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5월 29, 2008

막가는 2MB


미국 축산업자들은 갈수록 매출이 줄어드는 자국쇠고기수출을 위해 한국정부와의 협상에서 20개월 미만의 쇠고기라도 팔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 ☞ 관련기사 : 클릭 )

결국 수입하는 입장에서 큰소리쳐가며 배짱 튕기면 급한건 미국축산업자들과 부시정부이고 우리는 커다란 혼란 없이 미국산 쇠고기수입에 대해 합리적 판단과 결정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2MB는 아예 통채로 국가의 자존심도 국민의 건강권도 다 내주고 돌아와서 한달이 넘는 기간동안 미국 축산업자들 대변인 노릇하기에 바빴다. 빌어먹을 정부의 무능을 스스로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다.

정부는 29일 오후 4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고시 발표를 강행하기로 했단다. 2MB는 아무래도 올해가 가기 전에 자리에서 끌려내려 올 각오를 단단히 한 모양이다. 어쩌다 저런자가 대통령이 되었을까.

화악산-촛대바위길

자연에 존재하는 야생의 것들 가운데서 사랑할 만한 것, 경이를 품을 만한 것, 숭배할 만한 것을 찾아낸 사람은 운이 좋다. 무한한 즐거움과 신선함의 원천으로 가는 길을 찾은 것이기 때문이다. :: 휴 B.코트,『동물의 적응색』(1940)

내게는 화악산이 있다. 어디에서도 충족되지 않는 신비한 느낌을 화악산은 내게 준다. 화악산을 알게되고서 몇번을 갔는지 가물가물 하지만 항상 그곳의 구석구석을 찾아 다니고 싶어하는 마음을 품어왔다. 그리고 화악산은 최근에서야 그가 가진 비경을 조금씩 내게 보여주기 시작했다.

화악터널에서 길을 따라 내려오면 길이 크게 휘어지어 꺽어지면서 촛대바위가 나타나고 숲사이로 자그마한 폭포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그위로 살짝 보이는 계곡위쪽으로 이어지는 길들이 항상 궁금했었다. 인터넷을 뒤져도 좀처럼 산행기록을 찾을 수 없었다. 그곳을 다녀온 이야기를 찾아서 산행정보를 물어도 도움될 만한 대답을 받을 수 없었다. 사창리의 택시기사에게 물어도 그쪽으로는 가지말고 차라리 다른쪽을 가라는 권유를 해왔었다. 지형도를 구입해 봐도 등로 표시는 없었고 초입의 능선 우측으로는 급경사를 이루고 있어 불안감을 더했다. 찾는이가 많지 않은 길을 구체적인 정보없이 찾는건 내게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었다.


출발전의 심란한 마음들을 정리하고 초입을 찾아 나섰다. 뚜렷한 족적이 있는 길은 없었고 대충 무리없이 오를 수 있는 곳을 찾아 능선까지 가기로 했다. 어떤 사연으로 그곳에 있게된건지 모를 소의 머리뼈가 있는 곳에서 오르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눈에 띄는 족적을 찾을 수 있었다. 이후로는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되었다. 처음에 눈에 띄었던 길을 별생각없이 따라가다 보니 애당초 목적했던 능선을 많이 벗어났지만 선녀폭포 위쪽으로 이어지는 계곡의 비경을 맛볼 수 있는 행운을 얻을 수 있었다. 매봉에서 이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안부에서 발원된 계곡은 태고적 느낌과 비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잠시 휴식을 취한후 다시 능선으로 붙을 생각을 하고 사면을 오르기 시작했다. 족적이 거의 없었지만 별다른 어려움 없이 능선까지 갈 수 있었고 이후부터는 희미하게 나있는 발길을 따라 1390봉의 안부까지 오를 수 있었다.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는 그림들을 현실 속에서 찾으려 한다는 것은 얼마나 역설적인가···· 특정한 이미지에 대한 기억이란 특정한 순간에 대한 회한일 뿐이며, 집들, 길들, 도로들은, 애석하게도, 세월만큼이나 손에 잡히지 않는다. :: 마르셀 프루스트,『스완네 집쪽으로』

