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11월 27, 2006

종이비행기

종이비행기라는 책을 구입했다. 지난번 F-15K의 추락이후 FX 사업이 공정하게 된것인지 자료들을 찾았었다. 평가 대상이 되었던 기종들에 대한 기술적인 이야기들은 웹상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으나 실제 사업이 이뤄졌던 배경과 절차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은 자료는 좀체 찾기가 어려웠다.

이 책을 처음 접했던건 2년이 훨씬 넘은거 같다. FX사업의 선정이 종료 되고 종로 교보에서 눈에 띄었으나 굳이 사서 봐야 겠다는 생각까지는 들지 않았다. 그냥 끝난 이야기이고 F15K정도이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기종별 성능을 비교한 글들을 찾을 수록 대단히 잘못된 결정이었음을 더 확신하게 되었다. 유럽제 최신예 전투기들과는 애당초 같은 수준에서 비교한다는거 자체가 무리가 있었던 것이다.

책의 전반부를 읽었다. 당시 조주형 평가단장이 폭로했던 외압이 정계를 벗어나 재계까지 연루되어있음을 알 수 있었다. 경쟁을 통한 선정이라고 포장되었고 그렇게 진행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사업 결정권자들의 머릿속엔 애초부터 F15 선정밖에는 없었다. 그리고 이후의 진행 과정이란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포장을 하기 위한 절차에 지나지 않았다. 나머지 기종들은 들러리의 역할밖에 되지 못했던 거다.

F15K가 도입이 되고 있는건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일 수 있지만 양심고백을 한 조주형 대령의 용기있는 행동은 다시 평가 받고 명예회복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더이상 우리 군이 정치, 재계의 이권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