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6월 07, 2007

불가항력적인 일들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을 겪을때가 있다. 개인의 역량을 훨씬 넘어서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결과를 지켜보고만 있어야 할때 어떻게 하면 이런 무기력한 순간을 지혜롭게 헤쳐 나가는 방법일까. 그 일을 겪은 이후, 삶이 바뀔정도의 일이라면 어떻게 받아 들이는게 현명한 일일까. 곧바로 받아들이기엔 너무 야박한 교과서적인 답안들은 이미 머릿속에 있거나 어디에나 널려있다. 그런때 필요한건 속깊은 이해와 동감이 아닐까.

확실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주변인으로 맴돌던때가 있었다. 한심한 현실을 깨닫지 못하고 제자리 뜀박질 마냥 현실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면서 그렇게 서서히 망가져 가고 있을때가 있었다. 물론 세상살이는 오롯이 제가 책임지고 헤쳐 나가야 한다고 다짐 정도는 몇번씩 했었다. 하지만 직장생활에 첫발을 막 내디뎠을때의 나는 그런 현실을 깨닫고 헤쳐나가기엔 너무나 어리숙하고 여리기만 했었다. 어쩌면 감당하기 힘든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야박함을 느낄 정도로 아무런 귀띔을 해주지 않았던 이들에게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일거다.

그렇게 돌아갔던 내 세상이었지만 그런와중에서도 위로와 이해를 주었던 것들도 있었다. 퐁네프의 연인들에서 시력을 잃어가는 미쉘을 치료하기 위해 붙인 벽보를 알렉스가 불태우는 장면이 있었다. 미쉘을 뺐기고 싶지 않은 알렉스의 절박한 마음에서 알수없는 뭉쿨한 마음을 느꼈다. 그리고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