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1월 27, 2007

핵융합 발전소

화석연료를 이용할 수 있게됨으로써 문명은 지금까지 발전해 올 수 있었을 것이다. 대표적인 석유는 얼마만큼 남았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손쉽게 채취될 수 있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는건 분명해 보이는거 같다. 손만 뻗치면 딸 수 있었던 사과가 이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타야 하는것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태양열, 풍력발전등 여러 대체자원들이 있지만 문명사회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화석연료를 대체하기에는 효율성에 근본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고 원자력도 가능성이 높기는 하나 발전과정에서 생기는 폐기물과 안정성에 대한 우려들이 대체에너지로써의 지위에 선뜻 오르지 못하게 하고 있다.

핵분열때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원자력발전과 함께 핵융합발전도 이미 원리와 실험은 이루어져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수소폭탄으로 핵융합을 통한 에너지의 발생은 증명이 되었다. 그러나 핵분열과 달리 핵융합과정의 인위적인 조절이 힘들어 상용화가 가능한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이다.

만약 상용화 기술개발에 성공하게 된다면 인류는 또 하나의 인공태양을 가지게 되는 셈이다. 태양이 끝없이 빛날 수 있는 원리가 끊임없는 핵융합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태양에서는 수소의 원자핵 4개가 융합해 1개의 헬륨 핵을 만드는데, 지금 이 순간에도 매초 7억톤의 수소가 헬륨으로 변환되고 있다. 비교적 순수한 수소로 구성된 태양 중심부는 지난 45억년 동안 약 절반이 헬륨으로 바뀌었지만, 앞으로도 약 50억 년 간 수소 핵융합 반응을 지속하면서 우리에게 에너지를 공급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화석연료와 핵분열, 핵융합 연료를 비교해보면, 20톤의 석탄이 탈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1.5kg의 핵분열 연료로 생성할 수 있는데, 핵융합의 경우는 60g의 연료로 가능한걸로 보면 효율이 얼마나 큰것인지를 알 수 있다.

핵융합 반응의 연료는 수소의 동위원소들인 중수소와 삼중수소이다. 중수소는 바닷물의 약 0.015%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수천만 년 동안 바닷물만 가지고도 지구상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삼중수소는 리튬이라는 금속원소를 핵융합로 안에서 핵 변환시켜 얻을 수 있는데, 리튬은 지각에 매장되어 있거나 바닷물 속에도 풍부하게 존재한다.

300g의 삼중수소와 200g의 중수소만 가지고도 고리원자력발전소보다 약 2배 큰 1백만kW급 핵융합 발전소를 하루 동안 가동시킬 수 있다. 그런데 자석의 같은 극처럼 서로 반발하는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원자핵을 합체시키려면 1억도 이상의 고온이 필요하다. 1억도가 되면 고체-액체-기체 외에 제4의 물질상태인 플라스마가 되는데, 지구상에는 그처럼 뜨거운 플라스마를 가두어놓을 물질이 없다.

때문에 자기력선 그물망을 형성하는 용기를 만들어 플라스마를 가두어야 한다. 1968년 구소련에서 처음으로 초고온 플라스마를 1백분의 1초 이상 가두는 토카막 장치를 개발, 그 후 토카막 장치가 세계 핵융합로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플라스마는 유체적 특성, 전기적 특성, 입자적 특성을 함께 가지고 있어 다루기가 매우 까다롭다. 현재까지는 플라스마를 수십 초 동안 가두는 기술 수준에 머물러 있다.

우리나라에서 1995년부터 추진해온 차세대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는 세계 최초로 초전도자석을 적용한 토카막형 장치로서 2007년 8월까지 준공할 예정이다. 그런데 벌써부터 KSTAR의 우수성이 인정되어 한/미/일/EU/중/러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시험용 설비로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눈총이나 받던 한국의 핵관련 과학기술이 인류가 꿈꾸는 새로운 에너지원의 개발을 이끌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