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를 기다리면서 부산역에서 건너편의 골목길을 언젠가 걸어 보고 싶었었다. 지난 여름 출장길에 약속시간 보다 조금 일찍 내려가 그 기회를 만들었다. 한여름에 들어섰던 한낮의 햇볕은 낯선 골목길에서 가끔 만나게 되는 이방인에 대한 눈길을 피해가기 좋은 날씨를 만들어 주었다. '가보고 싶었다'는것 외에는 별다른 계획도 준비도 무작정 걷는것에는 일탈을 느끼게 하면서도 뜻밖의 광경들을 선물처럼 얻게 되는 즐거움이 있다. 도심의 진화에 서서히 빛을 바래가면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해가는 건축물들을 만나는건 정말 설레이는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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