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9월 02, 2007

가을 문턱에 돋아난 새싹들.

조그만 텃밭을 일구고 있다. 지난주에 뿌렸던 무우씨와 배추 모종이 싹을 돋기 시작했다. 배추모종을 처음 받고서 심었을때 너무 연약해 보여 이중에서 몇개나 자리를 잡게 될까 걱정했었는데 오늘 보니 모두 자리를 잡아 파릇파릇하게 올라오고 있었다.
뿌렸던 무우씨들은 그물망을 덮어두었었지만 비둘기등 날짐승들은 그물망을 헤짚고 주변의 씨았을 파먹었다. 그런 무우씨들도 이제 싹을 돋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텃밭 농사를 먼저 했던 사람들이 배추는 잘되지 않는다고 했다. 배추를 키우기 위해 화학 농약을 뿌리기 싫던 차에 유기농 농약이 있음을 알았고 한번 시도해 보기로 했다.

예쁘게 자리를 잡은 배추와 무우가 잘자라 기쁨을 수확할 수 있으면 좋겠다. 텃밭농사는 노동의 의미와 우주원리를 체득할 수 있게 하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밭에 사마귀 한마리가 있었다. 둘째 윤성이가 호기심가득한 눈으로 보고 있다. 자연으로부터 너무 멀어져 버린 아이들에게 곤충들이 사람과 같이 살아가고 있는 존재들임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교육의 기회도 된다.
박각시 한마리가 주변밭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밤에 주로 활동하는 나방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놈은 해가 없어서인지 연신 빨대처럼 길다란 대롱을 꽃에다 꽂고 있었다.

수요일, 8월 29, 2007

아프카니스탄 인질석방

어제 밤에 남아 있는 인질들 모두를 석방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찌되었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민족, 조국이니 하는 말들이 얼마나 공허한 개념인지를 알게 되었다. 그렇게 한민족, 단일민족, 대한민국을 외치던 나라의 국민들이 자기나라 사람들의 위태로운 목숨앞에서 어떻게 냉소를 보내고 외면할 수 있을까. 인질들이 선교를 목적으로 그곳에 갔음을 알려주는 내용의 글들을 번역까지 해서 탈레반의 홈페이지에 게재까지 한 사람이 있었다니 그런 잔인한 사람들과 같은 민족, 국민이라는 사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건지 의아하기 까지 하다.

목요일, 8월 02, 2007

비슷한 취향

나는 왜 끈 달린 수첩에 껌뻑 죽는가

연필과 종이에 집착하는 나의 성향을 닮은 사람의 기사를 봤다. 사지 않고서는 배기지 못하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지우개가 달린 연필과 메모하기 좋은 종이류들만 보면 한참 망설임을 겪어야 하는 기분이 어떤건지를 잘 알기 때문에 내내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우연히 만났던 Dixon의 연필은 모두 세타스를 샀고 그중 한타스는 평생 소장의 의미로 포장을 뜯지 않은 상태로 두고 있다. Faber Castell의 GoldFaber는 개별로 손에 들어온거 까지 합하면 얼추 세타스 정도 되는거 같다. 또 연필을 손수 깍는걸 좋아하다보니 연필만큼은 아주 근사하게 깍아 놓을 수 있게 되었다.

하찮아 보이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의미를 부여할 줄 아는것도 삶의 소소한 기쁨이지 않을까.

화요일, 7월 31, 2007

아프카니스탄 납치자 석방노력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사람들부터 구해야 한다. 이런저런 저주에 가까운 말들을 쏟아내는건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다. 더 바란다면 속이 타고 있을 인질 가족들의 처지를 조금이라도 이해를 해보라고 하고 싶다.

우리나라 정부에서 보낸 대통령특사와 아프카니스탄의 대통령이 무슨 긴밀한 협의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다지 영양가 있는 내용은 아니었을것으로 보인다. 아프카니스탄 대통령은 포로석방은 절대 없다고 하고 미국정부도 테러리스트와의 협상은 절대 없다는 영화속에서나자주 듣던 말을 반복하고 있다. 누구도 한국인질의 안위에는 별로 관심 없다는 말이다. 탈레반이 원하고 있는 포로의 석방문제가 빠진 그들의 원칙은 문제를 파멸로 이끌고 가겠다는 말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자국민이 테러범들에게 붙잡혀 있어도 저런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을 수 있을까.

