극 고려해야 겠다. 그런데 연료인 '칼슘 카바이드'가 폭탄제조의 가능성때문에 판매금지 품목으로 묶여 있다. 쩝~

칼슘카바이드에 물이 들어가면 발화성 가스인 아세틸렌으로 변성되는데 여기에 불을 붙이게 된다. 보통 몸체의 구조는 물이 들어 있는 상부와 칼슘카바이드가 있는 하부로 이루어져 상부에서 하부로 조금씩 떨어뜨리는 물의 양을 조절하면서 아세틸렌 가스의 양이 조절하는 방식으로 밝기를 조절하게 된다. 반짝이는 황동 몸체를 가지고 있는 저 카바이드등이 켜진 캠프장에서 소주한잔 기울이고 싶다.


화요일, 10월 28, 2008

Solar Spark Lighter


햇빛을 이용한 점화기도 있었다. 앞서 말한 '콜라캔과 초코바'를 이용한 점화 방식과 동일한 원리의 물건인데 촛점이 맞춰지는 부분에 지지대가 있어 부싯깃을 끼울 수 있게 했고 지지대가 접히기도해 휴대성도 높였다.

콜라캔과 초콜렛바로 불붙이기.

이렇게도 불을 붙이는 방법이 있었다. 콜라캔의 바닥을 거울처럼 매끈하게 연마하면 돋보기 처럼 햇빛을 모아 촛점을 만들어 불을 붙인다는 것.


모든 캔은 다음과 같이 바닥이 까칠하게 생겼다. 빛을 산란시키기 때문에 빛을 모으지는 못한다. 


여기에 초콜렛을 뭍힌다음 헝겊이나 여타의 연마할 수 있는것들로 맨들맨들하게 닦아낸다. 거친 헝겊을 사용할 경우 1시간정도 문지르면 원하는 만큼의 광택을 낼 수 있다. 단 이과정에서 남은 초콜렛은 절대 먹으면 안된다. 알루미늄 조각이 미세하게 묻어 나면서 독소(Toxie)를 포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사진에 나오는 정도면 불을 붙일 수 있을 만큼의  빛을 모을 수 있다. 

캔에서 3,4센티 정도 떨어진 곳에 불이 붙기 쉬운 나무막대등을 갖다 대면 불이 붙는걸 확인할 수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햇빛이 충분할때 붙이는 것이 효과도 좋을 것이다. 


다음의 사진은 촛점이 잡히는 위치를 보여주는 사진이다. 종이 조각을 갖다 대면 어느정도 거리에서 최적의 촛점이 맺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 동영상(Youtube)


☞ 원문보기 : Fire from a Can of Coke and a Chocolate Bar

희망과 용기

"... 자기 기만이 없다면 희망은 존재할 수 없지만, 용기는 이성적이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본다. 희망은 소멸할 수 있지만 용기는 호흡이 길다. 희망이 분출할 때는 어려운 일을 시작하는 것이 쉽지만 그것을 마무리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전쟁을 이기고, 대륙을 제압하고, 나라를 세우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희망 없는 상황에서 용기가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해 줄 때 인간은 최고조에 달할 수 있다... " 에릭호퍼 자서전 중 '길 위의 철학자 - 인간에게는 희망보다 용기가 필요하다' 에서.

'희망과 용기', 곧잘 붙어서 사용되는 말이기도 해 하나로 묶일 수 있는 비슷한 단어려니 했다. 그런데 에릭 호퍼의 책에 두말의 차이에 대한 부분이 있었다. 곰곰이 생각을 하니 곧 공감을 가질 수 있었다. 내게도 어려운 시간들이 있었다. 그것들을 지나오게 지탱해 준건 '희망'이었다. 하지만 현실을 직시하는 '용기'가 있었다면 시간들이 짧아졌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희망'은 끊임 없는 '자기 기만'을 통해 버텨갔다. 결국에 희망이라 믿었던 것들이 한낱 신기루 에 지나지 않았음을 알게되고 '용기'가 없는 희망이 열정과 에너지를 소진시키기만 하는건지를 깨닫게 되었다.

'용기', 싸움터에 나가 적을 무찌를때만 사용되는 단어로만 여겨왔었다. 당면한 문제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오롯이 받아들일 수 있을때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는 말이었다.

