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8월 29, 2006

한국군의 군사력은 고무줄 잣대?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한국의 작전권 이양과 관련해서 다음의 말을 했다고 한다.

“북한의 군사력이 당장 한국에 위협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은 엄청난 군사적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점점 그 능력이 배양되고 있다.

그는 북한 조종사들의 연간 비행시간이 미군 조종사의 4분의 1 수준인 50시간 미만이라는 점 등을 언급하며,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은 경제붕괴에 따라 크게 저하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

주한미군사령관이 북한의 기습을 막아낼 가장 효과적인 무기가 아파치헬기 인데 줄어드는 미군의 공백을 채워줄 수 있는 무기라면서 은근히 영업활동을 할때가 언제인데 저런말이 터져나왔을까. 뭐가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이다. 북한의 위협으로 부터 우리를 지켜준다던 미군이 우리의 의도와는 별개로 휴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 가고 있다. 미군주둔의 가장 큰 의미가 '인계철선'론 이었다. 북한의 남침이 벌어질 경우 휴전선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은 자동적으로 전쟁에 개입하게 된다고 했다. 그런 역할이 바뀌는것에 대해 진지한 논의가 있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주한미군의 역할변경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동북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은 중국에 대한 억제전력의 성격을 가질 수 밖에 없기에 중국과 미국이 무력충돌이라도 생기는 날이면 미군의 기지를 제공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전쟁터로 휘말릴 수도 있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럼스펠드가 말한 전시작전권 이양시점인 2009년은 평택, 오산, 군산으로 이어지는 서해를 따라 대 중국 압박 군사기지가 완성되는 시점과 묘하게 맞물려 있다. 요즘 이슈가 되었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는 현정부가 자주권 회복 차원에서 가져오는것처럼 포장되고 있지만 실상은 이렇게 철저히 미국의 정책과 계산에 의해 이루어 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우리에게 분담비를 반반씩 부담하자고 제시하고 있는 모양이다. 웃기는 이야기다. 이제껏 미군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공짜로 토지와 훈련장을 사용하고 매년 공식적인 주둔비 5억달러에 카투사 및 각종 유무형의 자원을 사용할 수 있었던것은 북한에 대한 억지력의 기능을 해준다는 명분때문이었다. 이제 그들의 전략은 수정되었고 동북아 기동군의 역할을 하려고 하고 있다. 주둔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그러면 이제부터 그들은 우리에게 주둔비를 부담해가면서 있어야 정상이 아닌가?

그래도 우리나라 국방부는 앞으로도 한결같은 목소리를 낼까? "질적인 면에서 다소 우세를 점하고 있으나 수적인 전력에서 여전히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면서 주한미군 주둔의 의미를 평가하던 그들이 아닌가. 여기서 국방부는 왜 첨단무기 장만하지 말고 북한을 숫적으로 우세를 점할 생각을 왜 하지 않았는지 의문이 든다.. 예를 들어 최신예 자주포인 K-9을 도입하지 말고 차라리 가격이 훨씬 저렴한 K-55나 그 이하의 장비들을 장만했으면 수십년간 지겹도록 들어온 얘기는 진작에 끝났을 텐데. 이문제는 다음에 다시 얘기하기로 하자.

하지만 이런말도 더이상 먹히지 않을때가 오고 있는거 같다. 합참이 지난해 10월 국회 국방위원들에게 북한보다 대등하거나 앞서는 '워게임 결과'를 공개했다고 한다. 워게임에 어떤 상황과 요소들을 포함시켰는지 알 수 없지만 정상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북한군을 상정했을 경우라고 추측된다. 설마 다음의 상황을 설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 최근 한국의 주요 인사들과 접촉한 미군 고위 관계자들도 북한군의 전투력 수준이 크게 떨어져 있다는 주장을 적극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시를 대비해 북한이 비축하고 있는 유류는 거의 바닥 수준”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한반도 전면전 발발 때 외부에서 기름이 유입되지 않는다면 현 상태로는 북한의 모든 항공기가 24시간을 버틸 수 없고, 함정도 5일 이내에 멈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관계자들은 사실상 북한의 전체 전투장비의 3분의 1 가량을 쓸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이 의원은 전했다. .. "

이제는 더이상 경제붕괴로 기아에 허덕이는 나라에 먹힐까봐 걱정하는 한심한 군대의 모습으로 국민에게 다가서는 모습은 보이지 않으면 좋겠다. 정확한 정세 분석과 납득할 수 있 자료로 국민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 10위권에 드는 국가의 군대로써 당당한 모습을 갖추기를 기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