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보수단체에서 보내는 '삐라'때문에 북한이 연일 압박을 가하고 있다. 육로를 통한 방북을 강력히 통제를 한다느니, 개성공단의 공장을 철수한다느니 하는 소리를 해대고 있다.
1990년대 초반에 군생활을 하면서 북한에서 보낸 삐라를 자주 볼 수 있었다. 남한을 비방하거나 월북한 군인들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지상천국'인 이북으로 넘어오라는 내용들이 주를 이뤘던거 같다. 그러나 그 조악한 인쇄상태를 보거나 사진속에 나오는 이들의 어색한 모습과 지상천국과 어울리지 않는 낙후된 모습들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 일으켜 그나마 남한에 사는게 얼마나 다행인지를 느끼게 했다. 마찬가지로 남한에서도 삐라를 보낸다는 말을 들었었다. 한번씩 바람부는 방향이 틀어져 다시 되돌아 온걸 회수 했다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었으니.
대통령 하나 바뀌면서 세상이 온통 '복고'풍으로 돌아가는 분위기가 되다 보니 20년 가까이 잊고 지내던 '삐라'라는 말까지 다시 듣게 된다. 그런데 이게 북한에서는 제대로 먹히고 있는 모양인지 연일 북한출입을 강력히 통제한다느니 개성공단을 폐쇄한다는둥의 말들을 연일 쏟아대고 있다. 이런 전근대적인 홍보 수단이 먹혀드는 북한의 수준이 어떤지를 여실히 반증해주니 그런 북한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난감해진다. 햇볕을 더 많이 쬐어 그들이 '폐쇄'의 옷을 벗고 나올 수 이께 하자던 김대중 대통령의 말이 정답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저렇게 악을 쓰고 있는 북한의 입장을 무작정 무시 해서는 그나마 이뤄왔던 남북관계가 파탄날 것이고 파충류처럼 예측불가능한 북한군부가 군사적인 사고라도 치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는 노릇이다. 삐라를 보내는 세력이 쥐박이가 생각하는 '친북,좌파'세력에 사주받는 '촛불세력'이면 어청수에게 시켜 간단히 진압을 할 수 있을텐데 그의 지지세력인 '수구꼴통'들이 일을 치르니 쥐박이는 그들을 진압하지는 못하고 오히려 두둔하고 있다. 결국 그게 쥐박이의 주변국과의 대북정책 추진과정에서의 정치적 행동 여지를 줄여가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현실을 헤쳐나갈 정치적 고민이라곤 조금도 없다는데 있다. 참으로 너무도 똑같은 수준의 지도자가 남북에 있다는 말일 것이다.
그리고 쥐박이가 본인과 오바마와 정치철학이 같다는 말을 자랑스레 했다. 그러면 오바마가 이북에 '삐라'를 보내는 정책을 펴는 모습을 곧 보게 될지도 모를일이다. 
금요일, 11월 14, 2008
삐라의 추억
기계식 카메라

가끔씩 반복되지만 항상 '허무'하게 끝나고 마는 행동이 있다. 단단하고 아주 잘 만들어진 기계식 카메라 '라이카'를 갖고 싶다는 충동에 빠지는 것이다. 눈에 들어온 모델은 이미 정해져 있어 홀린듯이 여기저기 사용기를 찾아보며 그것만이 가진 매력과 이야기들을 곧 내이야기가 될 수 있을것 같은 설레인 마음으로 읽어간다. 그러나 가격정보를 확인하는 단계에 이르러서야 '문득' 정신을 차리고 다시 평정을 찾게 되면서 지금 가지고 있는 카메라로도 문제가 없다는 사연과 이유를 만들어 가며 끝을 맺고 마는 것이다.
