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적성이 이공계쪽이었다고 생각했으나 색깔을 잘구분하지 못하는 문제로 불가피하게 문과쪽으로 선택을 해야 했었다. 살아오면서 색깔을 구분하지 못해 불편함을 겪었던 기억은 없는거 같다. 신체검사때 색신장애를 구분하기 위한 숫자를 읽을때 외에는. 아직 그런 제한사항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만 하더라도 전산분야에서까지 색신장애자에게는 입학자격을 주지 않았었다.그런데 나는 10년넘게 이일을 하면서도 그런 문제 때문에 곤란을 겪은적은 없었다.
사진을 취미로 삼으면서 자연스럽게 흑백사진에 대한 이야기들도 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앞서 말한 '색깔'에 대한 미련때문인지 해보고 싶은 생각까지는 들지 않았다. 그냥 색들을 찾아서 찍어 보고 싶었는데 처음으로 시도를 해봤다. 봄이고 황사가 날아온 탓에 좀 우중충한 기분이 든 날씨였지만 그로인해 숨어있던 '색'들이 눈에 띄는거 같았다.
토요일 아침 별생각없이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 중앙극장 앞에서 내려 남산 순환도로를 향해 걷기 시작해 이태원으로 내려와 단국대 앞에서 버스를 다시 타고 집으로 왔다. 해야할 일이 있었던지라좀 시간에 쫓겼었지만 나름 괜찮은 시간이었다. 색이 바랜 느낌도 좋고...
이렇게 산뜻한 칠과 인테리어를 한집도 좋았다.
용도가 뭔지 모르겠는데 하여튼 하나가 잘려서 나오고 말았다. 때마침 차들이 엇갈려 지나다니길래 그냥 떠나고 말았다.
유독 노랑색이 눈에 띄었던 날이었던거 같다.
이런 대상을 통해 색감을 잘나타낸 사진들을 흉내냈지만 뭔지 모르게 어슬퍼 보인다.
노랑색이 돋보이게 찍고 싶었던 바램은 실현되지 않은거 같지만 일상에 녹아있는 장면들을 발견해 내는건 즐거운 일이었다. 그리고 그 여운으로 일주일을 행복하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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