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5월 06, 2014

무슨 낯짝을 들 수 있을까

처음 뉴스를 접했을때는 단순한 해상 사고로 생각했었다. 배가 가라앉지 않은 상태였고 근처의 어선에다가 해경까지 출동한 화면이 TV화면에 비춰지고 있었던터라 인명피해는 없을 줄 알았다. '전원 구출'이라는 속보까지 나오지 않았었나.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실종자'가 이야기 되기 시작하면서 심상치 않은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거꾸로 뒤집혀진 배속에 갇혀있다는게 어떤 상황이겠는가. 참사의 주범인 승무원들은 모든 승객이 갑판으로 나오고도 남았을 시간을 가만히 있으라고 하고 저들이 제일 먼저 구조선에 올라탔다. 여러가지 문제들 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일말의 양심과 책임감도 없었던 승무원들의 자세였다. 시스템, 매뉴얼, 관리감독같은 것들은 부차적인 거라는 생각이 든다. 훈련되지 않고 학습받지 않은 상태라고 해도 배가 균형을 잃은 상태라면 승객들을 일단 바깥으로 나오게 하는 것이 불이났을때 건물 밖으로 나가라고 하는 것만큼이나 당연한 일이 아닐까. 

어른들 말만 잘들으면 된다는 말이 몸에 배일정도로 들어왔다.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같다. 희생자의 대부분인 학생들도 무책임한 선내방송을 따르다가 참변을 당했다. 지금에서야 편하게 앉아 키보드를 누르는 입장에서 왜 바깥을 내다 보기라도 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배가 기우는 상황에서 통제를 따르는 것이 가장 옳은 방법일거라고 여겼을 것이다.  승객들을 방치하고 제일먼저 도망을 갔던 선장의 나이는 70이었다. 기성세대의 표상이라면 지나친 비약일 수 있지만 수백명의 승객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젖은 돈을 말리고 있던 그 어른을 보면서 적어도 나이를 먹는다고 '사람'이 되는건 아니라는 반증을 봤다.  제대로된 어른들을 분별하는 능력도 키워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이 힘없게 맴돈다. 피지 못하고 저문 어린 영혼들이 부디 영면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남은 가족들도 상처를 잘 견딜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