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2월 25, 2007

무관심

가족이랑 인사동을 찾았다가 집에 오는길이었다. 집으로 가는 9000번 버스의 마지막 자리에서 황급히 대오를 맞춰 뛰어가는 여경의 무리가 눈에 띄었다. 보통 그와같이 여경들이 모여 있는 모습은 집회때만 볼 수 있는 모습이고 마침 삼성본관 근처를 지나던 찰라였기에 삼성과 관련된 집회가 있나보다 했다.

곧 시위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전,의경들이 에워싼 시위대들 틈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그들이 '여수 참사' 항의 집회라는 사실까지는 알아채지 못했다.

오늘(2월 25일 오후) 서울역에서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추모제와 정부 규탄 집회를 열었다고 한다. 처음 열린 상경 집회였지만 경찰의 '행진 불허' 방침으로 제대로 된 항의조차 못한 채 끝난 모양이다. 경찰은 여수참사 공대위의 행진과 정리집회 장소가 '도심 주요도로'라는 이유로 불허했다고 한다. 저녁에 본 뉴스에도 나오지 않았다. 사회적 약자일 수밖에 없는 그들의 죽음과 외침은 그렇게 간단하게 무시되고 있었다.

어떤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면 그렇게 끝날 수 있었을까? 무서운건 아무도 귀기울여 주지 않는 사회 아닐까? 제몸을 던지고 불살라야 겨우 눈길을 돌릴 수 있는 사회에서 사는 사람들은, 구성원들은 서로 어떤 의미일까.

건강한 사회란 구성원중 약자의 처지를 헤아리고 보살필 수 있는 사회가 아닐까? 강하고 건강한 사람들은 어디에서나 마찬가지로 자기의 영역을 확보하고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쓰러지고 뒤쳐진 사람들을 돌아보고 배려하는 정도가 사회의 수준일 것이다. 그 수준이 뒤떨이지고서 아무리 세계 몇위의 경제대국이되고 발전을 해도 개개의 구성원에게는 그저 공허한 외침에 그치고 말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