1991년도 진지보수공사때 한달간 숙영했던 곳을 찾았다( 이번 산행의 목적이기도 했다 ). 그때 이후의 삶에서 산에 경이감을 갖게 하고 화악산을 숭배하게 했던 곳이다. 처음엔 그냥 지나쳤었고 몇번을 오고 간 후에야 겨우 그곳임을 알 수 있었다. 그동안 작전개념이 바뀌었는지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았던거 같았다. 풀과 잡목들이 군데군데 키만큼 자라있었고 맑은 물이 솟았던 샘물은 보이지 않았다. 그토록 애타게 그리워했던 곳인데 좀 허무한 기분이 들었다.

그곳에서 중식을 한후 이칠봉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걸었다. '가을편지'를 콧노래로 부르며 오가던 군사도로는 가장 아름다운 길로 남아있을 것이다. 용담계곡으로 하산하려던 계획을 바꿔 샘치골로 빠졌다. 진한 더덕향이 하산하는 동안 내내 코를 찔렀다. 조금씩 비경의 속살을 보여주기 시작한 화악산은 앞으로도 계속 내영혼의 쉼터이자 경이와 숭배의 대상이 될 것이다.

화요일, 5월 27, 2008

Kelly Kettle이 왔다.

Kelly Kettle이 도착했다. 아일랜드에서 오는 물건이어서 배송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걱정했으나 8일만에 도착했다. Kelly Kettle 굴뚝의 불꽃을 이용해 조리를 할 수 있는 받침대를 같이 주문했다. 일단 물을 끓이는데는 문제 없을거 같고 나머지 불꽃까지 이용할 수 있다면 왠만한 야영에서의 조리를 이거 하나면 충분할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일단 사용해 봐야 알겠지만. 작년에 주문했던 Zip Stove와 함께 사용하면 연료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듯 한데 호기심이 자꾸 뻗쳐 나가다 보니 연료비 절감을 훨씬 상회하는 지출이 일어나는거 같다.

이번에 주문했던게 2.5Pint( 약 1.4리터 )의 용량이었는데 지난주 화악산 산행을 하다보니 계속 바닥에 떨어져 있는 Kelly Kettle 연료들( 나뭇가지들 )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혼자 산에갈때 사용할 용도로 1Pint( 약 0.5리터 ) 짜리도 장만하면 어떨까 하는 나름대로의 합리적인 계산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산행때마다 연료장만하거나 빠트릴 걱정 없지.. 쩝.


Kelly Kettle의 특징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가운데 뚫린 굴뚝으로 불길이 지나가게 되고 굴뚝을 감싸고 있는 몸체속의 물을 데우게 되는 모양을 가지고 있다.


물건을 보낸이의 꼼꼼한 배려가 작은 감동을 주었다. 지구반바퀴를 돌아 배달될 물건인데 행여나 주소를 적은 종이가 떨어져 미아가 될걸 걱정했는지 포장박스에 주소를 한번더 적었다. 감동은 이런데서 받는거 같다 ( 그래 1Pint짜리 하나 더 주문한다 ).


월요일, 5월 26, 2008

Phoenix 화성 탐사선 착륙


지난해 8월 발사된 피닉스호는 무려 6억7천500만㎞를 날아간 끝에 50%의 성공 확률을 넘고 25일 화성 북극 부근에 무사히 착륙에 성공했다는 뉴스를 들었다. 피닉스의 목표는 다음의 네 가지인데 화성 탐사선이 동력을 이용한 연착륙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① Determine whether Life ever arose on Mars
(생명체가 발생했는지의 여부 확인)
② Characterize the Climate of Mars (화성 기후의 분석)
③ Characterize the Geology of Mars (화성 지질의 분석)
④ Prepare for Human Exploration (유인탐험의 준비)

이를 위해 이번 Phoenix 탐사선은 극지역에서 물의 히스토리를 연구하고, 생명체가 서식할 수 있는 지역의 증거를 찾으며, 얼음과 토양층의 경계부에서 생명체의 잠재가능성을 연구할 예정이라고 한다.

