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8월 12, 2006

우리군의 전시 작전 통제권 환수

미국이 가지고 있던 전시 작전 통제권을 2009년까지 한국으로 넘기겠다고 했다. 한나라당의 송영선 의원같은 이들은 미군의 바지가랑이라도 붙들어야 한다고 한모양이다.

뭐가 문제일까. 주권국가 군대의 작전권을 남의 나라가 가지고 있는게 잘못된 일이 아닌가? 그걸 다시 가져오는건 너무도 당연한 일인진데 일각에서는 각가지 이유를 들어 큰일이라도 날것처럼 난리가 일고 있다. 미국이 가진 정보수집 능력과 억지력이 통째로 빠져나가는걸 두려워 하는것 부터 미군이 당장이라도 철수를 해 100만 대군을 가진 수적으로만 우세한 북한이 대규모 남침을 할지도 몰라 걱정을 하는거 까지 우려의 모습도 다양한데 이제 우리는 어쩌나 하는 수준이라는건 매한가지이다.

그런데 이건 심리적인 문제일 뿐이라고 본다. 이제껏 안보를 맡아 준다고 생각했던 세계 최강의 미국이 갑자기(?) 빠져 나간다고 하니 두려움부터 들컥 들게 되는 거다. 하지만 이번일은 순리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본다. 세계10위권의 경제대국 이면서 10위권의 군비를 지출하고 있는 군대가 군량미 걱정을 하고 있는 군대때문에 작전권을 통째로 넘기고 봐달라고 하는 우스운 상황은 이제 끝나야 한다.

물론 미국이 가진 능력은 대단한 거였다. 세상에 그들만큼 정보수집력과 전쟁수행능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없다. 하지만 우리가 그들만큼의 능력을 가질 수도 없지만 그럴 필요도 없다. 우리는 이미 북한을 상대로 넘칠만큼 억제력을 가지고 있다. 최근 문제가 되었던 미사일 문제만 봐도 그렇다. 북한의 미사일이 그렇게 위협적이면 우리가 가진 미사일 전력과 대포병 전력들은 뭘까. 전쟁이 발발하면 서울시내 및 휴전선 근처에 1미터간격으로 하나씩 포탄이 떨어지게 된다는 근거가 희박한 논리들에 불안해 하고 있다. 지피지기는 모든 전술의 기본이어야 하고 모든 정책의 출발점이어야 한다.

더 한심한 일은 전직 국방부 장관이라는 이들이 나서서 잔전권은 그대로 미국에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런 이들에게 나라의 국방정책을 맡겼으니 기아에 허덕이는 나라의 군대에도 당당히 맞서지 못하고 미국의 바지 가랭이라도 붙들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한심한 상황이 왜 생겼는지 이해가 가기도 한다. 오히려 이제라도 작전권을 가지게 되어 다행이다. 우리가 이미 했어야 할일을 이제서야 하게 되었다고 말해야 되지 않을까?

그리고 그들이 왜 그런 결정을 하는지에 대한 분석들이 쏟아져 나오는게 정상적인 반응이 아닐까. 주한미군 감축의 문제는 그들의 해외 주둔 미군재배치 작업에따른 결과일 뿐이라는건 조금만 관심을 가져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쉽게 듣게 되는 한미동맹의 균열에 따른게 아니라는 거다. 작전권 이양문제도 주한미군의 유연화 정책에 따른 걸로 분석하는 자료들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반미감정이나 한미동맹이니 하는 실체없는 개념의 변화 때문에 정책을 바꿀 만큼 미국은 어수룩하지 않다.

인터넷에서 좋은 글귀를 하나 읽었다.

" 스튜어트 밀은 일찌기 설파하길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겠다"고 했다. 여기서 '배부른 돼지'란 자기 자신이 자기의 주인 노릇을 하지 못하고 그저 무뇌아처럼 주인에게 노예처럼 예속되어서 주인이 던져주는 밥이나 축내는 무리를 칭하는 말이고, '배고픈 소크라테스'란 노예 상태가 되어 잘 먹고 잘 살기 보다는 좀 가난하더라도 스스로가 스스로의 주인이 되기를 원하는 무리를 칭한다고 할 수가 있다."

물론 우리군의 조건이 완벽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껏 작전 통제권을 미국이 가져왔으므로 독자적인 수행능력확보에도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군이 당당한 주권국가의 군대가 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할 과제이다. 능력보다는 의지의 문제이다.

당당한 국민의 군대로 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