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2월 18, 2017

인천 배다리골

언젠가 인천 배다리골목을 갔었다. 최종규 작가의 글에서 자주 접했고 헌책방들이 모여 있다고 해 찾았갔다.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어렵지 않지만 위성도시에서의 접근은 만만치 않은 여정을 겪어야 했다. 다음 일정을 맞추느라 서둘어 돌아서야 했지만 유명함에 비해 차분한 분위기의 동네 였었다.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발길이 잦아지면 반복되는 패턴이 여기서는 없는거 같아 좋았다. 짧았던 나들이가 아쉬웠던건 헌책방을 들러 느긋이 책을 고르고 몇권 사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했었다는것.

문화공간 스페이스 빔 출입문에 있는 깡통로봇. 





아이들 소리로 왁자 했던 곳이 지금은 중고 음식점 자재들을 파는 곳으로 변신해 있었다. 이렇게 시간의 흔적을 쌓아가며 세월을 이어 갈 것이다. 새로 조성된 아파트 단지를 걸을때 받는 어색한 기분은 이런 시간의 부재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헌책방들이 많이 있다길래 일부러 찾아 갔었는데 그곳들 사진은 담지 못했다. 근처를 헤매다 눈에 띄었던 사진관. 디지털로 사진의 양상이 바뀌기전에는 지금의 편의점 만큼이나 사진관들이 많이 있었다.



골목 사이 연두빛 담벼락이 눈에 띄어 사진에 담았다. 때마침 구름에 해가 가려 밋밋한 사진이 된거 같다. 기다려 볼까 하다 그냥 다시 걷기 시작.





걷다가 만난 강아지. 처음보는 이를 스스럼 없이 꼬리를 흔들며 반겼다. 지금은 큼지막한 성견이 되었을 것이다. 걷다가 만나는 강아지들을 위해 간식을 준비한다면서도 항상 빠트리고 가는거 같다. 대신 많이 많이 쓰다듬어 주었고 이빨이 가려운 저맘때의 강아지 이기에 내 손도 마음껏 깨물게 했다.




일요일, 2월 12, 2017

흐린날 삼청동, 안양

여차저차한 일로 카메라들고 나서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꼭 사진을 찍기 위해 나섰던것도 아니었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걷는거 자체를 즐기다 보니 카메라는 이런 길에 어색함을 줄여주고 가끔 만나는 인상깊은 광경들에 좀더 다가서게 만드는 동반자로 볼 수 있을거  같다. 근사한 사진을 찍으려는 생각이 애초부터 없었으니 메모리에 담긴 사진들이 계절을 지나거나 해를 지나치는 일들이 수두룩 하다. 이 사진들도 최근의 상황이 아니었으면 언제 열어 봤을지 기약하기 어려웠을거 같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사진을 찍는 대신 다시 파일들을 열어보고 추억을 되뇌이게 된다.

삼청동 정독도서관 근처 가게의 간판. 찍고 보니 하늘색과 나름 어울리는거 같다. 간판등이 켜져 있었어도 좋았을거 같다.



씨네코드 선재 담벼락 근처 골목이었다. 타일조각이 눈에 띄었는데 아마도 시멘트로 포장되기전 비오는날 디딤돌로 사용하려던 목적이었을까? 미끄러웠을 텐데. 어쨌거나 회색빛 풍경에 하늘색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계량기, 파이프등의 구조물은 패턴을 지니고 있어 사진 소재로 곧잘 선택되는거 같다. 이번건 가스 파이프와 전선 케이블에 낡은 담벼락이 제법 어울리는 풍경이 만들어 졌다.



안양의 어느 대학교에서 만났던 풍경. 창틀과 창밖 구조물이 어울려서 한 컷.



같은 대학교 학생식당의 휴일 풍경.



일부터 갖다 놓았을리는 없지만 파랑색의 쓰레기통(?)과 담벼락의 패턴이 나름 근사한 이미지를 만들어 카메라를 꺼냈다.




토요일, 2월 11, 2017

동대문

서울에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중에 황학동 벼룩시장이 있었다. 지금은 도심 재정비로 없어졌고 그곳의 상인들은 신설동 풍물시장과 동묘공원 근처로 옮겨왔다. 빛바랜 모습들에 흥미를 느끼는 용도를 다하고 새로운 손길을 기다리는 빛바랜 물건들로 넘쳐 나는 이곳이 그런 취향을 더없이 만족 시켜주는 곳이다.
 


오래된 벽에는 그만큼의 시간을 고스란이 보여주는 모습들이 있다. 여러 모양의 돌로 이뤄져 있는 이런 모습도 오랫동안 보수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모습일거 같다.



영화속 액션 장면들이 떠올라서 일까? 텅빈 시장골목은 묘한 재미를 주면서도 두려운 마음이 자연 스럽게 따라온다. 조금만 더 가도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곳인데 이런 조용함이 있는게 신기하다. 평일이면 분주하겠지.



동묘공원 입구의 기둥. 이곳 근쳐 해학 넘치는 분위기로 지나는 이들과의 어색함을 없애주는 어느 노점의 모습을 인상 깊게 보는 곳이었다.



붕괴위험 건물로 지정된 상가건물의 복도너머 보이던 노랑색 택배트럭. 빛과 그림자, 색깔이 좋았다. 걸으면서 만나게 되는 즐거운 순간이다.



어떤 규칙을 가지는 패턴이 이어지는 모습은 언제나 눈길을 잡게 된다.



미군이 사용하는 짚차 험비의 방탄용 차량문과 탱크의 무한궤도, 안테나들까지 이런 물건들은 어떻게 이곳까지 올 수 있었을까. 하긴 나도 예전에 서독군이 사용하던 쌍안경을 이베이를 통해 구입했던적이 있다. 군에서 용도가 다한 물건들은 대부분 민간에 불하하는 나라들이 있는거 같다. 전투기 좌석이나 레이더, 심지어는 전투기까지 이베이에 올라오는거 보면 정말 그런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