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2월 16, 2008

독점과 가격 횡포

miaan님의 블로그를 보고 몇가지 생각이 떠올라 몇자 적는다.

기억에 남는 장소가 있었는데 어딘지를 찾지 못하는 곳들이 있다. 가평에서 강원도 화천으로 넘어가는 도마치고개를 걸어서 넘어간적이 있었다. 도로 포장을 하기 전이었는데 그때 볼 수 있었던 폭포와 깊은 소를 다시 찾을 수 없었다. GPS의 필요성은 그래서 시작되었다. 인공위성이 보내는 신호를 받아 작동된다는 묘한 느낌도 한몫 했다. 선택을 앞두고 여러 회사들과 제품들앞에서 혼돈을 거쳐야 했다. GarminMagellan에서 만들어진 제품들이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고 Magellan의 모회사가 탈레스라는 말에 군용통신장비를 만드는 회사에서 만들었으니 더 낫겠다는 생각에서 마젤란제품을 사기로 결심했다.

처음에는 내위치를 파악할 수 있고 기록하고 싶은 장소를 저장하는 기능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에 explorist 100을 사려고 했다. 국내에서는 24만원정도에 판매되고 있었으나 Ebay에 확인결과 100불 내외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배송료를 감안해도 15만원 이내면 살 수 있고 굳이 지도를 넣어서 다닐 필요까지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해외 구매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판매자의 다른 제품들을 구경하다 보니 상위기종으로 점점 눈길이 갔다. 당시 최상위기종이었던 explorist 600도 300달러 내외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100이 우리나라에서 24만원인데 거기다가 10만원 정도만 더 보태면 최상위기종을 살 수 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전자나침판, 기압고도계 등등의 부가기능과 데이타를 USB포트를 통해 자유롭게 전송받을 수 있는 점에 끌려 600을 선택했고 배송료까지 30만원대 초반에 구매를 끝낼 수 있었다.

다음까페 길잡이를 통해 GPS의 기능들을 하니씩 익혀가다보니 자연스럽게 GPS에 탑재하는 전자지도에도 관심이 갔다. 이때쯤해서 300$ 내외에서 거래되는 모델이 국내판매업소에서 80만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팔리고 있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 업소에서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었다.

지도를 개발하는데에는 많은 기간과 많은 비용이 투자 되었다. 미국판매가와 국내판매가가 많은 차이가 나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이런 기술개발 투자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가격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로써는 궁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도개발과 기기의 판매가격과는 상관관계를 찾아볼 수 없기때문이다. 지도는 기기의 생산과는 완전히 별도로 그들이 개발한것이다. 운송료와 관세, 관리비 등을 생각해도 기기에서 발생하는 세배에 가까운 가격차이는 납득되지 않는다. 그리고 해당 업소에서 구매하지 않은 제품에 대해서는 A/S를 하지 않고 지도 판매도 하지 않는다. 즉, 지도를 사용하고 싶으면 자기 업소에서 기기를 사라는 말인 것이다. 자체 개발했다는 지도를 무기삼아 독점의 영역을 넓혀가려는 횡포에 다름아닌것 같다.

물론 그 지도를 사용하고 싶으면 그 업소에서 GPS를 구매하면 된다. 그 사람이 장사를 하는데 이래라 저래라 하는건 도리에 어긋나는 일일 것이다. 그래도 그런 불편한 느낌을 가지고서 물건을 구매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들의 횡포에 휘둘리고 만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전자지도가 탑재되지 않은 GPS도 산행때마다 충분한 편리함을 주고 있다. 나의 GPS의 주된 사용목적은 루트의 활용과 트랙로그의 저장이기 때문이다. 종이지도를 항상 휴대하고 다니지만 각별히 좋아하는 산의 경우에는 특별히 국립지리원의 전자지도를 구매해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