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2월 26, 2009

얼어붙은 눈물

세계증세가 급변하던 2차세계대전 초엽때였다. 폴란드 장교였던 주인공은 러시아에 해를 끼쳤다는 누명을 쓰고 시베리아 형무소에 수감된다. 수용소에서 만난 여섯명의 사람들과 뜻을 합쳐 탈출을 하고 무작정 인도를 향해 12개월동안 7,000Km가 넘는길을 가면서 겪었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처음에 책을 잡았던 것은 관심사인 '서바이벌, BushCraft'의 생생한 사례를 접할 수 있을거 같은 '가벼운' 호기심때문이었다. 그러나 '가볍게' 볼 수 있는 책이 아니었다. 읽는 내내 먹먹해지는 느낌을 가져야 했다. 시베리아 형무소에 가기까지는 인간의 가장 극악하고 잔인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후 탈출에서 만나는 길에서 만난 여행객들을 그냥 보내지 않는 중국, 몽골, 티벳, 인도 원주민들의 따뜻한 배려와 대접을 통해 그들은 다시 인간에 대한 정과 희망을 회복해가게 된다.

카스피해를 지나다 볼세비키혁명의 와중에 부모를 잃고 수용소에 감금되었다 탈출한 14세의 소녀 '크리스티나'를 만나게 된다. 고된 탈출길에 소소한 즐거움을 주었던 크리스티나는 고비사막을 지나다 결국 목숨을 잃고 말았을때는 가슴아픈 슬픔을 느껴야 했다.

결국 그들은 인도에 도착했고 영국군의 도움과 치료를 받게 된다. 치료가 끝난 후 주인공은 그의 바램대로 폴란드의 해방을 도울 수 있는 길을 찾아 떠나게 된다. 시베리아의 혹한과 고비사막의 살인적인 더위와 갈증, 천길끝 벼랑을 지나야 했던 히말라야 산맥까지 12개월동안 목숨을 걸고 함께 왔던 동료들과도 헤어져야 했다. 마지막으로 뜨거운 포옹을 하고 돌아서는 그들의 모습에서 안타까운 눈물이 흘렀다. 그들은 다시 만나지 못했다.

이 이야기를 읽어가다 보니 자연에서 이룬 이런저런 '무용담'들은 그저 장난처럼 시시하게 느껴졌다.

출판사는 '지호'다. '역시'말이다. 우연인지 몰라도 지호에서 나온책들이 지루하게 느껴진적이 없었다. 지호에서 나온책들을 모두 사고 싶다는 생각도 했을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