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11월 10, 2008

대 모험 The Last Adventure · aka Les Aventuriers


로맨틱 아일랜드 (2008)

감독 : 강철우
출연배우 : 이선균, 이수경, 이민기, 유진, 이문식
개봉일 : 2008년 12월 24일
영화장르 : 멜로/애정/로맨스, 코미디
영화줄거리 : 준수한 외모, 단호한 성격으로 30대에 증권사의 최고자리에 올랐지만 독단적인 일 처리로 사방에 적! 퇴출설까지 나도는 상황에서 쌓여있는 서류더미에 불현듯 탈출을 꿈꾸는 독불 CEO 재혁(이선균). 불쾌지수 높이는 상사, 도움 안되는 직장동료, 뼈빠지게 모은 적금마저 노리는 가족들까지. 직장도 가족도 다 잊고 난생처음 물 건너 여행 한번 질러봐? 근데 여권은 있니? 생계형 캔디소녀 수진(이수경). 여친한테 차이고, 불러주지 않는 대기업… 영문과 출신이면서 면접만 보면 안절부절. 면접비만 모았어도 제주도는 갔겠다!


앞으로 개봉될 영화 소개를 보다가 아주 옛날에 봤던 영화 한편이 떠올랐다. 그동안 간간이 그 영화의 정보를 찾으려 노력했었으나 제목도 기억나지 않고 단지 알랑드롱이 나왔었다는 정도 밖에 없는 기억 가지고 찾는건 쉽지 않았다. 몇해전에도 TV에서 연예인들의 쇼프로그램의 무대로 '보야르성'(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성이었다 )이 나왔을때 '이번에는'을 외치며 검색 했지만 역시 찾지 못하고 말았다. 그러면서 또 몇해가 흘렀다. 그리고 지난주말 '로맨틱 아일랜드'의 예고편을 보면서 또다시 '그 영화'를 찾기 시작했다. '반드시' 라는 마음으로 검색에 나섰더니 야후 블로그 김제건의 영화 음악 이야기들에서 그 영화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있었다.

그때 우리집에 있던 TV는 20인치도( 지금도 별반 차이없다 ) 되지 않았었다. 케이블 TV라는 개념도 없던 시절이어서 세개 채널이 전부 였다. 주말이면 꽤 기다려지는 프로그램이 '주말의 명화'였다. 그렇게 별다른 생각없이 선택했던 '주말의 명화'에서 보게 되었던 영화였지만 뭉쿨했던 감동의 여운은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마음 한켠에 남아 있다. 이 영화가 만들어졌던게 1968년 이었다. 내가 세상에 나오기도 전의 일이었다.


영화에는 두명의 남자와 여자 한명이 등장한다. 그들은 각자가 이루고 싶은 꿈이 하나씩 있으며 그걸 이루기 위해 노력하면서 서로를 알게 된다. 비행기 조종사인 마뉘(Manu/Alain Delon, 1935, 프랑스)는 그의 현란한 비행술을 이용해 비행기로 개선문을 통과하는 것이며 카레이서인 로랑 (Roland/Lino Ventura,1919-1987, 이태리)은 자신이 만든 자동차로 최고속도를 갱신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 알게된 르띠시아(Laetitia/Joanna Shimkus, 1943, 캐나다 )는 현대조각가 이며 그녀의 예술혼은 담은 작품전을 갖는 것이다.

파리외곽의 비행장 근처 창고에서 그들은 그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즐겁고 착실히 준비해 갔지만 원하던 '꿈'은 이루는데는 실패하고 만다. 마뉘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개선문으로 향하지만 프랑스 혁명기념 준비를 위해 설치해 놓은 대형국기가 그의 꿈을 가로막고 있었다. 결국 그 일로 비행면허까지 취소된다. 로랑은 직접 만든 자동차를 타고 트랙을 돌기 시작했지만 엔진과열로 불이 붙는 바람에 이제까지 그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르띠시아는 작품전시회를 열지만 평론가들의 혹평으로 크게 낙담하게 된다.

그렇게 현실에서의 꿈에 실패한 세명의 남녀가 또 다른 꿈을 이루기 위해 나선다. 콩고 내전때 비행기로 피난을 가던 어느 백인 부자가 지녔던 보석들이 지금도 바다 속에 그 비행기와 함께 가라앉아 있다는 정보를 우연히 입수한 이들은 아프리카로 갈 계획을 세운 것이다. 배도 빌리고 잠수 탐사 장비도 준비하면서 현장에 도착한 세 사람은 보물찾기를 시작 한다. 추락한 비행기의 조종사의 도움 까지 받아 우여곡절 끝에 보물을 찾게 되고 공평하게 배분하지만 그들의 계획을 눈치챈 갱단이 그들을 뒤 쫓아 오고 있었다. 결국 그 갱단과의 총격전에서 르띠시아가 죽고 만다.

이제 막 르띠시아에게 향한 애정의 감정이 싹트고 있었던 두 남자는 시리도록 푸른 바다속에 그녀를 수장 시켜준다.


마뉘와 로랑은 프랑스 서부에 위치한 르띠시아의 고향을 찾는다. 르따시아가 얘기 해줬던 고향 앞바다에 있는 폐허가된 교도소 섬을 가게 된다. 로랑은 자기가 가진 돈으로 이곳에 호텔을 짓고 싶다는 말을 꺼낸다. 창문만 열면 곧바로 바다낚ㅅ를 할 수 있는 멋진 해상 호텔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다. 르띠시아가 고향 앞바다의 섬을 호텔로 만들고 싶다는 얘기를 자주 했던걸 기억하고 있던 로랑은 마뉘가 르띠시아를 사랑했기 때문에 그런 계획을 세울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만이 갖고 싶었던 르따시아에 대한 애정에서 나오는 질투심을 내비친다.

그러나 그곳까지 르띠시아를 죽게 만든 갱단이 뒤쫓아 온다. 한때 독일군의 무기고로 사용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마뉘와 로랑은 무기를 찾아 그들을 모두 물리치지만 이번에는 마뉘마저 그만 죽고 만다. 로랑은 죽어가는 친구의 귀에다
르띠시아는 오직 너만을 사항 했었어, 이 친구야... 라는 말을 울먹이며 한다. 영화는 보야르 성을 서서히 멀어지면서 끝나게 된다.

...

'꿈'이 좌절된 젊은이들이 또 다른 꿈을 찾아 나섰다. 그러나 그들을 기다린건 또다른 절망.. 비극적인 이영화의 장면장면이 되는것 하나 없다는 우울한 생각으로 가득했던 시절의 마음을 위로 해주었었다. 그들이 이루고자 했던 '꿈'을 실패했지만 그 '꿈', '하늘', '바다' 만으로도 세상을 즐겁게 살아갈 수 있구나 하는 대책없는 위로였는지 모르겠지만..

'카타르시스(정화)'등의 말을 끄집어내 말을 만들 재주는 없다. 두고두고 마음에 남는것 만으로도 보물을 건질 셈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