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8월 18, 2018

어느 해의 이태원

필름카메라를 쓸때는 인화하는게 일이었었다. 찍기만 하고 찾지 않은 사진도 꽤 있었던거 같다. 그런데 디지털로 넘어오고 나니 찍기만하고 다시 들여다 보지 않은 사진들이 더 많아 졌다. 필름카메라 시절의 습관이 사라졌을리 없으니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지금 올리는 사진도 몇해전에 이태원에 갔을때의 사진이다. 다시 찬찬히 살펴 보니 사진리뷰하는 것도 사진을 찍는 만큼이나 중요한 창작 활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사진을 찍는 것에 창작 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는지는 차지하고 서라도. 

방치된 듯한 화분에 잡초가 한웅큼 자리잡고 있었다. 저녁 무렵 햇살이 그 화분을 근사하게 비춰주고 있었다. 일부러 연출한 것같은 빛과 사물의 절묘한 타이밍 이었다.  


해방촌에서 경리단 쪽으로 넘어가는 지하도에서 담은 사진이다. 음침한 느낌이 들기 쉬운 지하보도의 산뜻한 벽화가 가로등과 근사하게 어우러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리단에서 이태원으로 넘어가는 오르막 골목에서 만났던 장면이다. 처음부터 저런 모습이 아니었을 것이다. 아마도 바깥에 계속 있다보니 인형의 소재들이 처음의 힘을 잃어 가면서  지쳐 쓰러진 듯한 모습을 연출하게 되었을 것이다. 어쨌든 손님 부르는 일에 지친 곰돌이의 모습이 해학같은 느낌을 줬다.


지금은 다른 업종으로 바뀐듯한 가게 입구에서 만났던 모습이었다. 전기계량기와 담배파이프가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거 같다.


가로등에 불빛이 들어와 있었다면 좀더 멋진 사진이 되었을거 같다. 노랑색과 사물들이 나름 질서를 갖춰 배치된 모습이 좋아 사진에 담았다.


엔틱가구거리를 걸으면서 만났던 모습이다. 어느 피자집 배달오토바이와 계단에 내리쬐는 초가을의 햇살이 어우러졌다. 이런 햇살이 어떤 사물과 만나면 뜻밖의 장면과 감동을 만들어 낼때가 많다. 이건 뭐 감동까지는 아닌거 같지만 그냥 좋았다.


어떤 여신을 재현했던 석상일까. 철사그물울타리(?) 건너편 '키치'적 조형물이 어떤 메세지를 만들어 내는거 같았다.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


다음주가 할로윈 축제였던거 같다. 이태원 가게마다 축제를 준비하는 상징물들로 가득했다. 고깃집 간판옆에도 할로윈 유령들이 자리잡았다.


유럽의 어느 저택 장식물로 써였을거 같은 석상들이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저기 강아지 석상은 내가 가지고 싶다.


갖고 싶은 물건들이 가득했던 소품가게. 있는 물건들 마저도 버겁기에 설레는 마음만 가득.


언제나 그 자리에서 나들이 가는 거위 가족. 언제 봐도 질리지 않는 모습.


평범한 일상에 알싸한 변화를 던져주는 빛.


조금은 지쳐 보이는 슈퍼히어로.


이태원 나들이를 마감하면서 멋진 인사.


어떤 순간

근처에 사는 비둘기들이 복도 난간에 줄지어 앉아 있었다. 혹시 날아 갈까봐 조심조심 다시 들어가 카메라를 가져와 카메라에 담았다.


청파동 나들이


서울역에서 서부역으로 나섰다. 흡연장의 담배연기를 뚫고 나서면 제일 먼저 기린의 그림이 그려진 소화아동병원을 볼 수 있다. 


국내 유일의 아동전문 병원이라고 한다. 이곳에 오는 아이들 모두가 건강한 모습으로 병원문을 나섰으면 좋겠다. 나뭇잎과 어우러지면서 생명력을 얻은 듯한 그림속의 기린처럼 힘차게.


오래된 동네인 만큼 건물과 시간이 어우러져 가는 모습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아마도 비어있는 것으로 보였던 어느 집 지붕위를 넝굴 식물들이 조용이 덮어가고 있었다.


어디에선가 날아온 풀씨들이 벌어진 계단의 틈새마다 자리를 잡았다. 생명력과 시간이 만들어낸 절묘한 순간이었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이발소라고 한다. 일제시대였던 1920년대 개업했고 조선 사람 가운데 두 번째 이발면허증을 딴 서재덕씨가 창업해 외손자 이남열씨가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고 노회찬 의원도 이곳의 단골이었다고 한다. ㅠㅠ


한겨레 신문사에서 효창공원으로 올라오던 길이었던거 같다. 서원사라는 절의 부처상이 담벼락 밖으로 보였다. 도심에서는 불상이 십자가 보다 왠지 어색한 느낌이다. 산속이라면 또 반대의 느낌이었겠지.


어느 건물의 비상계단. 올라가보고 싶었다. 영화에서는 이런 계단을 이용하는 장면에서 항상 계단 지지대가 무너져 위기에 처하는 장면이 연출되는데 그건 영화를 재밌게 만들기 위한거고 이런 곳에서 보는 풍경도 특별할거 같다.