이런 상황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들이 참으로 허무해 보이기 짝이 없다. 조금만 생각을 해도 탈레반 포로석방의 열쇠를 쥐고 있는건 미국이라는걸 알 수 있다. 미국이 벌인 아프카니스탄 침략이었고 미국이 만들어준 현재의 아프카니스탄 정부가 아닌가. 탈레반과의 협상을 위해 사소한 문제도 민감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때에 오히려 탈레반 세력 소탕작전의 강도를 더해가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한국인 납치자의 죽음을 오히려 그들이 벌인 전쟁을 합리화의 좋은 도구로 사용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들게 한다.

이런 일련의 흐름을 볼 때 정부가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노력들이 문제의 과녘을 한참 비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통령 특사를 아프카니스탄으로 보낼게 아니라 부시대통령에게 보냈어야 했다. 원만한 해결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탈레반에 대한 공세작전, 테러단체, 사악한 따위의 것들이나 테러범들에게 양보가 없다는 그들의 원칙을 잠시라도 중단해달라고 해야한다.

굳건한 한미동맹이라는게 겨우 이런것이었을까.

토요일, 7월 28, 2007

Sierra Zip Stove

눈여겨 보던 버너를 샀다. 이름이 Sierra Zip Stove여서 환경보호단체인 Sierra클럽과 관계가 있나 했는데 그건 아닌 모양이었다. Ultralight Backpacking에 대해 알무렵 눈에 띄었던 물건이었다. 한 3년쯤 지났나? 잊을만 하면 머릿속을 맴돌아 맘먹고 주문했다. 본사에 직접 주문했었으나 2주이상 기다릴 수 있냐고 묻길래 포기하고 다른곳을 찾았다. 언뜻 보기에 가장 문제가 될듯 싶은 모터를 같이 구입하려 했는데 마침 캐나다에 있는 쇼핑몰에서 부품을 같이 파는 곳이있었다.

AA사이즈 배터리 하나로 10시간정도 팬을 돌릴 수 있다니 이로써 캠핑에서 연료걱정은 끝난셈이다.( 물론 간단히 조리할 정도의 개스버너는 보조로 가지고 있는게 좋다. )

생각보다 튼튼하지 못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모터도 외부에 노출되어 있고 배터리 넣는 부분도 방수기능은 고려되지 않아 내구성에는 썩 신뢰가 가지 않는다.

성능은 기대한만큼 나왔다. 정확한 화력을 잰다는게 애당초 힘든 물건이다. 화력은 넣는 나무조각과 양에 따라 결정된다. 나무조각이 들어가는 부분에 차곡차곡 넣지 않는 이상 불이 계속 붙을 수 있도록 연료를 보충해 줘야 한다.

비오는 날에는 어떻게 사용하나 걱정을 했었다. 마침 처음사용했던 때가 장마철이고 전날 많은 비가 내린 후여서 구할 수 있는 나무조각들은 죄다 젖어 있었다. 처음 불씨만 살려 주니 젖은 나무들도 문제없이 타기시작했다. 날씨 영향은 거의 받지 않는 셈이다.

산이 많다고는 하지만 오지라고 부를 수 있을만큼 사람사는곳과 떨어진 곳이 별로 없는 우리나라의 등산문화에서는 좀처럼 소용이 없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직까지 수입이 되지 않은지도 모른다. 산속으로 들어가면 몇일씩 문명과는 떨어져 있어야 하는 북미쪽의 등산 문화에 꼭 맞는 제품인거 같다.

목요일, 6월 07, 2007

불가항력적인 일들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을 겪을때가 있다. 개인의 역량을 훨씬 넘어서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결과를 지켜보고만 있어야 할때 어떻게 하면 이런 무기력한 순간을 지혜롭게 헤쳐 나가는 방법일까. 그 일을 겪은 이후, 삶이 바뀔정도의 일이라면 어떻게 받아 들이는게 현명한 일일까. 곧바로 받아들이기엔 너무 야박한 교과서적인 답안들은 이미 머릿속에 있거나 어디에나 널려있다. 그런때 필요한건 속깊은 이해와 동감이 아닐까.

