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와 함께가 아니라면 어색한 곳들이 있다. 영화관이 그렇고 음식점이 그렇다. 혼술, 혼밥이라는 말이 익숙해져 가지만 여전히 용기가 필요한 영역인거 같다. 대학로를 걸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그곳에서 흔한 연극표 호객행위가 나에겐 해당되지 않는다는걸 느끼면서 였다. 그러나 혼자서 하는 것이 좋은 취미들이 있고 사진도 그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삼청동 근처 가회동에서 어느 사진 모임이 골목길을 왁자하게 다니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 골목길에서는 화각을 잡기 쉽지 않을거 같은 망원렌즈를 장착한 DSLR을 들이 들려 있었다. 모임이 아닌 다른 사람의 카메라 에까지 오지랍에 가까운 관심을 가지며 몰려 다니는걸 보면서 골목 사진을 생각한다면 혼자여야 한다는 생각을 더 굳혔던거 같다.
이화동과 서울성곽이 만나는 곳 부근이었다. 파랑색 대문과 노랑색 소국의 대비가 눈에 띄었다.
대학로의 어느 골목에 자리잡은 커피집으로 이어지는 골목길 모습. 비틀즈의 앨범 "Abbey Road"의 표지 그림이 연상되는 벽화와 고양이 및 소품들이 좋았던 곳이었다. 저런 곳에서 기분좋게 누군가와 약속을 하고 한시간쯤 일찍 나가 기분좋은 음악이나 책을 보며 기다려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공사 가림막이 봄바람을 가득 안은 모습. 다음번에 찾을 무렵이면 또 다른 건물이 들어서 있겠지. 이렇게 도시는 서서히 계속해서 변화해 갈 것이다.
봄볕을 잔뜩 쬐고 있는 골목길의 풍경.
남산서울타워를 배경으로 고층건물, 이화동의 오래된 슬레이트 지붕과 다세대 주택, 그리고 옥상을 까페로 개조한 모습까지 뒤섞인 모습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변해가는 도시의 시간을 보여주는거 같았다.
벽화마을로 유명하지만 서울성벽으로 이어지는 비탈길이 주거공간으로 가득 채워진 주거 공간이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구경다니는 입장에서 주민들 눈에는 되도록 띄지 않으려 한다.
이화동을 찾은 이야기면 빠지지 않고 만나게 되는 장면.
비슷한 위치였지만 이 사진이 좀 더 좋은거 같다. 사진에서 강아지가 빠지고 나니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황사 낀 날씨와 겹쳐 쓸쓸한 분위기를 자아내는거 같다. 아니면 강아지만 넣었으면 느낌이 달라졌을거 같다. 그런데 왜 사람이 들어가면 쓸쓸한 느낌이고 강아지면 아닐거 같은걸까.
어르신 쉼터 시설의 앞마당에 피어있던 라일락. 찐한 향기와 봄볕을 한껏 즐기고 싶었으나 어르신들이 계셔서 금방 돌아서서 나왔다.
길가를 조금만 벗어나면 여느 주택가 골목과 다름없는 모습을 만나게 된다. 그리스 해변의 주택들이 흰색으로 칠해져 인상적인 기억을 남기듯이 이런 골목풍경과 어울리는 벽화를 그리는것이 주거환경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는 계기도 될 수 있을거 같다. 벽화가 그려져 있는 오른쪽 주택은 어떤 예술활동을 하는 이들이 사무실로 활용하는 공간으로 보였다. 사람들이 연신 출입을 했고 옥상에서는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서울성벽을 지나 창신동으로 내려오면서 만났던 풍경. 의도했던 아니던 단조로운 건물의 뒷모습에 나름 포인트를 주는거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