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반복하기 싫은 일이 꿈에서 반복해서 이뤄질때가 있다. 군에 다시 입대하는 상황도 좋은예 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걸 악몽이라고 부를 수 있다.
첫직장에서의 일이었다. 프로젝트를 마치고 다른팀의 일을 잠시 지원하고 있을때 회사의 임원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구미에 사람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는데 갈 수 있겠느냐는 내용이었다. 그때까지는 지방의 업체에 파견근무를 하는것이 일반화된 회사였고 이미 그 업체에 나가 있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별다른 고민없이 갈 수 있다고 대답했다.
반년이상을 서울을 떠나게 됨으로써 많은것을 미루거나 포기해야 했다. 자리를 잡아가고 있던 취미생활과 만남들, 정이들었던 노량진의 옥탑방을 정리하기에는 사흘의 시간은 짧기만 했다. 그때 회사 사무실의 이전까지 있어 심란함은 더욱 깊었고 가을의 풍경은 단풍의 아름다움 보다는 스산함 자체였다.
오늘 새벽에 꿈에서 그때의 상황이 재현 되었다. 지방에 있는 어느 기업의 공장으로 파견을 나가게 되었다. 그것도 갑자기 일이 닥쳐 허둥지둥 짐을 싸서 내려 가면서 느껴야 했던 스산한 분위기속의 심란함으로 가득했던 꿈이었다. 이제는 가족까지 더해진 상황이었다.
나중에서야 그일이 꼭 필요해서 가게된것도 아니었고 기대없이 던졌던 말에 내가 흔쾌히(?) 대답을 함으로서 이뤄졌다는걸 알게 되었다.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죄도 죄라고 하면 할말이 없다. 처음으로 프로젝트다운 프로젝트를 갓 수행했었고 회사와 조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렴풋이 느껴가고 있었을 그때의 나는 그런 상황을 간파할 능력이 없었다.
개인에게는 악몽으로 떠오르는 일을 아무렇지 않게 행하던 사람들을 이후로도 한참동안 인생의 선배로써 상사로써 여기며 지냈다. 그것들이 잘못된 일이라는걸 깨닫게 된 일은 한참후의 일이었고 그때는 이미 그곳을 떠난 후 였다.
목요일, 11월 08, 2007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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