확실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주변인으로 맴돌던때가 있었다. 한심한 현실을 깨닫지 못하고 제자리 뜀박질 마냥 현실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면서 그렇게 서서히 망가져 가고 있을때가 있었다. 물론 세상살이는 오롯이 제가 책임지고 헤쳐 나가야 한다고 다짐 정도는 몇번씩 했었다. 하지만 직장생활에 첫발을 막 내디뎠을때의 나는 그런 현실을 깨닫고 헤쳐나가기엔 너무나 어리숙하고 여리기만 했었다. 어쩌면 감당하기 힘든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야박함을 느낄 정도로 아무런 귀띔을 해주지 않았던 이들에게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일거다.

그렇게 돌아갔던 내 세상이었지만 그런와중에서도 위로와 이해를 주었던 것들도 있었다. 퐁네프의 연인들에서 시력을 잃어가는 미쉘을 치료하기 위해 붙인 벽보를 알렉스가 불태우는 장면이 있었다. 미쉘을 뺐기고 싶지 않은 알렉스의 절박한 마음에서 알수없는 뭉쿨한 마음을 느꼈다. 그리고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이끌었다.

사무실 이전

근무하던 사무실이 이전을 했다. 익숙했던 3호선을 벗어나 서울의 서쪽으로 갔다. 회사 생활의 시작이후 줄곧 3호선을 오가는 곳에 사무실이 있었다. 처음 들어갔던 곳은 신사역에 있었고 이전을 했던 곳도 3호선 양재역 근처였다. 두번째 회사도 3호선 동국대 입구역 근처에 있었다. 그리고 세번째 직장도 본사는 다른곳에 있었지만 근무처는 3호선 충무로역에 있었기에 줄곧 3호선을 오가며 직장생활이 이어진 셈이다. 그리이전한 후 타고 다니는 버스번호도 역시 3500번 아니면 303번이어서 3이라는 숫자가 내 삶과 우연한 인연을 가지고 있는게 아닐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이사를 하는날, 마지막으로 9000번을 타고 중앙극장앞에서 내려 사무실로 향했다. 매일 지나쳤던 충무로 사진골목의 모습을 담았다. 카메라 상점 진열대위의 장비들이 설레임도 익숙해진 느낌이었는데 이곳을 찾는것도 큰행사가 되지 않을까.
사무실에서는 북한산이 보였다. 비가 갠 오후면 손에 잡힐듯이 보였다. 아래로 오래된 동네의 흔적들을 보여주는 복잡하지만 왠지 정감이 가는 풍경이 있었다. 새로 만들어진 동네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골목 구석구석 잔뜩 사연들을 안고 있을 듯한 그런 정감.

또 창문너머로는 외국계 은행의 파란색 간판이 눈에 들어왔었다. 비오는 저녁에 젖은 아스팔트 위로 흩어져 비쳐진 파란색 간판의 모습이 참 예뻤다는 기억이 있었다. 다시 보기 힘들지도 모르는 파란색 색감의 기억을 담았다.

수요일, 6월 06, 2007

이리듐 펜촉

우연히 손에 들어와 쓰고 있는 만년필의 펜촉이 이리듐이었다. HP에서 판촉물로 나눠줬던거 같고 원래주인이 누구였는지는 모르지만 그다지 신경써지 않는 자리에서 먼지가 잔뜩 쌓인 모습으로 내 눈에 띄었었기에 고급 만년필촉에 사용하는 이리듐촉이 붙어 있을거라고는 생가지도 못했다.

인터넷에서 이리듐에 대해 찾아 보았다.

※ 이리듐( Iridium )

원자번호 77
원자량 192.2
녹는점 2,447℃
끓는점 4,527℃
비중 22.42(17℃)



이리듐이란 이름은 무지개를 뜻하는 라틴어 Iris에서 온 것으로 이리듐 염이 무지개 빛으로 빛나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약자로는 Ir이라고 쓰는데 무겁고 잘 깨지는 흰색 금속으로 공기, 물, 산에는 반응하지 않은데 가성소다(수산화 나트륨)에 의해서 녹일 수 있다.

이리듐은 세상에 존재하는 금속 중 부식에 가장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덕분에 화학적으로 안정한 특수한 용기를 만들거나 고온으로 가열하는 도가니를 만들 때 쓰인다. 그리고, 백금을 강하게 만드는 성분으로 첨가되는데 90% 백금에 10% 이리듐을 섞어서 만든게 파리에서 kg 단위를 재는 국제 표준으로 이용되고 있다. 미터 단위의 표준으로 사용되기도 했는데 지금은 크립톤의 동위 원소 스펙트럼의 파장을 재는 걸로 대신하고 있다.