음모론에서 보면 화성의 생명체는 물론이고 문명의 흔적들 마저 당연한 상식이지만 NASA의 진지한 노력들을 보면 음모론들이 허망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피닉스가 조사하는 것들도 100% 공개되지는 않을 것이기에 의구심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화성 탐사에 큰발전이 있기를 기대한다.

☞ 더 많은 이미지는 여기에서




퇴행하고 있는 대한민국


2MB가 죽지도 않은 경제를 살리겠다며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 되어 대통령이 된지 석달이 되었다. 그 석달동안에 참 많은 것들이 변했다. 국토를 작정하고 망가뜨릴 대운하 사업을 밀실에서 불도저같이 밀고 나가고 전임정부에서도 욕먹으며 마련한 30개월 이상 소의 수입금지조치 마저 없애려 한다. 그러면서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일들을 비과학적인 괴담으로 치부 되기도 한다. 심지어는 법에 보장된 정당한 의사표현을 빌미삼아 학교에 까지 경찰들이 쳐들어 가고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협박을 벌이는 만행이 벌어지고 있다. 대통령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어떻게 이런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2MB의 닭짓은 '오렌지' 발음으로 대표되는 영어심화학습을 시작으로 경제, 외교, 국방, 통일,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친 보편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전면 개방 문제에 이르러서는 초중고생들까지 거리로 나서 그를 반대하게 만들고 있다. 취임한지 고작 100일이 되지 않아 20%초반대의 지지율을 기록해도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모양이다. 협박인지 어름장인지 모를 대국민 성명을 하더니 급기야는 평화적으로 이뤄지던 시위에 물대포를 쏘아대며 진압하고 시민들을 연행해 갔다.

2MB의 눈에는 촛불시위에서 주장하는 말들이 비과학적인 괴담에서 비롯된걸로 밖에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못된 배후세력에게 조종되고 있는 시위세력을 폭력으로라도 진압하는게 옳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광우병에 대한 걱정을 과학적인 자세로 계몽하려는 2MB의 감각기관에는 자기 생각과 다른 얘기들은 전혀 들어올 여지가 없을 것이다. 아마도 무지몽매한 자국의 국민들을 과학적인 지식으로 깨우치게 했으니 미국과 일본도 거짓선동에서 비롯된 괴담에서 깨어나게 노력할지도 모를 일이다. 광우병이 발생한 EU산 쇠고기의 수입을 막고 있고 미국과 20개월 미만의 소에서는 광우병이 발견된 적이 없다면서 2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수입하겠다는 일본은 얼마나 딱하게 보일까.

흔히들 노무현 정권이 좌측깜빡이를 켜고 가다가 갑자기 우측으로 돌아가면서 그를 지지하던 이들을 혼란스럽게 했고 많은 욕을 얻어 먹었다는 말들을 한다. 그런 노무현 정권을 2MB는 '아마추어'라 불렀다. 대한민국의 발전을 거꾸로 되돌리려 하고 있다. 그리고 2MB의 행동들을 보면 그런 '아마추어' 수준에도 한참 모잘라 보인다. 거리에 설치해 놓은 5.18 시민게시판에 대통령을 비난하는 초등학생들의 글이 올라왔었다고 한다. 앞으로 초등학교에까지 경찰들이 쳐들어 갈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나라는 어쩌다 저런자를 대통령으로 뽑고말았을까.

금요일, 5월 16, 2008

스승의 날?


경찰이 수업중인 학생을 불러 조사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기사를 보면서 경찰이 학교를 찾아 갔다는 것에서는 별다른 느낌을 받지 않았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권력자의 입맛에 맞게끔 알아서 움직이는 그들이 예전의 버릇을 되살리는듯한 모습은 특별한 것도 아니다. 미친소의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의 찾을것도 없을거 같은 배후를 밝히겠다는 정부의 닭짓을 여전히 아무 생각없이 따라 한것 뿐인 것이다. 권력을 가지지 못한 서민들 앞에선느 군림하려들고 권력앞에서는 알아서 기는 그들눈에 하찮아 보이는 학생하나 조사하러 가는데 무슨 깊은 생각을 하고 갔겠는가.

