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12월 08, 2007

갈데까지 가는 나라

차기 대선을 10여일 남기고 있는 이나라는 이미 대기업 재벌 집단들과 학계, 사법부 등의 사익추구형, 친재벌형 패거리 집단들이 서로의 이득을 맞추느라 이합집산하는 희귀한 광경 이외에 아무것도 남지 않은 모습으로 흘러가고 있다.

신문기사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냈었다는 이가 기업의 비리를 조사하느라 기업이 위험에 빠지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기사를 봤다. 더 자세히 읽어볼 필요도 없이 삼성문제를 대충 조사하고 지나가자는 말이었다.

또다른 기사에서는 대기업들이 최종 면접 시험에서 김용철 변호사에 대한 질문을 응모자들에게 던져 김용철을 "배신자"라고 부르는 이에게 가선점을 주는 한편 김변호사의 양심 고백을 비난하고 "조직 보호"를 내세우는 이에게 합격의 길을 열어준다는 이야기였다.

이런 이상한 일은 뉴스거리도 되지 않을 정도로 대한민국에서는 "상식"이 되어 버린 모양이다. 마피아 윤리의 "상식화"야말로 두려운 일이지만 이미 그렇게 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처럼 신자유주의가 1~20년 더 진척되면 대한민국의 모습이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최소한의 정의도, 양식도 없는 사회가 가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열심히만 하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고 사회적 약자의 원인과 책임은 오로지 개인에게만 돌아가는 천박한 성공지상주의는 당연한 상식이 되어 있을 것이다. 정부를 든든한 자금관리와 경비를 맡아주는 집단 정도로 보고 관리하는 확대된 기업의 권력, 경쟁력·효율성을 위한 비정규직의 확대와 인력감축의 상시화와 이로인한 빈부격차의 확대와 고착화, 개발지상주의에 떠밀려 깍이고 없어질 숲과 동물들.. 이렇게 척박하고 살벌한 모습으로 변해가는 것이 이나라의 미래여야 할까?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해도 남미식 경제파탄의 말로를 향해 가는 모습밖에 보이지 않는다.

합격하려면 그를 배신자라 부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