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12월 29, 2013

보수동 헌책골목


올 여름 출장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열차시간을 조금 늦추고 보수동 헌책골목을 찾았다. 자갈치 시장역에 내려 시장골목이 끝나는 곳에 있었다.  세월이 겹겹이 쌓인 이런 골목길을 걷는 즐거움에 헌책방을 찾는 즐거움까지 더해져 즐거움은 더 컸다.  

헌책방에는 알라딘과 같은 기업화된 중고서점이 가지지 못하는 시간의 나이테를 품고 있는거 같다.  헌책방은 다시 읽힐만한 책들이 다시 한번더 주인을 만나기 위해 있는 곳이다. 대개 분류되지 못하고 겹겹이 쌓여 있기 마련이어 어떤 운명의 힘이 그 책과 나를 우연히 그곳으로 이끌어 만나게 한것같은 '경이로운 즐거움'이 있다. 

또 헌책방을 갈때는 어떤 책을 사야지 하는 생각보다는 그냥 마음에 드는 책이면 된다는 마음으로 가게된다. 그런 기분이 오래된 골목길을 그냥 걸으며 우연히 마주치게되는 풍경들을 카메라에 담는 즐거움과도 비슷하다.  

보수동 헌책방으로 가는길에 담았던  풍경과 책 몇권을 가방에 담고 부산역으로 향했던 기분은  뭔지 모를 뿌듯함으로 꽉찬 느낌이었다. 























목요일, 11월 07, 2013

부산역 건너편 동네 유랑

열차를 기다리면서 부산역에서 건너편의 골목길을 언젠가 걸어 보고 싶었었다. 지난 여름 출장길에 약속시간 보다 조금 일찍 내려가 그 기회를 만들었다. 한여름에 들어섰던 한낮의 햇볕은 낯선 골목길에서 가끔 만나게 되는 이방인에 대한 눈길을 피해가기 좋은 날씨를 만들어 주었다. '가보고 싶었다'는것 외에는 별다른 계획도 준비도 무작정 걷는것에는 일탈을 느끼게 하면서도 뜻밖의 광경들을 선물처럼 얻게 되는 즐거움이 있다.  도심의 진화에 서서히 빛을 바래가면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해가는 건축물들을 만나는건 정말 설레이는 경험이다. 

















수요일, 10월 23, 2013

부처님 오신날

부처님 오신날이었다. 녹록치 않은 일들로 허덕이는 현실을 지내고 있었지만 오월의 햇살을 눈부시게 흐드러지게 하던 연등의 빛깔이 무척 아름다운날이었다.  자신을 태워 세상을 밝혀 구한다는 연등처럼 바꾸고 싶은 현실은 뭔가의 변화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안고 집으로 왔었다.   





목요일, 8월 29, 2013

무전원 무선 통신기술

눈비신 발전을 거듭하는 전자기기들의 아킬레스건은 전원 문제인거 같다. 바닥에 닿아있는 밧데리 용량 표시는 곧 비그친후 우산 같은 존재로 바뀔것이라는 신호와도 같다. 어디를 가던 충전 케이블과 여분의 밧데리를 챙기지 않으면 불안한 기분이 드는 상황은 한동안 바뀔거 같지 않다. 그러나 전자기기들은 더욱 광범위하게 개발되고 발전되어 갈 것이고 이런 문제를 극복하거나 보완할 기술의 수요는 더 커질 것이다.

워싱턴 대학의 연구진들이 이런 상황을 보완할 수 있는 "ambient backscatter" 이라는 이름의 기술을 선보였다. 어느곳에나 있는 공간을 지나다니는 TV의 전파신호를 이용해 무선통신에 소요되는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현재 초당 256바이트 정도의 문자메세지를 보내는 테스트를 마쳤으며 전원이 끊어진 휴대폰에 문자 메시지 기능은 할 수 있게 한다거나 철탑이나 도로등 무인 감시장치의 상시적인 전원공급을 위한 곳에서 먼저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거로 기대되며 효율은 계속 개선될 수 있다고 한다.



기사원문 : Wireless devices go battery-free with new communication technique

화요일, 8월 20, 2013

삼청동으로의 우연한 산보

어느 늦여름 이었다. 

을지로에서 고객과의 만남을 마치고 나선 시간이 오전11시 무렵. 서울시내는 서둘러 찾아온 가을기운이 가득했었다. 다음 약속까지 여유가 있었던 터라 망설임없이 근처의 인사동과 삼청동을 걸어 보기로 했다. 무척 맑았던 하늘만큼 햇빛에도 그 기운이 가득했다. 그런 햇살은 낡은 사물에 세월의 무게만큼 매력을 더해주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날의 마지막 종착지였던 어느 놀이공원에서 봤던 가을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