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6월 07, 2007

사무실 이전

근무하던 사무실이 이전을 했다. 익숙했던 3호선을 벗어나 서울의 서쪽으로 갔다. 회사 생활의 시작이후 줄곧 3호선을 오가는 곳에 사무실이 있었다. 처음 들어갔던 곳은 신사역에 있었고 이전을 했던 곳도 3호선 양재역 근처였다. 두번째 회사도 3호선 동국대 입구역 근처에 있었다. 그리고 세번째 직장도 본사는 다른곳에 있었지만 근무처는 3호선 충무로역에 있었기에 줄곧 3호선을 오가며 직장생활이 이어진 셈이다. 그리이전한 후 타고 다니는 버스번호도 역시 3500번 아니면 303번이어서 3이라는 숫자가 내 삶과 우연한 인연을 가지고 있는게 아닐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이사를 하는날, 마지막으로 9000번을 타고 중앙극장앞에서 내려 사무실로 향했다. 매일 지나쳤던 충무로 사진골목의 모습을 담았다. 카메라 상점 진열대위의 장비들이 설레임도 익숙해진 느낌이었는데 이곳을 찾는것도 큰행사가 되지 않을까.
사무실에서는 북한산이 보였다. 비가 갠 오후면 손에 잡힐듯이 보였다. 아래로 오래된 동네의 흔적들을 보여주는 복잡하지만 왠지 정감이 가는 풍경이 있었다. 새로 만들어진 동네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골목 구석구석 잔뜩 사연들을 안고 있을 듯한 그런 정감.

또 창문너머로는 외국계 은행의 파란색 간판이 눈에 들어왔었다. 비오는 저녁에 젖은 아스팔트 위로 흩어져 비쳐진 파란색 간판의 모습이 참 예뻤다는 기억이 있었다. 다시 보기 힘들지도 모르는 파란색 색감의 기억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