특별히 험하게 다루지 않는다면 평생을 함께갈 수 있을거 같은 신뢰성과 묵직함, 정교하게 만들어진 기계식 카메라는 금속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인 감성까지 자극해 특별한 감정을 가지게 하는거 같다. 기능과 품질이 뛰어난 신제품이 나오면 가지고 있는 기능마져 점점 쓸모 없어지는 느낌의 가전제품화된 카메라로는 극복하지 못하는 감성의 공간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장비보다 사진에 탐닉하는 것이 사진의 본질이겠지만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기계식 카메라는 그 자체로도 탐닉의 대상이 될 수 있을거 같다.
이러다 정말 '지름신'이 강림하게 되는건 아닌지.
월요일, 11월 10, 2008
대 모험 The Last Adventure · aka Les Aventuriers

로맨틱 아일랜드 (2008)
감독 : 강철우
출연배우 : 이선균, 이수경, 이민기, 유진, 이문식
개봉일 : 2008년 12월 24일
영화장르 : 멜로/애정/로맨스, 코미디
영화줄거리 : 준수한 외모, 단호한 성격으로 30대에 증권사의 최고자리에 올랐지만 독단적인 일 처리로 사방에 적! 퇴출설까지 나도는 상황에서 쌓여있는 서류더미에 불현듯 탈출을 꿈꾸는 독불 CEO 재혁(이선균). 불쾌지수 높이는 상사, 도움 안되는 직장동료, 뼈빠지게 모은 적금마저 노리는 가족들까지. 직장도 가족도 다 잊고 난생처음 물 건너 여행 한번 질러봐? 근데 여권은 있니? 생계형 캔디소녀 수진(이수경). 여친한테 차이고, 불러주지 않는 대기업… 영문과 출신이면서 면접만 보면 안절부절. 면접비만 모았어도 제주도는 갔겠다!
앞으로 개봉될 영화 소개를 보다가 아주 옛날에 봤던 영화 한편이 떠올랐다. 그동안 간간이 그 영화의 정보를 찾으려 노력했었으나 제목도 기억나지 않고 단지 알랑드롱이 나왔었다는 정도 밖에 없는 기억 가지고 찾는건 쉽지 않았다. 몇해전에도 TV에서 연예인들의 쇼프로그램의 무대로 '보야르성'(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성이었다 )이 나왔을때 '이번에는'을 외치며 검색 했지만 역시 찾지 못하고 말았다. 그러면서 또 몇해가 흘렀다. 그리고 지난주말 '로맨틱 아일랜드'의 예고편을 보면서 또다시 '그 영화'를 찾기 시작했다. '반드시' 라는 마음으로 검색에 나섰더니 야후 블로그 김제건의 영화 음악 이야기들에서 그 영화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있었다.
그때 우리집에 있던 TV는 20인치도( 지금도 별반 차이없다 ) 되지 않았었다. 케이블 TV라는 개념도 없던 시절이어서 세개 채널이 전부 였다. 주말이면 꽤 기다려지는 프로그램이 '주말의 명화'였다. 그렇게 별다른 생각없이 선택했던 '주말의 명화'에서 보게 되었던 영화였지만 뭉쿨했던 감동의 여운은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마음 한켠에 남아 있다. 이 영화가 만들어졌던게 1968년 이었다. 내가 세상에 나오기도 전의 일이었다. 
영화에는 두명의 남자와 여자 한명이 등장한다. 그들은 각자가 이루고 싶은 꿈이 하나씩 있으며 그걸 이루기 위해 노력하면서 서로를 알게 된다. 비행기 조종사인 마뉘(Manu/Alain Delon, 1935, 프랑스)는 그의 현란한 비행술을 이용해 비행기로 개선문을 통과하는 것이며 카레이서인 로랑 (Roland/Lino Ventura,1919-1987, 이태리)은 자신이 만든 자동차로 최고속도를 갱신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 알게된 르띠시아(Laetitia/Joanna Shimkus, 1943, 캐나다 )는 현대조각가 이며 그녀의 예술혼은 담은 작품전을 갖는 것이다.
