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10월 01, 2015

어떤 시선

딱히 이유를 설명하는건 어렵지만마네킹이나 캐릭터가 바라보는 시선엔 쓸쓸한 느낌이 담겨 있는거 같다. 묵묵히 퇴색해가는 모습엔 비장미가 진하게 배어가는거 같기도 하다. 




수요일, 9월 30, 2015

생명력

제목이 '인간없는 세상' 이었다. 사람이 갑자기 모두 사라지면 세상이 어떻게 될까 하는 가정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책이 있었다. 풀들이 제일 먼저 문명의 틈새에 자리 잡으며 서서히 균열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예측 했다. 그렇게 간단한 생명력이 아닌 것이다. 그래도 도시 한켠에 그들의 터전을 만들어 가려는 모습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 


화요일, 4월 07, 2015


몇일 봄비가 이어지더니 퇴근 무렵엔 날씨가 꽤 쌀쌀했다. 갑자기 늦겨울 어느날 회현동 골목을 걸으며 쬐었던 봄기운 가득했던 햇살이 떠 올랐다. 오래된 골목에는 계획없이 접어들어도 뜻밖의 풍경을 품고 있는 경우가 많다. 회현동도 수많은 사연들과 풍경들을 품고 있는 그런 동네중의 하나이다. 언제가더라도 이방인의 기분으로 둘러볼 수 있는 곳들이 많아서 좋다. 

화요일, 5월 06, 2014

무슨 낯짝을 들 수 있을까

처음 뉴스를 접했을때는 단순한 해상 사고로 생각했었다. 배가 가라앉지 않은 상태였고 근처의 어선에다가 해경까지 출동한 화면이 TV화면에 비춰지고 있었던터라 인명피해는 없을 줄 알았다. '전원 구출'이라는 속보까지 나오지 않았었나.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실종자'가 이야기 되기 시작하면서 심상치 않은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거꾸로 뒤집혀진 배속에 갇혀있다는게 어떤 상황이겠는가. 참사의 주범인 승무원들은 모든 승객이 갑판으로 나오고도 남았을 시간을 가만히 있으라고 하고 저들이 제일 먼저 구조선에 올라탔다. 여러가지 문제들 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일말의 양심과 책임감도 없었던 승무원들의 자세였다. 시스템, 매뉴얼, 관리감독같은 것들은 부차적인 거라는 생각이 든다. 훈련되지 않고 학습받지 않은 상태라고 해도 배가 균형을 잃은 상태라면 승객들을 일단 바깥으로 나오게 하는 것이 불이났을때 건물 밖으로 나가라고 하는 것만큼이나 당연한 일이 아닐까. 

어른들 말만 잘들으면 된다는 말이 몸에 배일정도로 들어왔다.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같다. 희생자의 대부분인 학생들도 무책임한 선내방송을 따르다가 참변을 당했다. 지금에서야 편하게 앉아 키보드를 누르는 입장에서 왜 바깥을 내다 보기라도 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배가 기우는 상황에서 통제를 따르는 것이 가장 옳은 방법일거라고 여겼을 것이다.  승객들을 방치하고 제일먼저 도망을 갔던 선장의 나이는 70이었다. 기성세대의 표상이라면 지나친 비약일 수 있지만 수백명의 승객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젖은 돈을 말리고 있던 그 어른을 보면서 적어도 나이를 먹는다고 '사람'이 되는건 아니라는 반증을 봤다.  제대로된 어른들을 분별하는 능력도 키워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이 힘없게 맴돈다. 피지 못하고 저문 어린 영혼들이 부디 영면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남은 가족들도 상처를 잘 견딜 수 있으면 좋겠다. 


일요일, 12월 29, 2013

보수동 헌책골목


올 여름 출장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열차시간을 조금 늦추고 보수동 헌책골목을 찾았다. 자갈치 시장역에 내려 시장골목이 끝나는 곳에 있었다.  세월이 겹겹이 쌓인 이런 골목길을 걷는 즐거움에 헌책방을 찾는 즐거움까지 더해져 즐거움은 더 컸다.  

헌책방에는 알라딘과 같은 기업화된 중고서점이 가지지 못하는 시간의 나이테를 품고 있는거 같다.  헌책방은 다시 읽힐만한 책들이 다시 한번더 주인을 만나기 위해 있는 곳이다. 대개 분류되지 못하고 겹겹이 쌓여 있기 마련이어 어떤 운명의 힘이 그 책과 나를 우연히 그곳으로 이끌어 만나게 한것같은 '경이로운 즐거움'이 있다. 

또 헌책방을 갈때는 어떤 책을 사야지 하는 생각보다는 그냥 마음에 드는 책이면 된다는 마음으로 가게된다. 그런 기분이 오래된 골목길을 그냥 걸으며 우연히 마주치게되는 풍경들을 카메라에 담는 즐거움과도 비슷하다.  

보수동 헌책방으로 가는길에 담았던  풍경과 책 몇권을 가방에 담고 부산역으로 향했던 기분은  뭔지 모를 뿌듯함으로 꽉찬 느낌이었다. 























목요일, 11월 07, 2013

부산역 건너편 동네 유랑

열차를 기다리면서 부산역에서 건너편의 골목길을 언젠가 걸어 보고 싶었었다. 지난 여름 출장길에 약속시간 보다 조금 일찍 내려가 그 기회를 만들었다. 한여름에 들어섰던 한낮의 햇볕은 낯선 골목길에서 가끔 만나게 되는 이방인에 대한 눈길을 피해가기 좋은 날씨를 만들어 주었다. '가보고 싶었다'는것 외에는 별다른 계획도 준비도 무작정 걷는것에는 일탈을 느끼게 하면서도 뜻밖의 광경들을 선물처럼 얻게 되는 즐거움이 있다.  도심의 진화에 서서히 빛을 바래가면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해가는 건축물들을 만나는건 정말 설레이는 경험이다. 

















수요일, 10월 23, 2013

부처님 오신날

부처님 오신날이었다. 녹록치 않은 일들로 허덕이는 현실을 지내고 있었지만 오월의 햇살을 눈부시게 흐드러지게 하던 연등의 빛깔이 무척 아름다운날이었다.  자신을 태워 세상을 밝혀 구한다는 연등처럼 바꾸고 싶은 현실은 뭔가의 변화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안고 집으로 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