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7월 14, 2008

남극에 내리는 비 - 여름에 겪는 추위

여름이되면 더위보다 추위를 걱정하는 시간이 더 많아져 버렸다. 출근길 지하철, 버스 속에서부터 추위는 시작된다. 긴팔옷을 준비하거나 얇은 모포를 준비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에어콘의 찬바람은 사정없이 뿜어져 나온다. 사무실까지 몇분간만 더위를 참으면 이제 하루종일 추위속에서 지내야 한다. 얇은 모포를 어깨에 두르고 일하는 풍경은 생소한 것이 아니다. 바깥의 따뜻한(?) 공기를 들여올 요량인지 간단한 인증 절차가 귀찮은지 출입문을 활짝 열어 놓고 다니는건 예사로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때아닌 여름감기를 앓는것도 이상한 일이 아닌게 되버렸다. 제대로 된 여름 더위는 집에서 보내는 몇시간 동안만 겪는 일이 되었다. 이게 제대로된 상황일까?

남극에 눈대신 비가 내려 펭귄들이 얼어 죽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 눈 속에서 40여일 동안 자연스럽게 추위에 적응해가야 할 어린 펭귄이 비를 맞으면 깃털이 금방 젖어 저체온증으로 죽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자원고갈의 시대가 닥쳐왔다는 경고에 아랑곳 없이 자원이 넘쳐나고 소비되는 세상이다. 끊임없는 소비로 인해 유지되는 인간들의 '경제'는 그런 상황을 더욱더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자연의 복수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는 인간들 대신 어린 펭귄과 같이 아무런 상관없는 존재들에게 먼저 일어나고 있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