파리외곽의 비행장 근처 창고에서 그들은 그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즐겁고 착실히 준비해 갔지만 원하던 '꿈'은 이루는데는 실패하고 만다. 마뉘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개선문으로 향하지만 프랑스 혁명기념 준비를 위해 설치해 놓은 대형국기가 그의 꿈을 가로막고 있었다. 결국 그 일로 비행면허까지 취소된다. 로랑은 직접 만든 자동차를 타고 트랙을 돌기 시작했지만 엔진과열로 불이 붙는 바람에 이제까지 그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르띠시아는 작품전시회를 열지만 평론가들의 혹평으로 크게 낙담하게 된다.
그렇게 현실에서의 꿈에 실패한 세명의 남녀가 또 다른 꿈을 이루기 위해 나선다. 콩고 내전때 비행기로 피난을 가던 어느 백인 부자가 지녔던 보석들이 지금도 바다 속에 그 비행기와 함께 가라앉아 있다는 정보를 우연히 입수한 이들은 아프리카로 갈 계획을 세운 것이다. 배도 빌리고 잠수 탐사 장비도 준비하면서 현장에 도착한 세 사람은 보물찾기를 시작 한다. 추락한 비행기의 조종사의 도움 까지 받아 우여곡절 끝에 보물을 찾게 되고 공평하게 배분하지만 그들의 계획을 눈치챈 갱단이 그들을 뒤 쫓아 오고 있었다. 결국 그 갱단과의 총격전에서 르띠시아가 죽고 만다.
이제 막 르띠시아에게 향한 애정의 감정이 싹트고 있었던 두 남자는 시리도록 푸른 바다속에 그녀를 수장 시켜준다. 
마뉘와 로랑은 프랑스 서부에 위치한 르띠시아의 고향을 찾는다. 르따시아가 얘기 해줬던 고향 앞바다에 있는 폐허가된 교도소 섬을 가게 된다. 로랑은 자기가 가진 돈으로 이곳에 호텔을 짓고 싶다는 말을 꺼낸다. 창문만 열면 곧바로 바다낚ㅅ를 할 수 있는 멋진 해상 호텔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다. 르띠시아가 고향 앞바다의 섬을 호텔로 만들고 싶다는 얘기를 자주 했던걸 기억하고 있던 로랑은 마뉘가 르띠시아를 사랑했기 때문에 그런 계획을 세울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만이 갖고 싶었던 르따시아에 대한 애정에서 나오는 질투심을 내비친다.
그러나 그곳까지 르띠시아를 죽게 만든 갱단이 뒤쫓아 온다. 한때 독일군의 무기고로 사용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마뉘와 로랑은 무기를 찾아 그들을 모두 물리치지만 이번에는 마뉘마저 그만 죽고 만다. 로랑은 죽어가는 친구의 귀에다
르띠시아는 오직 너만을 사항 했었어, 이 친구야... 라는 말을 울먹이며 한다. 영화는 보야르 성을 서서히 멀어지면서 끝나게 된다.
...
'꿈'이 좌절된 젊은이들이 또 다른 꿈을 찾아 나섰다. 그러나 그들을 기다린건 또다른 절망.. 비극적인 이영화의 장면장면이 되는것 하나 없다는 우울한 생각으로 가득했던 시절의 마음을 위로 해주었었다. 그들이 이루고자 했던 '꿈'을 실패했지만 그 '꿈', '하늘', '바다' 만으로도 세상을 즐겁게 살아갈 수 있구나 하는 대책없는 위로였는지 모르겠지만..
'카타르시스(정화)'등의 말을 끄집어내 말을 만들 재주는 없다. 두고두고 마음에 남는것 만으로도 보물을 건질 셈일 것이다.
월요일, 11월 03, 2008
낚이다.

