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5월 16, 2008

스승의 날?


경찰이 수업중인 학생을 불러 조사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기사를 보면서 경찰이 학교를 찾아 갔다는 것에서는 별다른 느낌을 받지 않았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권력자의 입맛에 맞게끔 알아서 움직이는 그들이 예전의 버릇을 되살리는듯한 모습은 특별한 것도 아니다. 미친소의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의 찾을것도 없을거 같은 배후를 밝히겠다는 정부의 닭짓을 여전히 아무 생각없이 따라 한것 뿐인 것이다. 권력을 가지지 못한 서민들 앞에선느 군림하려들고 권력앞에서는 알아서 기는 그들눈에 하찮아 보이는 학생하나 조사하러 가는데 무슨 깊은 생각을 하고 갔겠는가.

이 기사에서 정작 놀랐던건 그 학교 교사들의 태도 때문이었다. 다음의 기사를 읽어 보자.

"지난 6일 학교에서 한국 지리 수업을 받고 있었는데 담임 선생님이 갑자기 교실로 들어오더니 다짜고짜 귀를 잡아끌었다"며 "어디로 누굴 만나러 가는지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한 채 학생 주임실로 끌려가보니 경찰이 앉아있었다"고 밝혔다.

학생을 데려오라는 경찰의 지시에 순순히 복종해서 수업중인 학생을 끌고 갔다는 것이다. 현행범이거나 긴박한 상황에서 체포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학생들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교사라면 당연히 먼저 경찰을 제지 했어야 하는것 아니었을까? 학교가 뭐하는 곳이라는 인식과 교사라는 직업의식이 닭머리의 100분의 1만큼이라도 있었다면 경찰이 부른다고 수업중인 학생을 그렇게 끌고 나갈 수 있었을까? 이것만으로도 놀랄 일이지만, 그 이후 교사들 사이에 '사고친 학생'이라는 식의 소문이 퍼져서 학생을 비난했다는 대목은 더더욱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이런 참담한 기사를 '스승의 날'에 읽어야 했다. 내 기억을 더듬어도 그렇고 요즘의 학교는 미친듯이 공부해서 일류대학을 가는게 제일이라는 것 외에는 별다르게 배울것이 없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나 교사라는 직업에 '스승'이라는 낱말을 붙이는건 공교육 기관 교사의 역할에 대해 마지막 기대는 버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일 것이다. 교사는 학생들의 가치관 확립을 위한 인성교육과 함께 외부의 압력으로부터도 학생들을 보호할줄 알아야 한다. 이번 일은 교사들 스스로 권위와 체면을 깍아내린 수치스러운 일로 인식해야 한다.

무책임한 교사들은 아무소리 말고 조용히 공부만 하기를 원하겠지만 미친소 사태를 겪으며 이미 학생들은 정부와 유력언론들이 왜곡과 거짓을 밥먹듯 한다는걸 확실이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