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3월이 시작되었다. 몇번의 추위가 있겠지만 '꽃샘추위'라는 말로 봄속에 남아 있는 겨울 흔적을 표현될 것이다.
이태원 골목에서 봤던 새순이 돋기 시작한 나뭇가지였다. 동지를 지나며 해는 조금씩 길어져왔고 자연은 햇살들을 계속 담아가며 봄을 준비해 왔을 것이다.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 다가오고 있지만 제대로 느낄 새 없이 빨리 지나 갔던거 같다. 어떻게 이 계절을 만끽하는게 좋을까.
이태원의 입구에 세워진 홍보용 아치에 붙은 스티커들. 무슨 의미들인지는 잘 모르겠다. 꽉 찬 이미지들은 어떤 패턴들을 만들며 눈길을 끌게 된다. 최근에 갔을때도 빛이 바랜채 여전히 있는걸 봤었다. 세월의 흔적이 쌓이며 자연스레 만들어 지는 모습은 질리지 않는다. 이런 것들이 빛과 만나면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 내는거 같다.
어느 골목길에 잠시 세워둔듯한 것과 방치된 듯한 오토바이들이 빛을 받으며 서 있었다. 별 다른 고민없이 사진기를 들었다. 카메라는 잡았을때 묵직한 느낌이 드는것이 좋은거 같다. 소심한 마음에 눈에 띄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질때도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많은 곳을 가지 않는데다 마주치는 사람들도 그닥 신경을 써지 않는다는걸 알고 부터는 SLR카메라도 별 생각없이 가지고 다닌다. 성능에 비해 몸집이 많이 큰편인거 같지만 뭐 내가 담고 싶은 것들 문제없이 담을 수 있어 수명이 다할때까지 같이 가게 될거 같다.
커피한잔 마시며 봄볕을 쬐면서 담은 사진이었다. 같은 빛일 텐데 만약 한여름의 같은 장소였으면 이런 모습이 카메라를 꺼낼 만한 순간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똑 같이 약8분전 태양을 떠나 지구에 도착한 빛이었을 것이다. '변화무쌍한 운명'은 이런 관점 또는 상황의 차이가 만드는 불균형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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