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4월 10, 2009

미사일 또는 로켓 발사

북한이 결국 로켓을 발사했다. 주변의 나라들은 미사일이 날아갈 수 있는 거리를 동그라미를 그려가며 설명한다. 물론 동그라미 속에 미국의 땅이 얼마만큼 들어 갔는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그리고 곧장 북한이 미국을 직접타격할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는 '불안한' 설명이 뒤따른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능력은 터무니 없이 과장되고 있다는 생각이든다. 북한의 미사일이 얼마나 멀리 날아가든지 미국, 일본이 가진 기술에 비하면 그저 원시적인 수준에 다름 아니다. 제정신이 아니고서야 발사비용이 4,5천억원이나 소요되는 그런 미사일로 상대방을 공격하지는 못한다. 그들이 공격하려는 나라는 북한같은 쇼를 하지 않고서도 이미 훨씬 진보한 수준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고 실험을 계속 하고 있다. 아마 공격을 했다가는 북한의 표현대로 천배, 만배의 보복을 당하게 될 것이다.

북한 주변의 국가들중에 북한 보다 못한 나라는 아무도 없다. 일본은 이미 ICBM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상식이며 달탐사 위성까지 보낸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맘만 먹으면 수천발의 핵폭탄과 미사일 정도는 쉽게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 북한에 비해 열세라고 알려진 남한 역시 실질적인 미사일과 핵개발능력은 북한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남한내의 실험용 원자로의 규모가 북한 전체의 핵시설과 비슷한 규모를 가지고 있다. 유사시 핵무기를 개발하기까지 6개월도 채걸리지 않는다는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미사일 또한 사거리만 짧다 뿐이지 우수한 정확도로 북한 전역을 사정거리에 두고 있다. 남북한간의 분쟁이 한반도 밖으로 미사일 멀리쏘기 경쟁이 아닌 이상 군사적인 우위는 남한이 점유하고 있다.

안보에 당장 큰 영향이라도 있는 것처럼 반응하는건 군비확장과 경쟁을 바라는 세력들의 입지를 강화시켜줄 뿐이다. 지난 98년 도날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이 어느 강연 도중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듣고는 "신이여 김정일을 축복 하소서" 라며 기뻐했다는 것과 같다. 아소 다로 일본 외상은 3월 8일 어느 강연에서 북한미사일 문제에 대해 "김정일에게 감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는 것과 같이 군비확장의 명분을 찾고 있는 세력들에게는 둘도없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은 북한 정권의 악마성을 강화시켜줄 명분을 만들어주면서 피해는 애꿎은 북한 주민들만 보게되는 상황으로 갈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배경에는 이번쇼를 통해 대미협상력을 강화 시키겠다는 계산이 가장 컸을 것이다. 미국은 주변국가들의 강경론자들이 이번 일을 빌미삼아 군비확장과 경쟁에 돌입하게 되는 것이 가장 큰 부담으로 여기고 있다는걸 북한의 정치인들은 잘알고 있다. 그래서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려는 정치술의 일환으로 발사한 것으로 보는것이 타당할 것이다.


과학자 프리먼 다이슨은 2차세계대전동안 영국의 공군기지에서 근무하는동안 독일군이 V2로켓으로 공격하는걸 보고 전쟁이 빨리 끝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졌다고 한다. 고성능 전투기 한대를 만들 수 있는 가격의 미사일을 군사적 효과는 미미한 민간인 지역의 폭격을 하는걸 보며 쓸데없이 힘을 소진하고 있는 독일군 수뇌부의 무능한 결정과 모습에서 그 희망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번 미사일 발사를 하면서 보인 그들의 모습은 서글프기까지 했다. 미사일 추적장치가 없어 3단 로켓의 낙하지점 근처에 대기 하면서 관측하려던 배가 노후된 엔진의 기관고장으로 가지 못하자 책임을 따지는 교신내용이 우리측 감청소에 잡혔다. 주변국가들의 위협에 단호히 대응하겠다며 발사대 주변에 배치했던 MIG-23전투기 한대가 정비상태 불량으로 동해에 추락했다고 한다. 그에 앞서 키즈블리 군사연습에 맞대응 성격의 비행활동을 하던 MIG-21전투기 한대도 정비상태 불량으로 추락했다고 한다.

북한이 부족해 원조를 받고 있는 쌀100만톤을 사들일 수 있는 돈을 써가며 발사한 미사일의 효과를 그들은 제대로 볼 수 있을까. 국제사회의 제재따위는 2백만명이 아사하면서 한세대 전체의 어린이가 집단 영양실조에 걸렸던 "고난의 행군" 극복한 저력이 있기에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도 들린다. 물론 그럴 것이다. 또다시 "고난의 행군"을 겪는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인터뷰하던 지방기 가득한 풍채의 평양시민의 인터뷰 모습이 떠올랐다. 굶어죽을일 없는 그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그러나 미사일 발사 놀음에 "고난"을 받고 있는 대부분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정권유지 외에는 아무런 생각이 없어 보이는 북한의 정치권. 민간인에 대한 총격과 감금, 협박을 스스럼없이 하는 저들과의 관계유지라는게 어떤 모습으로 이뤄져야할까. 상식으로 풀어가기에는 어려운 문제인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