공사 생도가 "F-15K는 살인기계" - 조선일보
위의 기사를 보고서 약간의 의문을 가지긴 했지만 그가 군장교로 임관되기에는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의 생각이 별다른 문제를 가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직업군인으로써 걸어가야할 현실과 사상의 틈이 너무 커보였다. 조금이라도 더 일찍 자퇴 하는것이 그의 미래를 위해서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가졌다. 그러나 그 사건의 좀더 자세한 내막을 듣고서 좋게 표현해 '보수언론'의 '날조'에 '낚였다'는걸 알았다.
“넌 참 좋은 기계인데 요즘은 살인기계로 보여. 나는 심란해. 내가 이 기계를 몰게 될 수 있을 텐데 실수로 죽지 않아도 될 사람들을 죽일 수도 있겠구나.”
그의 블로그에 올려진 위의 글에 누리꾼들이 찬반 댓글을 달기시작했고 기무사가 이 내용을 포착해 공사측에 통보했다는 것이다. 공사측은 3개월여의 조사와 면담끝에 그 생도를 퇴교 조치하기로 했는데 공군은 F15K를 비하해 신성한 국토방위의무를 수행 중인 다른 군인들의 사기를 떨어뜨렸고 사관학교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것이 퇴교 이유였다는 것이다.그래도 3개월에 걸친 조사,면담 기간이 있었던걸로 보아 일방적인 조치가 아니라, 군인의 길을 걷게 될 공사생도의 가치관 혼란에 따른 과정에서 면담 등을 취하고 서로 합의해서 퇴교절차를 밟은 것으로 보여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민간인과 군인을 구분하지 못하는 폭탄으로 '폭격'을 해야하는 이가 가질 수 있는 지극히 당연한 의문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이유를 들어 4학년 생도를 퇴교 시켰다니 우리 군의 폐쇄성과 지적수준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자기가 다루는 무기가 무고한 사람들을 죽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는게 정작 큰 문제가 아닐런지. 육,해,공군이 분리되어 서로에게 끼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던 과거의 전장에서 점점 복잡해지고 합동작전이 중요해져가는 현대전에서 승리하기 위한 작전의 기본능력으로서도 다양한 상상력과 생각의 발휘는 가장 중요한 기본요소일 것이다. 사관학교라면 건강한 판단력과 행동을 위해 의문을 던지고 사유하게끔 기회를 부여해야 하는것이 올바른 아닐까.
2차대전 말기에 일어난 드레스덴 폭격과 히로시마 원폭같은 일은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고 전쟁이 있는한 계속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너무도 확실한 역사적 사실을 애써 가리려 해봐야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에 다름 아니며 국방부의 금서 지정과 같은 조롱만 당하고 말것이다. 사관생도들이 사회와 동떨어져 살아가는 존재들도 아니고 일반적인 대학생들과 다름없는 사유를 하는것은 문제가 아니다. 다양한 가치관들이 가지는 의미와 그 속에서 자기들이 걸어가는 길의 성격과 한계를 충분히 인식시켜주는 것이 그들이 말하는 '정신교육'의 올바른 방법이고 사관생도를 장교답게 키우는 길일 것이다. 
보수언론에서 말한 공산당 선언은 해당 생도 홈페이지에 있지도 않았고, 공군사관학교 도서관에 참고용 도서로 비치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한 생도의 '자연스러운 고민'을 냉전 의식으로 멋대로 칠해 '좌파, 반전'괴물로 바꾼 기사에 내가 낚였던 것이다. 진실를 분별해 내기 위한 눈을 가지는게 아직도 요원한 일이 아닌지 스스로에게 실망을 느껴야 했다.
그 공사생도의 미래를 기원하고 싶다.
"공산당 선언의 공자도 없었다" - 경향신문
금요일, 10월 31, 2008
서점
점점 '오프라인' 서점에 갈일이 줄어들고 있다. 매일 2시간 이상 이용하는 지하철속에서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다 보니 독파력이 조금 늘으난데다 보고 싶은 책이 많아져 인터넷서점의 10%할인 가격을 무시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보고 싶은 책들은 인터넷 서점을 통해 구매고서는 서점은 '특별히'지날일이 있을때 들러 서점의 분위기를 느끼며 '우연히' 눈에 띄는 책을 한,두권 골라서 사는 곳이 되었다.