금요일, 10월 24, 2008

나라 말아먹기


“정권이 바뀌고 내가 당선되는 효과만으로도 내년엔 주가가 3000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실물경제를 한 사람이기 때문에 허황된 정치적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아마 임기 5년 중에 제대로만 되면 (주가가) 5000까지 가는 게 정상”이라며 747기를 타고 하늘을 나는 꿈을 키워주던 명박이의 장미빛 미래는 '경제파탄 대통령' 시절 1895.05 포인트까지 올라갔던 코스피지수가 930대 포인트로 반 토막이 나면서 1997년 환란’에 버금가는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남탓 좋아하는 그가 이번 사태를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촉발됐음을 강조하는 '남탓(대외 여건)' 탓으로만 돌리는건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물론 지금의 상황을 모두 명박이 탓으로 돌리는건 맞지 않다.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가불안정은 누가 대통령이 되었건 피해갈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위기를 맞았다는데 있지 않다. 나라안밖에서 들려오는 위기 신호를 무시해오다 이제서야 상황이 심각하다는걸 깨닫고 과도하게 불안감을 불러일으키는 발언을 쏟아내는 것이 문제이다. 풍랑이 닥쳐오고 있고 여기저기서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는데 선장은 태평하게 괜찮다는 말만 하며 아무것도 하지않고 있다 뒤늦게 허둥지둥 키를 잡고 배를 바로 세우려는 격이다. 그마저도 제대로 하면 모를까. 혼란과 불안만 가중시키는 정책만 연달아 내놓고 있다. 다음은 명박이가 이제껏 내뱉어온 말들이다. 대통령이라는 이의 상황인식과 대응능력은 참담할 정도 이다.


9월9 일 "외환위기 때와 상황이 다르다. 어려움은 있지만 위기는 전혀 없다"

10월 7일 "현재 위기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와는 다르다"

10월 13일 "우리가 지금 어렵긴 하지만 IMF 외환위기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10월 20일 "오히려 지금이 기호일 수 있다". "IMF 때는아시아만의 위기였기 때문에 우리만 정신 차리면 외국에 수출을 늘려 충문지 극복할 수 있는 환경이었으나, 지금은 세계 전체가 실물경기 침체로 어려운 만큼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

10월 21일 "총괄적으로 지금 상황이 IMF 위기 때보다 심각하다. 그때는 아시아만의 위기였지만 지금은 세계경제 전체가 실물경제 위기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에 우리만 회복된다고 위기를 넘어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런데 그린스펀조차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시장 독재의 폐해를 지적하는 판에 쥐박이는 뭐가 그렇게 잘났는지 자기 잘못은 조금도 없다며 잘못된 시장 독재 정책을 계속 강행하겠다고 핏대를 올린다. 오히려 시장의 규제완화를 통해 시장의 자유를 확대해야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고 짖어대고 있다. 예컨대 놀랍게도 강만수 장관은 이 위급한 와중에도 종부세 완화를 계속 강행하고, 덧붙여서 양도세도 인하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주에 잇따라 발표된 건설업에 9조2000억 원의 혈세를 퍼주겠다는 것과 은행에 대해 역시 엄청난 혈세를 퍼주겠다고 한 것도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기가 막힐 따름이다. 도대체 어쩌다 이런 돌대가리를 대통령으로 뽑고 말았을까?

문제는 그냥 소망교회에서 열심히 기도하는것이 더 어울렸을 자를 대통령자리에 앉힌 죄를 고스란이 서민들이 짊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명박이는 "제가 가장 무거운 짐을 지고 앞장서겠다"며 "서로 믿고, 자신감을 갖고, 다함께 힘차게 나아가자"고 하면서 함께 가자고 한다. 그자가 진다고 한 '가장 무거운 짐'이 뭘까?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서민들의 불안한 현실과 미래만큼 '가장 무거운 짐'이 있을까? 여론은 개무시한 채 상식부재, 소통부재, 막가파 식의 정치행태를 펼쳐온 그에게 그런 의미를 생각하리라 기대하는것 조차 벅찬 일이다. 명박이는 아마 지금쯤 30년지기 소망교회 교우 만수와 함께 '환난과 고통을 헤쳐'나가게 해달라는 기도나 하고 자빠져 있을 확률이 99%이다.

버너수리 부품 구입

등산장비의 무게줄이기 필요성을 느끼고 휘발유 버너의 환상(?)을 벗어날때쯤 구입했던 소형버너였다. 한동안 손질을 하지 않았더니 손잡이 연결 부위에 부식이 생겼던 모양이었다. 뻑뻑해진 손집이를 억지로 돌렸더니 손잡이 연결부위가 똑 부러져 버렸다. 나머지 부위는 멀쩡한데 사소한 문제때문에 무용지물이 될거같은 속상함이 들었다. 손잡이 부품만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국내에 있는 스노피크 취급 업체에 메일을 몇번 보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비슷한 검색어로 해외싸이트를 검색해보니 부품을 판매한다는걸 알았다. 만원정도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길래 다른 물건을 구입하는 편에 같이 주문했다.


버너 제조사에서 공식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수리부품을 국내에서는 전혀 취급되고 있지 않았다. 그 이유가 궁금했고 불쾌한 생각이 들었다. 부품망가지면 수리할 생각하지 말고 새로 사라는 건 아닌지. 대부분의 업체가 수입물건에 매기는 터무니 없는 가격에 질렸었고 특별한 이유가 없는한 해외구매를 해왔다. 이번에 또 그렇게 할 이유가 더 늘어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