지붕 건너편 명암대비가 멋있어 담았다. 의도와는 다르게 사진은 별로인거 같다.


일요일, 11월 12, 2017

어떤 가을 풍경

일하는 곳 동호인들과 북한산으로 가을 산행을 위해 모이는 장소로 가면서 만났던 풍경이다. 건물 밑을 지나 주차장이 이어져 있던 건물이었다. 이런 곳은 빛의 명암이 대비를 띄게 되어 평범한 모습도 특별한 느낌으로 둔갑시켜주는 빛의 매력이 자리잡은 곳이기 쉽다. 조금 이른 아침시간이었고 텅 빈 모습이 좋은 풍경을 만들어 준거 같다. 또는 예쁜 디자인과 색깔의 차가 있었어도 좋았을거 같다. 

 가을은 어느 곳이든 찾아 든다. 바위 틈에 자란 들꽃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가을 햇살을 한껏 품은 노랑색 꽃이 정말 좋았다. 같이간 일행이 아니라면 한참을 보다가 오고 싶었다.


산행을 거의 마친 곳에서 만났던 어떤 햇살. 에어컨 실외기가 있는걸로 봐서 사람이 거주하는 곳으로 보였다. 외진 곳은 아니었지만 나무가지 사이로 찾아든 햇살이 창문 주변을 비추는 모습이 좋았다. 이 햇살이 아니었으면 평범한 모습이었을 곳이었다.

























산을 좋아하면서도 산에서 풍경사진을 찍는건 그닥 내키지 않는다. 이 사진도 산능선 넘어 보이는 아파트 단지가 주는 느낌이 카메라를 들게 만들었던거 같다. 산의 풍경 만큼은 그저 마음으로 느끼는걸 즐기는 편을 택한거 같다. 그것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기에는 너무 하찮은거 같다. 또는 풍경에 압도 되는거 같다.




일요일, 11월 05, 2017

서촌 나들이

서촌으로 사서면서 본 지금 사는 곳에 스며든 봄볕의 모습. 빛은 스며드는 장소가 어디든 상관없이 색다르게 바꿔주는 마법을 가지고 있는거 같다.





마지막 본게 언제 였는지 가물가물한 삼성의 옛로고를 가진 에어콘을 가진 이발소가 있었다. 그 에어콘 보다도 더 오랜 시간을 있었을거 같다. 그냥 이런 곳은 사진으로 잘 담아서 두고 싶다.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한옥처럼 관리를 해주면 좋겠다.









서촌의 "길담서원"의 담벼락이었던거 같다. 한글로 표현된 장식물들이 벽면을 채우고 있었다.


어느 도예공방 벽에 장식된 공룡 인형들. 



친일파 윤덕영의 저택이었던 벽수산장의 흔적이라고 한다.




사진속 모습과 다르게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어서 편하게 앉아 있을 곳은 되지 못하는거 같았다.

편의점 근처 슈퍼마켓의 진열대. 형형색색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모습.
"지적인 사람은 지적을 하지 않는다.  -알베르 까뮈". 이런 문구가 왜 있을까 싶지만 어쨌든 좋은 말인거 같다. 

흔히 보는 미용실 회전간판도 서촌에서 맞는 빛이라면 근사한 조형물로 변신한다. 





피규어 샾의 벽화. 색상과 디자인은 호기심을 끌지만 피규어를 특별히 소장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어 그냥 패스.







가슴 훈훈해지는 벽화. 저런 행복꾸러미를 선물하고 싶다. 받아도 좋고.






유명한 삼계탕집의 환기시설. 의도했는지는 모르지만 조형미를 만들어 주고 있다. 

토요일, 11월 04, 2017

수리산

길하나 건너면 도립공원 수리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입구가 있다. 사진은 군포시 수도사업소 옆으로 난 길을 오르다 보면 만나는 송전탑이다. 여기쯤 들어서면 꽤 깊은 산속으로 접어든 느낌을 받는다.  


1982년 고 이웅평 대위가 미그기를 몰고 귀순 했을때 제일 먼저 이상 궤적을 탐지했던 곳이라고 한다. 당시 프로야구 시합를 보고 있었던거 같다. 갑자기 중계 카메라가 경기장 조명탑을 향하고 이것은 실제 상황이라는 아나운서의 긴장한 목소리가 생생하다. '

아뭏든 산정상의 조망이 꽤 근사해 레이더 사이트로서도 훌륭할거 같다는 생각은 든다. 아파트 단지에서 길하나 건너 오르면 이런 풍경을 만날 수 있으니 산본신도시도 이런면에선 큰 혜택을 입은거 같다. 가재와 야생 너구리까지 만날 수 있으니.



조금 때 이르게 만났던 코스모스. 

정상을 지나 안양쪽으로 넘어서면 더욱 멋있는 풍경들을 만나게 된다. 

산을 '제대로' 타는 전형적인 모습 같은게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당연히' 바위와 얼음을 즐겨야 산을 제대로 좋아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여겼었다. 거기엔 또 특별한 사람들과 관계들이 있을거라는 기대까지 합세했었다. 지금에 와서 보면 특별할 것 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산행방식이었고 또 그런 사람들의 모임이었다. 그런 시간을 지나면서 세상을 보는 눈도 조금은 발전했던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