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8월 09, 2013

맑개갠 어느날

필름카메라를 사용할때 부터 가방속에 항상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작고 성능좋은 컴팩트 카메라를 오랫동안 원했었다.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기억하고 싶은 풍경들을 담고 싶었고 잘만들어져 좋은 화질을 만들어 준다는 카메라( 구체적으로 따질 능력이 내겐 없다 )는 소유하고 있는 자체로도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처음엔 롤라이35와 콘탁스T3, 니콘의 35Ti를 눈여겨 봤었다. 꽤 오랫동안 자금을 준비하고 고민하는 동안 디지털의 시대로 접어 들었었다. 디지털의 가치를 오랫동안 기다려 왔기에 고민은 다시 시작되어야 했다. 포베온 센서에 대한 이야기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DP2를 선택했다. 기계적 성능의 문제점들이 많이 이야기 되지만 특별히 불편한 정도는 아니었고 개성강한 센서의 특성이 좋았다. 새로운 장비들이 계속 시장에 나오고 그것들을 사용해야 멋진사진을 찍을 수 있을것같은 이야기들이 넘치지만 사진에서 기계적 특성이 차지하는 부분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번 손에 들어온 물건은 마르고 닳을때까지 사용하는 편인 나에게 DP2는 평생을 같이 하게될거 같다.


비가 갠날의 파란 하늘은 언제봐도 설레이는 풍경이다. 평범하던 풍경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고 콘크리트의 회색까지도 멋진 배경으로 만들어 주는 마법을 부리는거 같다.





아마 휴대폰의 카메라도 이와 같은 사진을 만들 것이고 언젠가는 부족한 부분도 메워질 것이다. 하지만 카메라를 손에 쥐고 사진을 찍는 촉감만큼은( 감성이라는 말로도 표현되는 ) 아날로그적인 기기들의 영역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솔직이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싶다.

토요일, 8월 03, 2013

동묘 공원 나들이

아마도 90년대 말이었던거 같다. 삼국지의 관우장군의 사당이라기에 호기심에 발길을 들어섰던거 같다. 재개발과 함께 사라진줄 알았던 황학동의 벼룩시장이 이곳에 열리고 있었다. 신설동 풍물시장이 생기기 전 일부는 동대문 운동장으로 갔고 나머지는 여기에 자리를 잡았던거 같다. 겨울의 동묘는 어쩌면 주류에서 벗어나 있는듯한 이들이 모이고 세월과 함께 빛이 바래가는 건물들이 많은 그동네와도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금융위기에 빠져 스산했던 사회분위기까지.



  동묘는 동관왕묘를 줄인 말로 관제묘(關帝廟)로도 불렸다. 동묘는 임진왜란 때 관우의 혼령이 일본군을 격퇴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하여 선조 35년(1602)에 건립된 것이다. 동묘는 서울의 관우사당 중 가장 큰 것으로, 임진왜란과 외세개입이라는 아픈 역사의 상징물로 남아 있다. 이 건물은 중국식 건축양식을 갖고 있다.



낡고 빛바래가는 모습을 좋아하는 나에게 동묘와 그주변의 장소들은 매력적인 곳이다. 왁자한 시장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근사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그곳은 꽉찬 풍경과 숨을 돌리기 힘들만큼 볼거리와 살거리들로 가득찬 곳이다. 하늘까지 꽉찬 전기줄마냥 수많은 사연들이 엮여 있다. 


잡다한 것들 뒤적거리기 좋아하는 성향의 나에게 이런 벼룩시장은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호기심을 자극하고 채워주는 곳이다. 어릴적 학교를 마치면 친구와 쓰레기 매립장을 헤맸던 기억이 있다. 근처 갈대밭에 몸을 말리러 나온 뱀을 볼 수 있다는 호기심에 찾았던 곳이었지만 뜻밖의 경험을 하게 되었다. 쓰레기통의 내용물들이 모인 끔찍한 곳일거라는 생각과 달리 이런 물건이 여기 왜 있을까 하는 것들의 천지 였었다. 어린 나이였지만 쓸만한 물건들이 많았던 것이다. 이 기억은 지금도 아파트 재활용 코너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버릇으로 남아 있다.


