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3월 20, 2008

춘분 - 봄의 시작

오늘은 공식적으로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되는 절기 춘분이다. 먼저 춘분의 설명을 찾아 봤다.

밤과 낮의 길이가 같다는 춘분은 만물이 약동하는 시기로 겨울의 속박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때이다. 추운 북쪽지방에서도 "추위는 춘분까지"라고 했다.

일년 중 춘분에서부터 약 20여일이 기온상승이 가장 큰 때이다. 이때는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난춘(暖春)시기로 일년 중 농부들이 일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이다. 이때를 두고 옛사람이 말하기를 "하루를 밭 갈지 않으면 일년 내내 배부르지 못하다." 했듯이 동양에서는 이 날을 농경일로 삼고 씨앗을 뿌렸다. 춘분때는 이웃끼리 파종할 씨앗을 바꾸어 종자를 정선한다.

봄을 맞이하는 것이 마냥 맘이 편한것만은 아니었다.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어서 봄을 누구보다 기다렸다. 동지가 지나면서 부터 마음속에서는 봄을 맞이하기 시작하는데 왠지 불편한 이유는 점점 옅어지는 겨울을 지나고 봄을 맞이 하기 때문인거 같다. 요즘 같은 따뜻한 겨울이 되기전의 2월, 3월이면 계절이 바뀌는 설레임을 느끼는 때이기도 했다. 겨울속에 있었던 2월 어느날 이었다. 퇴근을 하고 고속버스터미널 건너편 버스 정류소에서 노량진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전히 겨울외투를 입어야 하는 날씨였지만 찬바람 속에서 언뜻 봄기운이 느껴졌었다. 그때와 같은 뭉쿨한 감동이 빠진채 봄이 어느새 오고 만거 같다.

레이첼 카이슨은 '침묵의 봄'에서 화학농약의 무분별한 사용과 환경오염으로 봄이 와도 더이상 새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경고를 했었다. 이제 나에게도 봄은 겨울을 벗어나는 설레임없이 찾아오고 있다. 그리고 불길하게 느껴지는 소식과 함께.


얼마전에 동해에서 1미터 이상의 몸집을 가진 참치가 2000마리나 포획되었다는 뉴스를 봤다. 이게 왠 일인가 싶었다. 온난화의 영향으로 바다의 수온이 올라갔기 때문에, 원래는 따뜻한 바닷물에서만 잡을 수 있는 고등어나 참치의 포획량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인접한 바다에서는 보통은 몸길이 70센치 가량의 참치만 잡을 수 있었는데 해수의 온도상승으로 1미터 이상되는 참치들이 근해까지 올라오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운동단체인 그린피스가 공개한 비에드마(Viedma) 빙하의 1930년대 모습(위쪽)과 최근(아래) 모습 비교사진이다. 비에드마 빙하는 칠레-아르헨티나 국경 안데스 산맥을 따라 자리잡은 남파타고니아 빙원에 위치하고 있다. 그린피스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몇 십년 후에는 비에드마 빙하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봄을 맞이하면서 염세적인 생각을 하는 것일까? 그래도 봄이면 화창한 햇빛과 놀이공원의 화사한 색상들, 물오르는 푸른잎들이 떠오르지만 ...

"자연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조용하였다.
그렇게 즐겁게 재잘거리던 새들은 다 어디로갔는가?
봄은 왔는데 침묵만이 계속되었다.
울새,명금,비둘기, 어치, 굴뚝새, 또 다른 새들의
울음소리로 아침은 밝아 왔는데,
이제는 왠 일인가 새소리 하나 없어졌다.
단지 고요한 침묵만이 저 들판과 숲과
늪 위에 깔려 있을 뿐이다."

레이첼 카이슨 "침묵의 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