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12월 12, 2008

최근의 남북관계

신문기사를 보니 '남북관계 전문가'들이 현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며 정책의 변환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성명서의 전문이 나와 있지 않아 자세한 내용은 보지 못했지만 이런 기사를 볼때 마다 의문이 드는점이 있다. 전정권의 정책을 '퍼주기'로 규정하고 무대책으로 일관해 상황을 악화시킨 책임이 현정권에도 상당부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계가 불분명한 통제구역에 들어왔다고 비무장 관광객을 총으로 쏴죽이고 개성공단 출입인원과 철도를 일방적으로 축소하고 차단한 북한의 행동에 대한 비판은 왜 언급하지 않는가 이다.


이런 의문은 학생생활 내내 가슴 한켠을 떠나지 않고 이어져 왔었다. 북한을 철천지 악마집단으로 교육받아왔던 잔재가 남았던 탓일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다고 분단과 이후의 상황들에 대한 모든 책임이 남한과 미국에 있다는 내용의 '학습'은 아무리 노력해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리고 북한의 NLL상의 선제공격으로 우리측 해군장병이 전사한 문제나 핵실험으로 인한 문제나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에서 보여온 일방적이다시피한 북한 동조적인 말들을 들을때마다 나의 사고 체계가 잘못된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했다. '진보'세력내에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이 있다는걸 알게 되었고 그 세력들이 내가 받았던 '학습'에 까지 이어져 있었던걸 알게 되었을때에야 의문이 풀리긴 했지만 오늘과 같은 기사를 볼때마다 혼란스러운 생각이 드는건 미약한 내 지력의 탓으로 돌려야 하는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책임있는 '전문가'들이라면 모든 책임을 남한정부에 묻고 남한이 먼저 나서서 해결을 노력하라는 말 대신에 남북당국자 모두에게 성의있는 노력을 하라는 말을 하는것이 옳지 않을까.


남북문제의 핵심은 김정일이와 이명박이의 외교게임이 아니다. 남북관계의 파탄으로 인해 벌어지는 일련의 문제(공안,역사인식)들과 사회구성원들이 입게되는 피해가 핵심일 것이다. 분단이 통일 보다 낫다면 그렇게 사는것이 서로에게 행복일 것이다. 그러나 남북한 정치인들은 '분단'상태를 너무도 잘 이용한다.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일만 봐도 그렇다. 명박이가 역사교과서를 통해 벌이고 있는 일제와 독재정권 찬양도 기저에도 북한이 있다. '공산당'을 막는 이유라면 일제도 독재도 모두 정당화된다는 논리를 기본으로 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남한과의 체제경쟁에서 패한 북한은 핵무기를 만들고 '통미봉남'을 자랑삼아 이야기하며 체제유지를 위해 온국민을 절망적인 기아상태로 몰아 넣고 있다. 한 세대가 영양실조에 걸린 상태로 성장한 북한은 '100만대군'을 유지하기 위해 신장 130센티 이하의 장병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남북이 갈라져 사는게 낳다면 그렇게 되는것도 나쁜일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이럴 바에야 차라리 '통일'이 더 가치있는 일일 것이다.

☞ 관련기사 : 남북관계 전문가들 “대북정책 전환” 성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