동묘의 벼룩시장도 그런 기억의 연장선상에 있다. 누군가에게는 쓸모를 다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 줄 쓸모를 가지고 있는 물건들이 모이는 곳이다. 낡고 빛바랜 물건들이 폐기물이라는 허망한 끝을 맞지 않고 제 가치를 찾는 매력을 가진 곳이다. 어쩌면 사회조직의 방전되는 밧데리 같은 직장인의 처지인 나의 바램이 담긴건지도 모르겠다. 





수요일, 7월 24, 2013

사진을 좋아하게된지 꽤 오랜시간이 지났다. 그러나 내 취향을 알고 찾게된건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인거 같다. 되도록 카메라가방처럼 보이지 않은 가방에 바디하나 렌즈하나에 책한권, 필기구 정도 챙겨서 별다른 계획없이 걷다가 우연한 이미지를 만나는걸 즐긴다. 한물간 모델이지만 작지않은 덩치의 장비를 먼저 보는 눈길들이 부담스럽고 사람 모이는곳은 일단 피하고 싶은 아웃사이더 기질에 어울리는 모습인거 같다. 딱히 목표로 하고 찾는건 아니지만 무작정 걷다가 만나게 되는 뜻밖의 장면들을 만나는 즐거움이 꽤 쏠쏠하다. 또 도시 어느구석에서 나를 보고 꼬리 흔드는 강아지 같은 장면들을 만나게 될까.

월요일, 3월 07, 2011

봄이 왔습니다.

꽃샘 추위가 마지막까지 겨울의 기운을 느끼게 하지만 자연은 이미 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봄볕이 무첚 따가웠던 주말 봄볕을 맞으러 나섰습니다. 겨울은 또다시 사연들을 잔뜩 안은채 다시 찾아 오겠죠..


화요일, 8월 24, 2010

생명

파랑색과 녹색의 대비가 눈에 띄어 사진에 담았다.



이런 모습을 보면 측은함도 들지만 인간이 사라진 세상은 제일먼저 이들로 뒤덮을 것임을 알게 된다. 그대로 두면 틈은 점점 커져 보도블록과 아스팔트는 점점 틈새가 벌어질 것이고 결국 모두 흙으로 돌아가게 될것이다. 인적이 드문 곳의 보도블록 틈새는 곧장 잡초들이 터를 잡아 나가는것만 봐도 그렇다.

뭉게구름

처서를 지났다. 설레임으로 부풀어오르는 아이때 마음처럼 한껏 아름다운 뭉게구름도 다시 내년 여름에 이르러서야 다시 보게될 것이다.

뒷산으로 넘어가는 해를 그 산자락에 사는 이들은 매일 만져 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것처럼 어릴땐 뭉게 구름속에 풍덩 빠질 수 있을것으로 생각했었다.



찍고 보니 가로수가 화면 밑부분에 나왔더라면 좀더 나았을거 같다.

화요일, 6월 08, 2010

푸르름 가득했던 지리산, 그리고 씁쓸함

2년만에 지리산을 찾았다. 신록이 절정을 향하고 있는 지리산의 아름다움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산에서 만나는 이들의 분위기가 예전만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석산장의 헬기장에서 비박을 한 후 아침을 먹던 중이었다. 근처에 4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10여명의 남여 등산객들이 왁자지껄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때 그 일행중 한명이 휘발유 버너의 조작 실수로 화염이 갑자기 피어 올랐다. 다행히 머리카락과 얼굴에 조금의 화상만 입는 것으로 그쳤지만 정말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은 상황이었다.

