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8월 29, 2013

무전원 무선 통신기술

눈비신 발전을 거듭하는 전자기기들의 아킬레스건은 전원 문제인거 같다. 바닥에 닿아있는 밧데리 용량 표시는 곧 비그친후 우산 같은 존재로 바뀔것이라는 신호와도 같다. 어디를 가던 충전 케이블과 여분의 밧데리를 챙기지 않으면 불안한 기분이 드는 상황은 한동안 바뀔거 같지 않다. 그러나 전자기기들은 더욱 광범위하게 개발되고 발전되어 갈 것이고 이런 문제를 극복하거나 보완할 기술의 수요는 더 커질 것이다.

워싱턴 대학의 연구진들이 이런 상황을 보완할 수 있는 "ambient backscatter" 이라는 이름의 기술을 선보였다. 어느곳에나 있는 공간을 지나다니는 TV의 전파신호를 이용해 무선통신에 소요되는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현재 초당 256바이트 정도의 문자메세지를 보내는 테스트를 마쳤으며 전원이 끊어진 휴대폰에 문자 메시지 기능은 할 수 있게 한다거나 철탑이나 도로등 무인 감시장치의 상시적인 전원공급을 위한 곳에서 먼저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거로 기대되며 효율은 계속 개선될 수 있다고 한다.



기사원문 : Wireless devices go battery-free with new communication technique

화요일, 8월 20, 2013

삼청동으로의 우연한 산보

어느 늦여름 이었다. 

을지로에서 고객과의 만남을 마치고 나선 시간이 오전11시 무렵. 서울시내는 서둘러 찾아온 가을기운이 가득했었다. 다음 약속까지 여유가 있었던 터라 망설임없이 근처의 인사동과 삼청동을 걸어 보기로 했다. 무척 맑았던 하늘만큼 햇빛에도 그 기운이 가득했다. 그런 햇살은 낡은 사물에 세월의 무게만큼 매력을 더해주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날의 마지막 종착지였던 어느 놀이공원에서 봤던 가을 하늘.  



일요일, 8월 11, 2013

카바이드 램프

캠핑이 대중화 되었다는 사실을 느꼈던건 자동차 정비소에서 보던 백열전구를 낀 작업등이 사용되는걸 봤을때 였던거 같다. '밤을 낯으로 바꿀 목적이 아니라면' 이라는 말에 공감을 해오던 터라 야외에서의 밤은 어둠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전기 콘센터에 꽂아 빛을 내는 모습이 '신기'하게 느껴졌었다.  

그래도 아마추어의 영역은 최소한의 기능으로 최대의 즐거움을 누리는데 매력이 있는것이라 생각을 한다. 여러가지 조명기구들 중에서도 카바이드 램프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번 사용하기가 번거로울 수 밖에 없는 구조이지만 캄캄한 숲속에서 특유의 소리와 함께 자연스럽게 빛을 내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밝기나 효율에서 요즘 장비와의 비교가 무색한 일이지만 이런 불편도 밤의 산이라는 시간과 공간이 어우러지면 전혀 다른 맛을 내기도 한다. 지난밤 카바이드를 채우고 뒷산으로 올라갔다. 아무도 없는 산에서 카바이드 등과 함께 마시는 맥주한잔을 마셨다. 세상 무엇도 부러울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요일, 8월 09, 2013

