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8월 24, 2006

GPS와 함께 간 매봉

지난 8월 15일 간만에 매봉으로 산행을 다녀왔다. 경기도 가평에서 강원도 춘천으로 넘어가는 고개인 홍적고개에서 부터 촉대봉, 매봉, 이칠봉을 거쳐 말그대로 청정계곡이었던 샘치골로 하산해 춘천시 사북면 오탄3리로 내려왔다.

산행을 시작할때 식수를 확보하지 못해 예상보다 30분이상 소요해야 했다. 윗홍적 마을에서 버스를 내렸고 마을 옆을 흐르는 개울물이 보였으나 수질이 못미더웠다. 올라가다 보면 있겠지 했는데 결국 고개를 넘어 한참을 더 내려가서야 물을 구할 수 있었다. 다행히 다시 고개를 올라올때엔 지나가는 차를 얻어 탈 수 있었지만. 작년 같은때 왔을때보다 촉대봉에서 매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길 흔적이 많이 희미해져 있었다. 게다가 날씨까지 흐려 몇번 헤맸었고 특히나 매봉에서 이칠봉까지는 길이 더 희미해지고 잡목들이 무성해 시간과 체력소모가 더 많았다. 이칠봉에 다다랐을 무렵 봉우리를 우회하는 길로 잘못 접어 들어 잡목을 헤치며 정상방향으로 직상을 해야 했다. 봉우리로 올라서야 했다.

GPS를 사구서 제대로 이용해본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GPS 트랙메이커에서 맵매칭을 한 다음 Route 와 POI좌표도 입력하고 맵매칭된 지도까지 출력해서 갔었다. 사용소감은 한마디로 기계는 기계일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줄어들고 있는 배터리 잔량표시를 볼때 전지가 다될 경우 순식간에 비 그친후 우산과 같은 존재가 되어 버리겠구나 하는 두려움이 들었다. 그리고 이게 아무리 정확하게 방향을 알려주어도 결국 그쪽으로 갈지 안갈지 판단은 사람이 하고 사람이 산행을 하는 것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귀찮은 생각에 되돌아 가지 않아 마지막에 좀 고생을 해야했다. 덕분에 정말 깨끗한 계곡물에 몸은 실컷 담궈봤지만. 그리고 좌표를 정확하게 일러줄 수는 있지만 전체적인 개념을 잡기는 힘들었다. 좁은 화면에 모든걸 표현하기에는 아무래도 무리였다. 특히나 초행길인 경우 나침반과 지도는 반드시 지참하는 것이 좋다는 결론을 얻었다.

위에서 잠시 말한 한계는 어찌보면 불완전한 사람이 만든 모든 물건들의 태생적 한계일 수도 있다. 그래도 GPS의 막강한 기능도 함께 맛을 보았다. 다음에 말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휴대하고 다닐 가치가 있는 물건이다.

첫째, 초행길의 산이거나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산에서 길을 찾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갈림길 등에서 길찾기가 아주 수월해진다.
둘째, 시계가 아주 좋지 않은 상황에서 방향을 잡거나 제대로 가고 있는지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다.
셋째, 산행의 전체적인 상황( 운행거리, 남은거리, 일몰시간 등등 )을 확실한 정보로 파악할 수 있다.

다음의 그림은 GPS에 저장된 산행궤적을 구글어스의 위성사진에 표시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