당사자는 놀란 가슴을 쓸어안고 있었고 남편으로 보이는 이는 대피소에서 구급약을 받아다 상처부위에 발라 주고 있었다. 그러나 이해가 되지 않았던건 같이 있던 일행들의 태도 였다. 누구도 일행이었던 그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그들끼리의 왁자지껄한 아침식사에 여념이 없었다. 일행의 사고에도 변함없이 아침식사에 열중하고 있는 일행의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혼란 스러웠다.

하긴.. 10년을 넘게 활동을 했던 10명 남짓한 회원의 산악회도 활동을 하지 않는 회원에게 아무도 연락을 주는 이가 없었다. 그동안 가족과 식구라는 말을 써가며 느꼈던 동질감들은 모두 허상 이었던 것이다. '산악인, 자일의 정' 따위의 일반적인 인간관계를 뛰어넘는 뭔가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자체가 철없는 생각이었다. 두 같은 뇌를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었을 뿐. 그걸 마흔이 넘어서야 알았다.





수요일, 5월 26, 2010

인형들

거리에서 만나게 되는 인형들은 영혼을 불어 넣기전 인간의 모습처럼 허전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지만 뜻밖의 즐거움을 줄때도 있다.

어느 커피가게앞 강아지 인형은 손님을 반갑게 맞이하는 강아지의 모습이 그대로 전해지는 풍경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인형뽑기 기계속에서 해뜨기전까지 탈출을 시도하다 그대로 멈춰버린듯한 슈퍼 마리오는 왠지 서글픈 느낌이 들었다.



삼청동 정독도서관 담벼락과 붙어 있는 가게 간판에 올려져 있는 인형들의 모습이다. 보는이 누구나 가게 주인의 '재치'에 미소를 지을 것이다.





금요일, 5월 07, 2010

또다시 산으로



살아오면서 알게된 기쁨중에서 가장 큰게 산에서의 즐거움이 아닐까. 내게 숲, 계곡, 풀내음들이 주는 즐거움과 기억들은 늘 팍팍한 삶에서 말없이 기다려 주는 속 깊은 존재가 되었다. 영원할거 같았던 만남들은 바위에 떨어지는 계곡물처럼 흩어져 버렸지만 산에 대한 갈망과 즐거움은 언제나 그곳에 있다.

고등학교 수학여행때 들렀던 오대산 월정사 계곡물을 봤을때 였던거 같다. 언젠가 다시 이 계곡물을 마시러오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3년 정도 시간이 흘러 군입대를 앞두고 무작정 그곳으로 향하면서 부터 산과의 연이 맺어졌던거 같다. 가진 지식과 장비라고는 그곳에 오대산이 있다는 것과 수통하나와 등산화 밖에 없었던 내게 3월말에도 산에는 허리까지 빠지는 눈이 쌓여있는건 큰 문화적인 충격이었다.

그곳에서 만난 이들과 함께 예정에 전혀 없던 설악산을 올랐었고 하산길에서 봤던 구름속에 살짝 드러난 공룡능선과 천불동 계곡은 경이로움으로 다가왔다. 막연한 두려움으로 봤던 설악산 지도속의 계곡과 능선들마다 품고 있을 풍경과 느낌들은 이후 군생활 내내 그 팍팍함을 넘어설 원천이 되어 주었다.

다시 배낭을 꾸리고 싶어진 하루 였다.

수요일, 5월 05, 2010

길상사의 봄



봄기운이 완연했던 일요일 오후 길상사를 찾았다.



때아닌 추위가 기승을 부려 봄이 더디 오는거 같았지만 봄은 이렇게 구석구석까지 찾아 들고 있었다.







법정스님께서 기거하시던 곳이어서 고즈늑함을 기대했던 마음은 바램으로 그치고 말았지만 마당 가득했던 봄볕과 새싹을 뿜어내고 있는 연초록의 아름다움으로 기억될 봄날 오후의 나들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