맑개갠 어느날

필름카메라를 사용할때 부터 가방속에 항상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작고 성능좋은 컴팩트 카메라를 오랫동안 원했었다.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기억하고 싶은 풍경들을 담고 싶었고 잘만들어져 좋은 화질을 만들어 준다는 카메라( 구체적으로 따질 능력이 내겐 없다 )는 소유하고 있는 자체로도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처음엔 롤라이35와 콘탁스T3, 니콘의 35Ti를 눈여겨 봤었다. 꽤 오랫동안 자금을 준비하고 고민하는 동안 디지털의 시대로 접어 들었었다. 디지털의 가치를 오랫동안 기다려 왔기에 고민은 다시 시작되어야 했다. 포베온 센서에 대한 이야기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DP2를 선택했다. 기계적 성능의 문제점들이 많이 이야기 되지만 특별히 불편한 정도는 아니었고 개성강한 센서의 특성이 좋았다. 새로운 장비들이 계속 시장에 나오고 그것들을 사용해야 멋진사진을 찍을 수 있을것같은 이야기들이 넘치지만 사진에서 기계적 특성이 차지하는 부분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번 손에 들어온 물건은 마르고 닳을때까지 사용하는 편인 나에게 DP2는 평생을 같이 하게될거 같다.


비가 갠날의 파란 하늘은 언제봐도 설레이는 풍경이다. 평범하던 풍경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고 콘크리트의 회색까지도 멋진 배경으로 만들어 주는 마법을 부리는거 같다.





아마 휴대폰의 카메라도 이와 같은 사진을 만들 것이고 언젠가는 부족한 부분도 메워질 것이다. 하지만 카메라를 손에 쥐고 사진을 찍는 촉감만큼은( 감성이라는 말로도 표현되는 ) 아날로그적인 기기들의 영역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솔직이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싶다.

토요일, 8월 03, 2013

동묘 공원 나들이

아마도 90년대 말이었던거 같다. 삼국지의 관우장군의 사당이라기에 호기심에 발길을 들어섰던거 같다. 재개발과 함께 사라진줄 알았던 황학동의 벼룩시장이 이곳에 열리고 있었다. 신설동 풍물시장이 생기기 전 일부는 동대문 운동장으로 갔고 나머지는 여기에 자리를 잡았던거 같다. 겨울의 동묘는 어쩌면 주류에서 벗어나 있는듯한 이들이 모이고 세월과 함께 빛이 바래가는 건물들이 많은 그동네와도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금융위기에 빠져 스산했던 사회분위기까지.



  동묘는 동관왕묘를 줄인 말로 관제묘(關帝廟)로도 불렸다. 동묘는 임진왜란 때 관우의 혼령이 일본군을 격퇴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하여 선조 35년(1602)에 건립된 것이다. 동묘는 서울의 관우사당 중 가장 큰 것으로, 임진왜란과 외세개입이라는 아픈 역사의 상징물로 남아 있다. 이 건물은 중국식 건축양식을 갖고 있다.



낡고 빛바래가는 모습을 좋아하는 나에게 동묘와 그주변의 장소들은 매력적인 곳이다. 왁자한 시장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근사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그곳은 꽉찬 풍경과 숨을 돌리기 힘들만큼 볼거리와 살거리들로 가득찬 곳이다. 하늘까지 꽉찬 전기줄마냥 수많은 사연들이 엮여 있다. 


잡다한 것들 뒤적거리기 좋아하는 성향의 나에게 이런 벼룩시장은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호기심을 자극하고 채워주는 곳이다. 어릴적 학교를 마치면 친구와 쓰레기 매립장을 헤맸던 기억이 있다. 근처 갈대밭에 몸을 말리러 나온 뱀을 볼 수 있다는 호기심에 찾았던 곳이었지만 뜻밖의 경험을 하게 되었다. 쓰레기통의 내용물들이 모인 끔찍한 곳일거라는 생각과 달리 이런 물건이 여기 왜 있을까 하는 것들의 천지 였었다. 어린 나이였지만 쓸만한 물건들이 많았던 것이다. 이 기억은 지금도 아파트 재활용 코너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버릇으로 남아 있다.


동묘의 벼룩시장도 그런 기억의 연장선상에 있다. 누군가에게는 쓸모를 다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 줄 쓸모를 가지고 있는 물건들이 모이는 곳이다. 낡고 빛바랜 물건들이 폐기물이라는 허망한 끝을 맞지 않고 제 가치를 찾는 매력을 가진 곳이다. 어쩌면 사회조직의 방전되는 밧데리 같은 직장인의 처지인 나의 바램이 담긴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