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4월 04, 2007

FTA 체결

미국과의 FTA체결 자체가 목적이고 꼭 달성한다는 결정을 내려놓고 진행하는 것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왔었다. 졸속협상진행에 대한 얘기들을 들을 때마다 화가 치밀었다. 대통령의 말대로 이미 권력을 잡은 자본의 논리대로 흘러가는 세상에 무기력하고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걱정은 끝이 없었다.

이번 체결의 대차대조표에 대한 공방은 분분하지만 예측되었던데로 미국의 의도는 대부분 관철되었다. 우리측의 이득이라고 내세우는 자동차와 섬유도 속이 비었다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자동차는 이미 미국공장을 통해 미국시장의 수요를 충당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으며 원사의 원산지가 대부분 수입인 상황에서 섬유시장의 개방은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FTA를 지지했던 이들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될 수 있는 보증수표를 받은양 말들을 한다. 하지만 이것을 통해 선진국이된 나라가 세상에는 없다. 오히려 서민들의 삶이 망가지고 양극화가 심화되어 더욱 힘들어질거라는 말들이 훨씬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이미 미국과 FTA를 체결했던 캐나다, 호수, 멕시코등의 사례만 봐도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지금의 대통령을 한때나마 지지했던 이유는 경쟁과 생존이 상식이 되어가고 있는 세상에서 그나마 뒤처지는 사람들을 돌아보고 함께갈 수 있도록 이끄는 정치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기대였다. 그러나 기대했던 그가 누구보다도 더 서민을 옥죄고 자본의 힘들 더해주는데 앞장서고 있다. 서민층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아 대통령이 되었던 그가 서민들의 삶을 한층더 매몰차게 몰아나가고 있다.

생존경쟁에서 뒤처진 놈들은 어쩔 수 없다. 강자만이 살아 남는다는 생각만을 가지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를 지지했던 많은 이들은 뒤통수를 얻어맞는 느낌을 가져야 했다.

경쟁, 효율 같은 말들은 기업에서만 써도 충분하다. 이것만으로도 사람들은 충분히 스트레스를 받고 아둥바둥 살아나가려 하고 있다. 대통령이 나서서까지 강조하지 않아도 되는 말이었다.

개방과 경쟁의 파도는 피할 수 없는 길이고 당당히 맞서야 된다며 서민들을 그 파도속으로 밀어 넣었다. 이제 까지의 경쟁의 파도속으로 밀어넣는 것으로도 모잘라 아예 미국이라는 무한 자본주의 시장으로 편입시켜 버렸다.

그리고 그는 올해말 그 자리에서 물러나면 그만이다. 그리고 서민들의 목숨을 건 파도타기를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새 시대 주기도문

권력의 꼭대기에 앉아 계신 우리 자본님
가진자의 힘을 악랄하게 하옵시매
지상에서 자본이 힘있는 것같이
개인의 삶에서도 막강해지이다
나날에 필요한 먹이사슬을 주옵시매
나보다 힘없는 자가 내 먹이가 되고
내가 나보다 힘있는 자의 먹이가 된 것같이
보다 강한 나라의 축재를 복돋으사
다만 정의나 평화에서 멀어지게 하소서
지배와 권력과 행복의 근본이 영원히 자본의 식민통치에 있사옵니다(상향~)

(고정희,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