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고 이맘때가 되면 꼭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한석규, 심은하가 주연했던 8월의 크리스 마스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구서 두번째 맞이하는 겨울이었다. 쉽지 않은 시간을 지나고 있었으며 사회는 IMF의 여파로 우울한 분위기였다. 노량진에서 살던 때였다. 출근을 위해 매일아침 916번 버스를 타고 강남고속터미널앞에서 내려 전철로 갈아타야 했다. 전철로 들어서는 입구에는 언제 부터인지 눈에 띄는 영화포스터가 있었다. 한석규와 심은하가 겉옷으로 내리는 눈을 피하는 모습으로 활짝 웃는 뭔지 모를 설레임을 주는 느낌이 들었다. 8월이라는 여름과 크리스마스라의 겨울이 어울린 제목은 봄날의 따뜻한 햇살이 생각나게 했다.
그로 부터 몇달이 지나서 영화를 봤다. 참 좋은 영화를 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여운이 꽤 오래 갔었다. 한석규와 심은하가 밤길을 걷는 장면에서는 처음 팔짱을 낄때의 알싸한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같이 봤던 사람에게서도 어느정도의 연정은 가지고 있었던거 같다. 영화처럼 가슴벅차고 애절한 느낌의 만남까지는 가지 못했다. 스스로를 제대로 추스리기도 힘든 상태였기에 제대로된 연애는 내 영역 밖의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만나고 헤어지는 모습을 참 애절하게 표현한 영화 였다. 영화속의 사람들처럼 그때 내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대부분 서로의 길을 갔고 기억의 흔적들만이 초원사진관 처럼 남아 있다. 그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창밖으로 심은하를 애절한 모습으로 바라보던 한석규의 모습처럼 그렇게 사라져간 사람도 있었고.. 그리고 무심히 시간은 흘렀다. 앞으로도 그렇게..
이 영화의 팬싸이트가 있음을 오늘 알았다. http://absurd5.nasol.net/
금요일, 12월 08, 2006
8월의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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