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그룹의 고위 재무담당자였던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의 비자금과 자금운용에 대해 고백을 하여 파문이 이어지고 있다. 그의 고백에 따르면 검찰에 정기적으로 1인당 수백~수천만원의 '떡값'을 상납했으며 여론 조성을 위해 대학교수,기자들도 매수하고 심지어 시민단체에까지 '지원'을 하려고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돈을 받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와인과 호텔이용권을 주도록하여 정관계 및 언론, 학계,시민단체 까지 로비를 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수사를 차일피일 미루던 검찰은 떡값을 받은 검사들의 명단을 발표하기 전까지 수사를 하지 않겠다는 말까지 했다. 수사의 공정성을 지키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검사들도 검사를 못믿겠다는 말이고 스스로 떡값을 받아왔다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검사라면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 국가 최고의 기관에서 명예와 사명감으로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한기업의 로비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니 뭔가 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기업의 회장들이 그들의 부정과 탈법으로 구속되었을 때마다 나왔던 말이지만 이번에도 역시 국가경제를 위해서 그냥 넘어가야 한다는 말들이 설득력 있게 나오고 있다. 자본이 한국의 관료집단을 장악한데 이어 나라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 갔다던 노무현 대통령의 말이 빈말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삼성이 일류회사라는건 별다른 이견이 없다. 이건희 회장 일가의 탈법과 부정을 단죄한다고 해서 삼성이라는 기업을 부정하고 해치려는건 아니다. 회장일가의 제왕적 군림과 탈법행위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는 일류기업을 제위치로 바로 잡아주려는 노력이다. 돈으로 온 나라를 주무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전근대적인 사고를 가진 총수로부터 일류기업을 구해내기 위한 작업이다.
더 중요한 이유는 돈만 벌면 또는 있으면 모든게 합리화 될 수 있는 천박한 사회풍토를 바로 잡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자본의 힘에 법과 상식마저 굴복한 나라와 사회에 더이상의 희망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제국과 언터처블
수요일, 11월 07, 2007
삼성과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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