이 기사에서 정작 놀랐던건 그 학교 교사들의 태도 때문이었다. 다음의 기사를 읽어 보자.

"지난 6일 학교에서 한국 지리 수업을 받고 있었는데 담임 선생님이 갑자기 교실로 들어오더니 다짜고짜 귀를 잡아끌었다"며 "어디로 누굴 만나러 가는지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한 채 학생 주임실로 끌려가보니 경찰이 앉아있었다"고 밝혔다.

학생을 데려오라는 경찰의 지시에 순순히 복종해서 수업중인 학생을 끌고 갔다는 것이다. 현행범이거나 긴박한 상황에서 체포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학생들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교사라면 당연히 먼저 경찰을 제지 했어야 하는것 아니었을까? 학교가 뭐하는 곳이라는 인식과 교사라는 직업의식이 닭머리의 100분의 1만큼이라도 있었다면 경찰이 부른다고 수업중인 학생을 그렇게 끌고 나갈 수 있었을까? 이것만으로도 놀랄 일이지만, 그 이후 교사들 사이에 '사고친 학생'이라는 식의 소문이 퍼져서 학생을 비난했다는 대목은 더더욱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이런 참담한 기사를 '스승의 날'에 읽어야 했다. 내 기억을 더듬어도 그렇고 요즘의 학교는 미친듯이 공부해서 일류대학을 가는게 제일이라는 것 외에는 별다르게 배울것이 없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나 교사라는 직업에 '스승'이라는 낱말을 붙이는건 공교육 기관 교사의 역할에 대해 마지막 기대는 버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일 것이다. 교사는 학생들의 가치관 확립을 위한 인성교육과 함께 외부의 압력으로부터도 학생들을 보호할줄 알아야 한다. 이번 일은 교사들 스스로 권위와 체면을 깍아내린 수치스러운 일로 인식해야 한다.

무책임한 교사들은 아무소리 말고 조용히 공부만 하기를 원하겠지만 미친소 사태를 겪으며 이미 학생들은 정부와 유력언론들이 왜곡과 거짓을 밥먹듯 한다는걸 확실이 알게 되었다.

금요일, 5월 09, 2008

성화봉송 SHOW!


출근길 전철속에서 였다. 옆에 서있던 이가 보고 있던 무가지 신문에서 깜짝놀랄 사진과 제목의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성화 봉송행사를 하고 있는 중국이 성화를 에베레스트 정상에까지 가지고 올라갔다는 것이다. 황당한 느낌외에 다른 기분은 들지 않았다.

초모랑마( 에베레스트 )의 북사면은 티벳의 땅이다. 정상에서 중국국기를 흔들고 성화를 피운건 티벳이 중국땅이라는걸 온세계에 선전하는 정치쇼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런 정치쇼를 그곳에서까지 하다니 어찌 황당한 느낌이 들지 않겠는가.

저렇게 시끌벅적한 성화 봉송이란 게 도대체 언제 등장했나 했더니 나치올림픽으로 악명 높은 1936년 베를린올림픽 에서 괴벨스의 기획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베를린 제국 경기장에서 히틀러와 10만 관중이 서로 손을 뻗치며 '하일 히틀러'를 주고받는 가운데 유럽대륙을 돌고 온 성화가 등장했다. 성화는 나치 선전장의 도구로 처음 등장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중국이 하고 있는 '성화봉송 쇼'와 중국인들의 행동을 보면 그때 괴벨스의 기획과 독일인들의 반응은 그저 애들 장난이었던거 같다.

저 지겨운 중국 올림픽 빨리 끝나버렸으면 좋겠다.

광우병 사태 - 100분 토론 소감.

이번주 문화방송의 <100분>은 '미국산 쇠고기, 안전한가?'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다음날 새벽 지방에 내려 갈일이 있어 일찍 잘 필요가 있었지만 정부측 논객들이 하는 말을 몇마디 듣다 보니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 들었고 끝까지 지켜봤다.

