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1월 28, 2017

비내린날 신림동

신림9동의 고시원에서 서울생활을 처음 시작 했었다. 좁고 불편한 곳이었고 다시 살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그때의 아련한 기억들은 가끔씩 그곳을 다시 찾고 싶어 지게 한다. 새벽녁 부터 비가 내렸던 그날도 그런 때 였다.



비를 맞은 사물들은 본래의 색을 더 선명하게 낸다. 그냥 지나쳤을 수도 있는 사물들도 비를 맞고 진한 색을 내면서 새롭게 정의 되는거 같다.



고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보니 구석구석에 밥집, 커피집, PC방(그때는 비디오방)으로 가득차 있다.


비가 개이면서 나타난 무지개.



분식집 창가에 놓여 있던 소품.



어떤 다세대 주택 주차장 건너 편으로 보이던 풍경.



어느 식당의 벽에 그려진 벽화.



마을 버스 종점에 있던 공중전화가 그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었다. 다만 사람들이 항상 줄을 서 있던 모습은 사라졌다. 낯선곳에 자리를 잡아가며 주체하기 힘들었던 외로움을 달래주던 고마운 존재였다.

금요일, 1월 27, 2017

어떤 만남

별다른 계획 없이 걸을때 우연히 만나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어느 고물상 앞에 늘어섰던 폐차장으로 보내질거 같은 상태의 스쿠터 들에서 발견한 모습이다. 의도된 건지 알 수 없으나 이런 순간을 만날땐 정말 행복한 느낌이 든다.   




금정역 근처 골목을 걸으며 만난 순간. 골목 한켠을 찾아든 햇살과 빨강색 자전거의 색깔과 명암이 좋았다. 




산본 고가교 나들이

산본 고가도로 밑을 걸어서 지나갔다. 



먼저 눈에 띄었던 어느 초등학교 운동장 축대에 그려진 벽화.


겨울 햇살에 노랑색이 더 돋보이는거 같다.


굉장한 크기를 실감나게 표현하기 쉽지 않았다. 이런 구조물을 가까이서 보는건 나름 특별한 경험이었다.


나뭇가지에 닿아 흩어지는 겨울햇살과 산본고가교.


조금 더 걷다가 만난 명학역 근처 철도 밑을 통과하는 도로. 명암대비가 돋보여 한장 찍음.


가까이 갈때 두려운 시선으로 집으로 들어갔었다. 지나치니 다시 슬그머니 나와 쳐다본다. 텅빈거리에 나타난 낯선이가 나름 반가웠던 것일까.


자동차 정비소 앞에 있던 용도 미상의 물건. 

목요일, 1월 26, 2017

우연

이태원 어느 골목길이었다. 그래피티(맞나?)를 하는 이들이 그린 노숙인의 모습에 폐업물건을 처리한다는 광고지가 있었다. 디자인의 느낌은 어울리지 않으면서 메세지는 연결되는 우연이 있었다. 왠지 불편하면서 외면하기 힘든 느낌.   


겨울 햇살

겨울 거리에서 만나는 빛들은 더 선명하게 만나게 된다. 23.4도 기울어진 지구의 자전축은 계절마다 다른 햇빛을 뿌린다. 제일 약한 계절이면 이런 빛들의 존재가 더 부각 되는거 같다.  

눈이 부시는 이런 모습도 겨울엔 싫지 않다. 여름이면 어림 없었겠지. 


바깥에 앉기엔 어울리지 않는 기온이었는데 왠일로 의자가 있었다.  

고단한 삶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도구일 것이다. 겨울햇살을 쬐며 잠시 쉬고 있는 모습으로 보였다. 

남산 언저리에서 봤던 건물이었다. 겨울 햇살을 가득 받고 있는 노랑색이 더욱 도드라 졌었다.   


안양 근처였던거 같다. 나무와 그림자의 조화는 낙엽이 모두 떨어진 겨울에 더 돋보이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