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11월 14, 2008

기계식 카메라


가끔씩 반복되지만 항상 '허무'하게 끝나고 마는 행동이 있다. 단단하고 아주 잘 만들어진 기계식 카메라 '라이카'를 갖고 싶다는 충동에 빠지는 것이다. 눈에 들어온 모델은 이미 정해져 있어 홀린듯이 여기저기 사용기를 찾아보며 그것만이 가진 매력과 이야기들을 곧 내이야기가 될 수 있을것 같은 설레인 마음으로 읽어간다. 그러나 가격정보를 확인하는 단계에 이르러서야 '문득' 정신을 차리고 다시 평정을 찾게 되면서 지금 가지고 있는 카메라로도 문제가 없다는 사연과 이유를 만들어 가며 끝을 맺고 마는 것이다.

특별히 험하게 다루지 않는다면 평생을 함께갈 수 있을거 같은 신뢰성과 묵직함, 정교하게 만들어진 기계식 카메라는 금속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인 감성까지 자극해 특별한 감정을 가지게 하는거 같다. 기능과 품질이 뛰어난 신제품이 나오면 가지고 있는 기능마져 점점 쓸모 없어지는 느낌의 가전제품화된 카메라로는 극복하지 못하는 감성의 공간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장비보다 사진에 탐닉하는 것이 사진의 본질이겠지만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기계식 카메라는 그 자체로도 탐닉의 대상이 될 수 있을거 같다.

이러다 정말 '지름신'이 강림하게 되는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