몽블랑은 고급 모델에다 14k, 18k 촉을 쓰며 실제 써지는 부분은 이리듐 합금을 써서 보강해 놓고 있다. 이 이리듐 펜 촉이 개발된 게 미국의 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 때문이었다고 한다. 메모광)이었던 제퍼슨은 무쟈게 깃털펜을 사용했고 그 와중에 알고 있던 호킨스란 발명가에게 이 얘길 하게 된다. 제퍼슨은 계속 펜을 연구하여 1834년 만들긴 했으나 이리듐이란 게 원체 강하다 보니 가공이 힘들고 비싸서 결국엔 이리듐 펜 촉을 가진 펜이나 만년필도 아무나 쓸 수 없는 물건이 되어버려 개발한 지 1년만에 특허를 팔아 버렸다.

이리듐 펜 촉이 쓰인 펜은 무척이나 고급 펜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왜냐고? 이리듐 자체도 비싼데다 이리듐 가공도 무쟈게 힘들기 때문이다. 참고로 현재에는 몽블랑을 포함한 몇몇 고급 메이커만 이리듐 펜 촉을 끼운 펜을 만들고 있는데 가끔 색깔만 이리듐처럼 은색을 띤 펜을 속여서 파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http://monthly.chosun.com/board/view_content.asp?tnu=200310100039&catecode=&cPage=1

일부 자동차의 부품에도 쓰이는 모양이다. 점화플러그에도 쓰이는 경우가 있는 모양이다. 자동차에 쓰이는 이리듐 플러그의 장점은 백금보다 700도 정도나 높은 녹는 점 때문에 고온에서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성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조 : 산업 기술 프로슈머들의 놀이터 ( http://www1.enfun.net )

화요일, 6월 05, 2007

놋쇠


방짜 유기 그릇들을 주문했다. 구리조각들이 눈에 띄면 어떻게든 손에 넣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그래서 주변에 구리로 된 것들이 꽤 있는 편이다. MIT의 열쇠고리, 도끼모양의 부적, 알콜버너 두개( Turbo II-D, WestWind ), 묵직한 느낌이 좋은 호주 동전등등. 매일 휴대하는 가방을 뒤져도 당장 여러가지 구리조각들을 몇개 발견할 수 있다.

쉽게 구매하기엔 가격이 높은 편이라 꽤 많은 고민을 나눈 후 구입을 했다. 그리고 그동안 인사동에 갈때마다 유기점들을 둘러보며 눈썰미를 키워왔었다. 그러던중 결국 구입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놋쇠의 따뜻한 느낌이 좋다. 철, 스테인레스, 마그네슘등 가까이 접하는 금속과 가장 큰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구리조각들을 왜 좋아하게 되었는지는 잘모르겠다. 잘 닦아 놓으면 반질반질 거울처럼 빛나는게 좋았던건지. 군대 생활때 총의 약실에 탄환이 장전되는 소리가 참 좋았던 기억은 있다. 결국 밥그릇까지 놋쇠로 바꾸게 되었다.

※ 구리, Copper. 원소 기호 Cu는 Cuprum이란 라틴어로 구리 원광이 풍부했던 사이프러스 섬을 뜻한다고 한다.원자량은 64. 비중은 8.92, 철보다 약간 무겁다. 원자번호 29번, 4주기, 11족.

발견된지는 기원전 5000년 이전으로 철보다 근 2500년 앞선다.

구리 합금은 크게 황동과 청동이 있는데 놋쇠라고 부르는 황동은 구리에 아연(Zn)을 합금한 것이고 청동은 주석(Sn)을 합금한 것이다. 금속은 보통 합금하면 녹는 점이 떨어지는데 황동은 950도, 청동은 1060도 정도가 된다.

목요일, 5월 17, 2007

눈에 띈 분홍색.

충무로에 사무실의 계단에 창문이 있었다. 건물들 틈새를 간신히 보여주는 위치에 있어 통풍구로써의 역할만 하다시피하는 창문이었다. 언제부터인지 틈새로 보이는 건너편 건물 외벽에 대형 영화포스터 걸게 그림이 걸리기 시작했다.

사무실을 이전하던날에도 어떤 걸개그림이 걸려 있었다. 침침한 건물틈새로 보여진 분홍색깔 뮤지컬 광고가 짠~ 하는 느낌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