서점이 가진 특별한 매력을 느끼게 된건 한 7,8년전 교보문고를 찾을때 부터였다. 지금 사는곳으로 이사 온후 광화문이 특별한 일이 없어도 가볼 수 있는 곳이 되었다. 근,현대사를 아우러는 유적이 많은 세종로 일대는 그저 걷는것만으로도 기쁨을 주는 곳이 많아 카메라 하나 매고 어슬렁 거리는 맛이 참 좋은 곳이었다. 물론 구석 구석 유쾌하지 않은 모습으로 서 있는 경찰들의 모습만 빼면. 그런 외출의 마지막은 꼭 교보문고를 찾는 것으로 끝났다. 세상에 가진 호기심과 수많은 대답들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그곳이 점점 특별한 존재로 자리 잡아갔다.
예전처럼 서점을 자주 찾지는 못하지만 인터넷서점의 '효율, 편리성'을 뛰어넘는 무엇이 '오프라인' 서점에는 있다. 사람의 오감을 자극하고 만족시켜주는 느낌을 인터넷서점은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언젠가 광화문을 지나면서 길 건너편 교보문고에 걸려 있는 글판의 글귀가 눈에 들어왔던 적이 있었다. 그 글귀를 보는 순간 무엇에 홀린듯이 종이를 꺼내 적기 시작했었다.
‘떠나라 낯선 곳으로, 그대 하루하루의 낡은 반복으로부터’.jpg)
'짠'하게 와 닿았던 이 글귀대로 실천한적은 없는거 같지만 마음 한켠에 자리잡은 뭉쿨한 글귀였다. 지금도 그곳을 지날때면 때때로 바뀌어가는 글귀들을 바라보는것도 즐거운 일이다. 처음 봤던 그 글귀는 시인 고은님의 '낯선 곳'이라는 시에서 따온 글귀였다. '짠'하는 감동을 느낀 후 10년만에 인터넷에 검색해 봤다.
낯선 곳 - 고은
떠나라
낯선 곳으로
아메리카가 아니라
인도네시아가 아니라
그대 하루하루의 반복으로부터
단 한 번도 용서할 수 없는 습관으로부터
그대 떠나라
아기가 만들어낸 말의 새로움으로
할머니를 알루빠라고 하는 새로움으로
그리하여
할머니조차
새로움이 되는 곳
그 낯선 곳으로
떠나라
그대 온갖 추억과 사전을 버리고
빈주먹조차 버리고
떠나라
떠나는 것이야말로
그대의 재생을 뛰어넘어
최초의 탄생이다 떠나라
서점 이야기
수요일, 10월 29, 2008
카바이드 램프

아버지께서 낚시를 가거나 오실때 가방을 열면 특유의 냄새를 내던 카바이드향이 생각난다. 야외에서 사용할 별다른 조명기구가 없었던 그때에는 빠트릴 수 없는 도구였을 것이다. 개스, 휘발유, LED등도 사용해 봤지만 소음(개스,휘발유)과 차가운 느낌(LED)을 주는 것과 달리 '은은한' 불빛과 '따뜻'한 기분을 주던 기억이 아련히 남아 있다. 은은한 느낌의 카바이드 불빛을 캠프장에 켜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 파는곳이 있을까 검색을 했다. 국내에서는 찾을 수 없었고 해외에서도 드물게 판매하는곳이 있는데 대부분 카바이드 램프가 만들어졌던 초창기(1900년대초?) 광부들을 위해 만들어졌던 것들중 재고로 남아 있던것이거나 상태가 좋은것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그리고 예전에 만들어졌던 것들을 재제작해 판매하는 곳도 찾았는데 환율이 진정되면 구입을 적극 고려해야 겠다. 그런데 연료인 '칼슘 카바이드'가 폭탄제조의 가능성때문에 판매금지 품목으로 묶여 있다. 쩝~
칼슘카바이드에 물이 들어가면 발화성 가스인 아세틸렌으로 변성되는데 여기에 불을 붙이게 된다. 보통 몸체의 구조는 물이 들어 있는 상부와 칼슘카바이드가 있는 하부로 이루어져 상부에서 하부로 조금씩 떨어뜨리는 물의 양을 조절하면서 아세틸렌 가스의 양이 조절하는 방식으로 밝기를 조절하게 된다. 반짝이는 황동 몸체를 가지고 있는 저 카바이드등이 켜진 캠프장에서 소주한잔 기울이고 싶다.