정부측은 처음부터 반대론을 '과학적'이라는 말로 누를 작전을 가졌던 모양이었다. 많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 불안감을 '과학적'이지 못하다는 말로 누르려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그러나 토론 결과는 정부의 완패였다. 기존 두 차례에 걸쳐 열린 기자 회견의 내용에서 벗어나지 않는 정부 측 설명에 반대 측 전문가는 물론 시민패널, 시청자의 날카로운 문제제기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토론 중간쯤에 있었던 미국에 사는 한인 주부라고 밝힌 이선영 씨의 전화통화는 승패를 결정짓는 분수령이었다. 미국에서는 아무 걱정없이 먹고 있는 소고기가 유독 우리나라 사람들만 '비과학'적인 유언비어로 불안해 한다는 정부 측 입장에 결정타를 먹이는 통쾌한 이야기였다.

통화내용의 일부를 발췌했다.

"미국에 사는 한인 주부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한인 주부들이 오늘 토론을 보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얼마 전에 일부 한인단체장들이 미국 쇠고기는 다 먹고 있고 안전한 거라는 발언을 해서 적지 않은 파장 일으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실제 미국에 사는 250만 한인 교민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 미국에 사는 한인들의 입장은 그분들과는 매우 다르다. 그래서 이번에 성명서까지 발표했다. 저희는 아무런 정치적 근거가 없는 평범한 주부들이었다. 그런데, 저희가 이러고 있어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미국에 사는 한인 주부들 모임 사이트에서 모여서 성명서 초안을 만들었다. 전 미국, 캐나다까지 포함이다.

지금 미국산 쇠고기가 자국 내에서 안전하게 먹고 있다는 말은 사실과는 상당히 다르다. 분명한 것은 미국의 대다수 90% 이상 유통되는 소는 24개월 미만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것과 다른 소(30개월 이상)가 한국에 들어가는데 이것이 같다는 건 논리에 맞지 않다. 24개월 미만이라는 소도 관심 갖고 살펴보면 많은 분들이 채식주의자가 되거나, 육골분 사료를 먹지 않은 소만 구입하려고 방향을 바꿔가고 있다. 그런데 이것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없이 똑같이 안전하다고 말하는 정부의 발언에 굉장히 당혹스럽다." (이선영 씨)


2MB는 “(논란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에프티에이(FTA·한-미 자유무역협정)를 반대하는 사람들 아니냐”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또 “쇠고기 협상이 타결됐을 때 정부는 사실 한우농가 대책을 놓고 논란이 빚어질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광우병 얘기로 가더라”며 이렇게 말했다는데 역시 2MB다운 상황인식의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최근의 민심 동요를 순수한 먹거리 걱정보다는, 정치적 의도와 연결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FTA는 이해관계에 따라 찬·반이 나눠지는 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먹거리 문제의 불안함이 그런 경제적인 이해관계와 왜 연관을 짓는가. 참새 머리의 1/10만 생각을 했어도 둘을 연관짓지 않았을 것이다.

퇴임을 목전에 둔 부시앞에서 아무런 논의도 절차도 없이 덜컥 수입개방을 한 그들이 입만열면 ‘근거 없는 선동’과 ‘인터넷 여론의 편향성’ 탓으로 돌린다. 자신의 책임은 다하지 않고 ‘아둔한 국민’을 질책하는 오만한 모습이다.



불안한 먹거리에 대해 불안감을 표출하고 길거리에 쏟아져 나온 어린 학생들을 두고 ‘판단력이 미숙한’아이들 이라며 염려를 표했다. 과연 그럴까? 국민의 건강과 생명 따위는 내팽겨친 시장주의 탈리반으로 불리는 이명박 정부를 옹호하는 세력들이 내놓은 반론들 중에 귀담을 만한 건 딱 한 가지 있었다. ‘한우도 위험하다’ 거기까진 좋다. 그래서? 어차피 한우도 위험하니 미국쇠고기 전면 개방하자? 질병이 있으니 질병을 적극 수입하자? 이게 성숙한 판단력인가? 판단력이 미숙한 건 2MB 정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