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동 근처를 걸을때 본 모습이었다. 용가리라는 이름을 가진 노래방을 광고하는 간판이었다. 실제 용가리가 저렇게 생겼는지는 모르겠으나 꽤 신경을 써 만들어졌던거 같다. 원색의 색상을 써 큼지막하게 상호를 표시한 대다수의 간판에 비한다면 이 정도면 예술품의 수준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업무차 독일에 몇일 갔을 때였다. 그곳의 간판들은 소박하다는 느낌이 들정도로 편안한 색상과 글씨로 써여져 색다른 기분과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꼈었다. 이런 모습을 어디에서든 자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창신동 근처 골목길이었던거 같다. 다세대 주택 건물들이 쭉 이어져 있었고 동일한 패턴의 반복되는 모습과 생활의 흔적들이 스며드는 모습은 질리지 않는 모습 이다. 건물들이 처음 지어 졌을때 본래의 색상들이 조금씩 바래가고 동네 전신주의 선들은 또 조금씩 늘어간다. 그런 풍경에 빛이 스며들면서 빚어내는 색다른 느낌이 있다.
초록빛이 사라진 겨울엔 이런 원색의 사물들이 제 빛깔을 더욱 강렬하게 표현하는 거 같다.
빨강색과 파랑색이 회색빛 배경에서 더욱 돋보이는거 같아 사진에 담았다. 그런데 막상 사진을 보니 셔트를 누를때의 기분과 다르게 평범해 보이는거 같다.
겨울이면 골목길 모퉁이에서 만나는 이런 햇살도 반갑게 느껴진다. 햇빛이 길게 늘어진 모습외엔 특별할게 없는 풍경인데 찬바람 맞으며 낯선 골목길을 걷다가 만나는 햇살의 따뜻한 느낌은 누군가 반가운 인사를 건네 받는 기분이다.
텅빈 시장 골목을 걸으면 긴장되어 진다. 멀찍이 강아지 한마리가 이방인의 발걸음을 귀를 쫑긋 세운 채 바라보고 있었다. 머리라도 쓰다듬어줄 요량으로 가까이 다가가니 겁을 먹었는지 잽싸게 사라졌다.
골목길 한켠에는 중국음식점이 영업을 하는지 불을 켜져 있었다. 이런 곳이면 짜장면 곱배기 한그릇 먹으며 주변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데 그때는 배고플때가 아니어서 그냥 지나갔다.
시장 골목 가득이 켜져 있는 간판들. 사람들 발길이 본격적으로 잦아들기 이른 시간이었는지 한산 했지만 가득 켜져 있는 간판 불빛이 포근한 느낌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