화요일, 10월 28, 2008
Solar Spark Lighter
콜라캔과 초콜렛바로 불붙이기.
이렇게도 불을 붙이는 방법이 있었다. 콜라캔의 바닥을 거울처럼 매끈하게 연마하면 돋보기 처럼 햇빛을 모아 촛점을 만들어 불을 붙인다는 것.

여기에 초콜렛을 뭍힌다음 헝겊이나 여타의 연마할 수 있는것들로 맨들맨들하게 닦아낸다. 거친 헝겊을 사용할 경우 1시간정도 문지르면 원하는 만큼의 광택을 낼 수 있다. 단 이과정에서 남은 초콜렛은 절대 먹으면 안된다. 알루미늄 조각이 미세하게 묻어 나면서 독소(Toxie)를 포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의 사진은 촛점이 잡히는 위치를 보여주는 사진이다. 종이 조각을 갖다 대면 어느정도 거리에서 최적의 촛점이 맺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 동영상(Youtube)
☞ 원문보기 : Fire from a Can of Coke and a Chocolate Bar
희망과 용기
"... 자기 기만이 없다면 희망은 존재할 수 없지만, 용기는 이성적이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본다. 희망은 소멸할 수 있지만 용기는 호흡이 길다. 희망이 분출할 때는 어려운 일을 시작하는 것이 쉽지만 그것을 마무리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전쟁을 이기고, 대륙을 제압하고, 나라를 세우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희망 없는 상황에서 용기가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해 줄 때 인간은 최고조에 달할 수 있다... " 에릭호퍼 자서전 중 '길 위의 철학자 - 인간에게는 희망보다 용기가 필요하다' 에서.
'희망과 용기', 곧잘 붙어서 사용되는 말이기도 해 하나로 묶일 수 있는 비슷한 단어려니 했다. 그런데 에릭 호퍼의 책에 두말의 차이에 대한 부분이 있었다. 곰곰이 생각을 하니 곧 공감을 가질 수 있었다. 내게도 어려운 시간들이 있었다. 그것들을 지나오게 지탱해 준건 '희망'이었다. 하지만 현실을 직시하는 '용기'가 있었다면 시간들이 짧아졌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희망'은 끊임 없는 '자기 기만'을 통해 버텨갔다. 결국에 희망이라 믿었던 것들이 한낱 신기루 에 지나지 않았음을 알게되고 '용기'가 없는 희망이 열정과 에너지를 소진시키기만 하는건지를 깨닫게 되었다.
'용기', 싸움터에 나가 적을 무찌를때만 사용되는 단어로만 여겨왔었다. 당면한 문제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오롯이 받아들일 수 있을때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는 말이었다.
