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12월 04, 2008

현대사 특강

희대의 사기꾼 한놈이 '경제대통령, 대한민국CEO'라는 타이틀로 청와대에 들어가 일년만에 경제를 거덜내더니 이제는 휘하의 똘마니들을 시켜 중고등학교를 돌아다니며 해괴한 내용의 '현대사 특강'을 시켰다고 한다. 경제를 살리겠다던 일년동안의 경제운영 실적을 보면 답이 뻔한 일이지만 아니나 다를까 상식이하의 저질 내용으로 학생들에게 불편한 수면시간만 만들어 줬다고 한다.

특강의 내용들이란게 친일파를 문명의 아버지’라 미화하고, 이승만을‘건국의 아버지’라 부르고, 박정희는‘근대화의 아버지’라 불렀다고 한다. 그의 주군처럼 그 똘마니들이 벌인 이벤트의 효과는 실소만 자아내게 한 것이다. 강연 사진을 보면 ‘구국의 일념’으로 열변을 토하는 강사의 바람과는 달리, 학생은 반 이상 자고 있거나, 깨어 있다 해도 문자 보내거나 잡담을 하는 등 시간만 때우고 있다.

숱한 반공 의식화를 위한 숱한 '특강'과 '궐기대회'에 참석했던 본인의 기억을 되짚어 봐도 그대 재가 무슨 말을 들었고 무얼 궐기를 했는지에 대한 기억은 남아 있지 않다. 오히려 그 반공연사들의 '의식화'교육이 현실에 대한 강한 의문만 키워 주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그때까지 배웠던 '의식화'의 내용들은 싸그리 쓰레기통으로 쑤셔 박아 버렸다. 학교의 출입통제가 군부대보다 엄격했던 그때 수업시간동안 바깥 세상의 모습과 분위기에서 느꼈던 별천지 같은 재미만 기억 정도는 남아 있다.

나라를 통째로 말아먹고 있는 이명박이나 수구세력들은 그런 70,80년대의‘의식화’( 그래도 그들은 일제를 미화시키지는 않았다 )의 힘을 너무 믿는 것 같다. 하긴 그 수준이니 온 세계가 규제강화를 외치고 있는데 저 혼자 규제철폐를 외치고 있겠지.. 저들이 그토록 원하는 군부독재 시절의 교육을 받은 이의 의식도 바꾸지 못한 강연내용을 가지고 갑자기 맥락 없이 나타나 시대착오적인 지루한 이야기들을 늘어놓는다고 요즘 학생들의 생각이 바뀔거라고 생각하는지. 요즘같은 인터넷 시대에 한집에 전화기 한대도 있기 힘들던 시절의 방식으로 '의식화'를 하려는 그들이 불쌍해 보이기까지 한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그렇게 걱정이 된다면 제헌헌법을 읽히도록 하자. 사기업의 노동자는 이익분배 균점권을 갖고, 중요 산업은 국영 또는 공영으로 하고, 천연자원은 국유화하고, 개인의 경제상 자유는 모든 국민에게 생활의 기본적 수요를 충족할 수 있게 하는 사회정의의 실현과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기한다는 범위 내에서만 보장되고, 악질적인 반민족 행위를 처벌할 수 있게 한 그 헌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