금요일, 10월 24, 2008
나라 말아먹기
“정권이 바뀌고 내가 당선되는 효과만으로도 내년엔 주가가 3000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실물경제를 한 사람이기 때문에 허황된 정치적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아마 임기 5년 중에 제대로만 되면 (주가가) 5000까지 가는 게 정상”이라며 747기를 타고 하늘을 나는 꿈을 키워주던 명박이의 장미빛 미래는 '경제파탄 대통령' 시절 1895.05 포인트까지 올라갔던 코스피지수가 930대 포인트로 반 토막이 나면서 1997년 환란’에 버금가는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남탓 좋아하는 그가 이번 사태를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촉발됐음을 강조하는 '남탓(대외 여건)' 탓으로만 돌리는건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물론 지금의 상황을 모두 명박이 탓으로 돌리는건 맞지 않다.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가불안정은 누가 대통령이 되었건 피해갈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위기를 맞았다는데 있지 않다. 나라안밖에서 들려오는 위기 신호를 무시해오다 이제서야 상황이 심각하다는걸 깨닫고 과도하게 불안감을 불러일으키는 발언을 쏟아내는 것이 문제이다. 풍랑이 닥쳐오고 있고 여기저기서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는데 선장은 태평하게 괜찮다는 말만 하며 아무것도 하지않고 있다 뒤늦게 허둥지둥 키를 잡고 배를 바로 세우려는 격이다. 그마저도 제대로 하면 모를까. 혼란과 불안만 가중시키는 정책만 연달아 내놓고 있다. 다음은 명박이가 이제껏 내뱉어온 말들이다. 대통령이라는 이의 상황인식과 대응능력은 참담할 정도 이다.
9월9 일 "외환위기 때와 상황이 다르다. 어려움은 있지만 위기는 전혀 없다"
10월 7일 "현재 위기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와는 다르다"
10월 13일 "우리가 지금 어렵긴 하지만 IMF 외환위기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10월 20일 "오히려 지금이 기호일 수 있다". "IMF 때는아시아만의 위기였기 때문에 우리만 정신 차리면 외국에 수출을 늘려 충문지 극복할 수 있는 환경이었으나, 지금은 세계 전체가 실물경기 침체로 어려운 만큼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
10월 21일 "총괄적으로 지금 상황이 IMF 위기 때보다 심각하다. 그때는 아시아만의 위기였지만 지금은 세계경제 전체가 실물경제 위기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에 우리만 회복된다고 위기를 넘어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런데 그린스펀조차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시장 독재의 폐해를 지적하는 판에 쥐박이는 뭐가 그렇게 잘났는지 자기 잘못은 조금도 없다며 잘못된 시장 독재 정책을 계속 강행하겠다고 핏대를 올린다. 오히려 시장의 규제완화를 통해 시장의 자유를 확대해야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고 짖어대고 있다. 예컨대 놀랍게도 강만수 장관은 이 위급한 와중에도 종부세 완화를 계속 강행하고, 덧붙여서 양도세도 인하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주에 잇따라 발표된 건설업에 9조2000억 원의 혈세를 퍼주겠다는 것과 은행에 대해 역시 엄청난 혈세를 퍼주겠다고 한 것도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기가 막힐 따름이다. 도대체 어쩌다 이런 돌대가리를 대통령으로 뽑고 말았을까?
문제는 그냥 소망교회에서 열심히 기도하는것이 더 어울렸을 자를 대통령자리에 앉힌 죄를 고스란이 서민들이 짊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명박이는 "제가 가장 무거운 짐을 지고 앞장서겠다"며 "서로 믿고, 자신감을 갖고, 다함께 힘차게 나아가자"고 하면서 함께 가자고 한다. 그자가 진다고 한 '가장 무거운 짐'이 뭘까?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서민들의 불안한 현실과 미래만큼 '가장 무거운 짐'이 있을까? 여론은 개무시한 채 상식부재, 소통부재, 막가파 식의 정치행태를 펼쳐온 그에게 그런 의미를 생각하리라 기대하는것 조차 벅찬 일이다. 명박이는 아마 지금쯤 30년지기 소망교회 교우 만수와 함께 '환난과 고통을 헤쳐'나가게 해달라는 기도나 하고 자빠져 있을 확률이 99%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